11.정점, 그리고 1라운드
조회 : 14 추천 : 0 글자수 : 6,282 자 2024-11-18
모든 초능력자들의 정점, Y.G.
그의 모습은 TV 프로그램에서 봐서 어색하지만 대충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염색이 아닌 지내온 세월로 인해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은 100년 전 [파이트]를 우승했다는 말과 동시에 그의 나이를 실감하게 했지만...
그와 대비되는 흑색의 검은 코트와 180은 거뜬히 넘을 것 같은 장신의 키.
그리고 양 손에 팔짱을 낀 채 수많은 초능력자들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초능력자들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와...하늘아, 저 분 간지가..."
옆에 있는 다운은 그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렇게 환호성으로 가득 찬 아레나가 점점 잠잠해지고, 그는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천천히 무대의 앞으로 걸어나왔다.
또각..또각..
선명한 구두 소리와 함께 무대 앞으로 나온 그는 [디바이스]를 자신에 입 쪽으로 가져다대고는 입을 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파이트에 참가하게 된 선택받은 초능력자 여러분"
"...Y.G입니다"
[디바이스]로 퍼지는 굵고 진중한 목소리, 은과는 다르게 얕고 짧은 인사였지만 그것만으로 아레나에 있는 초능력자들의 집중을 끌어내는 건 충분했다.
"...!"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번 [S☆N 파이트]의 총 책임자로서, 여러분들에게 B블록 예선에 대한 자세한 룰 설명을 위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설명하기에 앞서 칙칙한 아레나는 분위기가 살지 않죠? 아레나의 분위기를 조금 바꿔볼까요?"
Y.G는 그 말을 끝으로 양 쪽 팔을 교차해서 벌리고는 이내 거대한 오오라를 만들어냈다.
"[공간변화(Change Room)]"
Y.G는 팔을 교차한 뒤,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갔다.
"아레나 주위가...점점 변하고 있어?!"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자 아레나의 모습은 점점 변해가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
"우와아앗?!"
이내 마지막 손가락을 접자 초능력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름다운 오오라가 감싸고 있었을 뿐이었던 아레나의 모습이 '전투의 장' 으로 탈바꿈되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모습을 바꾼 아레나를 보며, Y.G는 영화에서 보던 신사처럼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모습을 바꾼 아레나가 여러분들도 마음에 드는 모양이니 다행입니다, 이제 [파이트]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Y.G는 은과 같은 박력있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Y.G의 초능력을 본 나를 포함한 주변의 초능력자들은 전부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처음 그를 TV에서 봤을때, TV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아이들처럼...
공간 자체를 바꿔버리는 차원이 다른 초능력, 그 자체만으로도 Y.G는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니까...
Y.G는 그대로 하늘 위를 가리켰다.
"...우선 저 하늘 위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따악~! 하고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다른 초능력자들은 하늘 위를 바라봤다.
"...뭐야...저건?!"
먼저 하늘 위를 확인한 다운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소리쳤다.
마찬가지로 하늘 위를 본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전광판...?"
하늘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전광판' 이었다.
"이것은 이번 [S☆N 파이트]에서 여러분들의
'랭킹' 을 기록해줄 [랭킹 전광판(Ranking Display)]입니다"
Y.G가 그대로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전광판의 스크린이 켜지고...
"...숫자가 매겨지고 있어?"
이내 스크린의 위부터 숫자가 순번대로 매겨지고 있었다.
전광판에 마지막 숫자가 매겨지자 Y.G는 천천히 손을 올려 전광판을 가리키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 전광판에 매겨진 건, 1부터 500의 숫자입니다, 이번 B블록 예선에 참여한 초능력자들의 숫자이자 여러분들의 '랭킹'이 될 숫자이기도 하죠"
"랭킹?!" / "...그게 뭔데?" / "500명의 순위를 매기겠다는 뜻인가!"
Y.G의 말로 아레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아무래도 '랭킹 시스템'이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하지만 Y.G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다시 한 번 튕겼다.
따악~!
한 번의 튕김으로 아레나가 다시 조용해지고, 초능력자들은 Y.G를 바라봤다.
"몇 분의 참가자 분들은 이해하신 것 같지만, B블록 파이트 예선에 참가한 초능력자의 수는 총 500"
"그리고 이 전광판이 나타내는 것은 그 500명의 초능력자들이 이번 B블록 예선을 통해 기록되게 되는 순위, 즉 랭킹을 기록하게 되는 거랍니다"
그 순간, 한 초능력자가 질문이 있다는 듯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그 랭킹은 어떤 기준으로 매겨지게 되는건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파이트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도 궁금하고요"
Y.G는 그의 말을 듣고는 답했다.
"좋은 질문입니다. 랭킹 시스템이 있는 이상, 당신 뿐만 아닌 다른 모든 이들도 궁금해할 요소를 제대로 말씀해주셨네요"
"그럼 지금부터, 그 의문을 하나씩 풀어가보도록 합시다"
Y.G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레나에 있던 누군가가 다시 한 번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전광판에 있던 숫자 옆에 글이 써져가고 있어!"
"뭐라고?!" / "시작부터 랭킹을 매긴다는거야?!"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광판 쪽으로 눈을 돌렸다.
[7위 : ...]
순식간에 7위까지의 랭킹이 매겨지고, 8위가 기록되는 순간...
"...!" / "ㅁ...뭐라고?!"
나도 다운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위부터 500위, 500명이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겨지는 순위에서 top 10위 안에 든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상위권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뜻일테니까...
하지만 그 전광판에 매겨진 랭킹에서...
타라라라라라락!
[8위 : ...
타라라락...탁!
...서하늘]
8위.
8위에 내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
.
.
"...?"
이후 500위까지의 랭킹이 전부 매겨질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8위라고? 도대체 내가 왜?
옆에 있던 다운의 랭킹은 157위, 낮진 않지만 높지도 않은 숫자다.
"...이거 첫 랭킹을 기록한 기준이 뭘까?"
다운이 아무 말도 못하던 나를 슬쩍 바라보더니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내가 알 리가 있나...
그때, Y.G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다들 자신의 랭킹은 확인하셨나요?"
"이번에 매겨진 게 바로 여러분들의 첫 번째 랭킹이 될 것입니다"
"그럼 아까 했던 질문이었던 파이트의 진행에 대해..."
의문을 풀어주겠다더니 더 큰 의문을 가지게 된 건 우리뿐만이 아니었는지, Y.G를 향해 또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첫 번째 랭킹이 매겨진 기준이 무엇입니까?! 제가 393위라니...믿을 수 없습니다!"
불만인듯한 그 초능력자의 말을 뒤로 다른 초능력자 몇몇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Y.G는 오른쪽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리면서 그들에게 답했다.
"첫 번째 랭킹은 제가 정한 것이 아닙니다, 첫 번째 랭킹은 모든 초능력의 근원..."
"...[CoN]께서 직접 정하신거죠"
그 순간, 초능력자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그에게 항의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 "장난하는거냐!" / "내가 이 정도 그릇이라는거야!"
"너희들...지금 누구한테 그런...!"
"...괜찮습니다. 은 씨"
은이 그들을 말리려고 앞으로 나서자, Y.G가 손으로 그를 막아섰다.
그리고 항의하던 그들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랭킹은 초능력자의 재능, 계열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매겨집니다"
"자신의 랭킹은 [CoN]이 직접 정하는 것..."
"...너희들의 실력이 부족한 걸 항의하지 마라!"
항상 경어로 말하던 Y.G의 목소리가 호통치듯 높아졌다.
그 한 번의 외침은 순식간에 아레나에 있던 불만을 표하는 초능력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지금부터 파이트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Y.G의 말에 아레나에 있던 초능력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쯤 [내추럴 디바이스]에 1~500까지 특정한 숫자가 나타났을겁니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건, 아까도 말했던 초능력자들의 랭킹"
"그 랭킹에 적힌 초능력자가 이번 B블록 예선 '첫 번째 상대' 입니다"
"승리와 패배를 비롯해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한 정보는 일제히 랭킹에 반영되고, 총 열흘"
Y.G는 양 손바닥을 펼치며 말했다.
"총 열흘동안 진행되는 파이트에서, 최종적으로 top 4에 진입하는 초능력자들이 '본선' 에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이번 [파이트 예선]의 진행 방식이자 '룰' 입니다..."
"예선은 이제 시작한거나 마찬가지...그럼 건투를 빕니다"
그 얘기가 끝나자마자, 초능력자들은 일제히 자신의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우와앗! 내 랭킹보다 높잖아?!" / "좋아! 나보다 랭킹이 낮아! 해볼만하겠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진 아레나 한 가운데에서, 다운과 나도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하늘아, 넌 첫 번째 파이트에서 몇 위랑 싸워?"
난 다운의 말을 듣고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157]
"...157위네"
"난 8위래, 엄청 높은 랭킹이랑 처음부터 붙게 됐는데...?"
다운의 말이 끝나자 우리 둘은 잠깐 조용해졌다.
"..." / "..."
내 상대는 157위, 157위는...
"...한다운"
그리고 다운이의 상대는 8위, 8위는...
"...ㅅ..서하늘"
나다.
"...어어...?" / "...에에에에에에에엑?!"
.
.
.
젠장.
[파이트] 첫 번째 상대가 다운이라니...
나는 당황한 나머지 머리카락을 꽉 잡았다.
하지만 당황한 건 다운이도 마찬가지였다.
"...너랑 에고랑 처음부터 싸워야 하는거야?!"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하지만 이렇게 불평할 틈도 없이, 주위에선 또 하나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번쩍! 번쩍! ...번쩍!
"...! 주위에 있던 초능력자들이..."
"...사라지고 있어?"
그건 바로 초능력자들이 순간적으로 빛에 휩싸이고, 이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번쩍!
"...!" / "...으윽?!"
그 빛에 휩싸였다.
.
.
.
빛에 휩싸인 우리는 또 다시 어딘가에 와 있었다.
"...여긴?"
다운이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싸워야 하는 곳인가봐"
우리 둘이 도착한 그 곳은 파이트를 위해 마련된 전장이었다.
전장 위에는 10개의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10개에 스크린 중 우리의 영상도 송출되고 있었다.
그 순간, 전장에서 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파이트를 시작한 곳도 있는 것 같지만, 1~10위부터의 파이트는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알아두도록!"
"그럼 제군들! 다시 한 번 건투를 빈다!"
"파이트! 시작!"
은의 파이트 개시와 함께 스크린에 있는 대부분의 초능력자들은 파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 둘은 선뜻 파이트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
그때, 다운이가 천천히 내 앞 쪽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더욱 강해지고 싶어, 내 꿈을 위해서도.."
"...꿈?"
다운이 그 순간, 큰 소리로 소리쳤다.
"내 이름은 한다운!"
다운이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주먹을 내게 내밀었다.
싫어도 싸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다운이는 웃고 있었다.
"...크흐"
해야만 한다면 즐기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알을 두 번 두드렸다.
'뺘악~!'
"내 이름은 서하늘! 이 녀석은 에고!"
나도 그렇게 소리치며 다운이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그럼 간다! 하늘!"
"가자! 에고!"
'뺘악!'
"전력으로 와라!" / "전력으로 와라!"
그렇게 두 친구는 첫 번째 파이트를 시작했다.
싸울 수 밖에 없는 지금, 어찌보면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두 친구는 웃고 있었다.
첫 번째 파이트의 막이 지금 열리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은 TV 프로그램에서 봐서 어색하지만 대충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염색이 아닌 지내온 세월로 인해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은 100년 전 [파이트]를 우승했다는 말과 동시에 그의 나이를 실감하게 했지만...
그와 대비되는 흑색의 검은 코트와 180은 거뜬히 넘을 것 같은 장신의 키.
그리고 양 손에 팔짱을 낀 채 수많은 초능력자들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초능력자들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와...하늘아, 저 분 간지가..."
옆에 있는 다운은 그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렇게 환호성으로 가득 찬 아레나가 점점 잠잠해지고, 그는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천천히 무대의 앞으로 걸어나왔다.
또각..또각..
선명한 구두 소리와 함께 무대 앞으로 나온 그는 [디바이스]를 자신에 입 쪽으로 가져다대고는 입을 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파이트에 참가하게 된 선택받은 초능력자 여러분"
"...Y.G입니다"
[디바이스]로 퍼지는 굵고 진중한 목소리, 은과는 다르게 얕고 짧은 인사였지만 그것만으로 아레나에 있는 초능력자들의 집중을 끌어내는 건 충분했다.
"...!"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번 [S☆N 파이트]의 총 책임자로서, 여러분들에게 B블록 예선에 대한 자세한 룰 설명을 위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설명하기에 앞서 칙칙한 아레나는 분위기가 살지 않죠? 아레나의 분위기를 조금 바꿔볼까요?"
Y.G는 그 말을 끝으로 양 쪽 팔을 교차해서 벌리고는 이내 거대한 오오라를 만들어냈다.
"[공간변화(Change Room)]"
Y.G는 팔을 교차한 뒤,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갔다.
"아레나 주위가...점점 변하고 있어?!"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자 아레나의 모습은 점점 변해가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
"우와아앗?!"
이내 마지막 손가락을 접자 초능력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름다운 오오라가 감싸고 있었을 뿐이었던 아레나의 모습이 '전투의 장' 으로 탈바꿈되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모습을 바꾼 아레나를 보며, Y.G는 영화에서 보던 신사처럼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모습을 바꾼 아레나가 여러분들도 마음에 드는 모양이니 다행입니다, 이제 [파이트]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Y.G는 은과 같은 박력있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Y.G의 초능력을 본 나를 포함한 주변의 초능력자들은 전부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처음 그를 TV에서 봤을때, TV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아이들처럼...
공간 자체를 바꿔버리는 차원이 다른 초능력, 그 자체만으로도 Y.G는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니까...
Y.G는 그대로 하늘 위를 가리켰다.
"...우선 저 하늘 위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따악~! 하고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다른 초능력자들은 하늘 위를 바라봤다.
"...뭐야...저건?!"
먼저 하늘 위를 확인한 다운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소리쳤다.
마찬가지로 하늘 위를 본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전광판...?"
하늘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전광판' 이었다.
"이것은 이번 [S☆N 파이트]에서 여러분들의
'랭킹' 을 기록해줄 [랭킹 전광판(Ranking Display)]입니다"
Y.G가 그대로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전광판의 스크린이 켜지고...
"...숫자가 매겨지고 있어?"
이내 스크린의 위부터 숫자가 순번대로 매겨지고 있었다.
전광판에 마지막 숫자가 매겨지자 Y.G는 천천히 손을 올려 전광판을 가리키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 전광판에 매겨진 건, 1부터 500의 숫자입니다, 이번 B블록 예선에 참여한 초능력자들의 숫자이자 여러분들의 '랭킹'이 될 숫자이기도 하죠"
"랭킹?!" / "...그게 뭔데?" / "500명의 순위를 매기겠다는 뜻인가!"
Y.G의 말로 아레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아무래도 '랭킹 시스템'이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하지만 Y.G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다시 한 번 튕겼다.
따악~!
한 번의 튕김으로 아레나가 다시 조용해지고, 초능력자들은 Y.G를 바라봤다.
"몇 분의 참가자 분들은 이해하신 것 같지만, B블록 파이트 예선에 참가한 초능력자의 수는 총 500"
"그리고 이 전광판이 나타내는 것은 그 500명의 초능력자들이 이번 B블록 예선을 통해 기록되게 되는 순위, 즉 랭킹을 기록하게 되는 거랍니다"
그 순간, 한 초능력자가 질문이 있다는 듯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그 랭킹은 어떤 기준으로 매겨지게 되는건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파이트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도 궁금하고요"
Y.G는 그의 말을 듣고는 답했다.
"좋은 질문입니다. 랭킹 시스템이 있는 이상, 당신 뿐만 아닌 다른 모든 이들도 궁금해할 요소를 제대로 말씀해주셨네요"
"그럼 지금부터, 그 의문을 하나씩 풀어가보도록 합시다"
Y.G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레나에 있던 누군가가 다시 한 번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전광판에 있던 숫자 옆에 글이 써져가고 있어!"
"뭐라고?!" / "시작부터 랭킹을 매긴다는거야?!"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광판 쪽으로 눈을 돌렸다.
[7위 : ...]
순식간에 7위까지의 랭킹이 매겨지고, 8위가 기록되는 순간...
"...!" / "ㅁ...뭐라고?!"
나도 다운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위부터 500위, 500명이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겨지는 순위에서 top 10위 안에 든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상위권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뜻일테니까...
하지만 그 전광판에 매겨진 랭킹에서...
타라라라라라락!
[8위 : ...
타라라락...탁!
...서하늘]
8위.
8위에 내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
.
.
"...?"
이후 500위까지의 랭킹이 전부 매겨질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8위라고? 도대체 내가 왜?
옆에 있던 다운의 랭킹은 157위, 낮진 않지만 높지도 않은 숫자다.
"...이거 첫 랭킹을 기록한 기준이 뭘까?"
다운이 아무 말도 못하던 나를 슬쩍 바라보더니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내가 알 리가 있나...
그때, Y.G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다들 자신의 랭킹은 확인하셨나요?"
"이번에 매겨진 게 바로 여러분들의 첫 번째 랭킹이 될 것입니다"
"그럼 아까 했던 질문이었던 파이트의 진행에 대해..."
의문을 풀어주겠다더니 더 큰 의문을 가지게 된 건 우리뿐만이 아니었는지, Y.G를 향해 또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첫 번째 랭킹이 매겨진 기준이 무엇입니까?! 제가 393위라니...믿을 수 없습니다!"
불만인듯한 그 초능력자의 말을 뒤로 다른 초능력자 몇몇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Y.G는 오른쪽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리면서 그들에게 답했다.
"첫 번째 랭킹은 제가 정한 것이 아닙니다, 첫 번째 랭킹은 모든 초능력의 근원..."
"...[CoN]께서 직접 정하신거죠"
그 순간, 초능력자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그에게 항의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 "장난하는거냐!" / "내가 이 정도 그릇이라는거야!"
"너희들...지금 누구한테 그런...!"
"...괜찮습니다. 은 씨"
은이 그들을 말리려고 앞으로 나서자, Y.G가 손으로 그를 막아섰다.
그리고 항의하던 그들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랭킹은 초능력자의 재능, 계열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매겨집니다"
"자신의 랭킹은 [CoN]이 직접 정하는 것..."
"...너희들의 실력이 부족한 걸 항의하지 마라!"
항상 경어로 말하던 Y.G의 목소리가 호통치듯 높아졌다.
그 한 번의 외침은 순식간에 아레나에 있던 불만을 표하는 초능력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지금부터 파이트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Y.G의 말에 아레나에 있던 초능력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쯤 [내추럴 디바이스]에 1~500까지 특정한 숫자가 나타났을겁니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건, 아까도 말했던 초능력자들의 랭킹"
"그 랭킹에 적힌 초능력자가 이번 B블록 예선 '첫 번째 상대' 입니다"
"승리와 패배를 비롯해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한 정보는 일제히 랭킹에 반영되고, 총 열흘"
Y.G는 양 손바닥을 펼치며 말했다.
"총 열흘동안 진행되는 파이트에서, 최종적으로 top 4에 진입하는 초능력자들이 '본선' 에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이번 [파이트 예선]의 진행 방식이자 '룰' 입니다..."
"예선은 이제 시작한거나 마찬가지...그럼 건투를 빕니다"
그 얘기가 끝나자마자, 초능력자들은 일제히 자신의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우와앗! 내 랭킹보다 높잖아?!" / "좋아! 나보다 랭킹이 낮아! 해볼만하겠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진 아레나 한 가운데에서, 다운과 나도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하늘아, 넌 첫 번째 파이트에서 몇 위랑 싸워?"
난 다운의 말을 듣고 [디바이스]를 확인했다.
[157]
"...157위네"
"난 8위래, 엄청 높은 랭킹이랑 처음부터 붙게 됐는데...?"
다운의 말이 끝나자 우리 둘은 잠깐 조용해졌다.
"..." / "..."
내 상대는 157위, 157위는...
"...한다운"
그리고 다운이의 상대는 8위, 8위는...
"...ㅅ..서하늘"
나다.
"...어어...?" / "...에에에에에에에엑?!"
.
.
.
젠장.
[파이트] 첫 번째 상대가 다운이라니...
나는 당황한 나머지 머리카락을 꽉 잡았다.
하지만 당황한 건 다운이도 마찬가지였다.
"...너랑 에고랑 처음부터 싸워야 하는거야?!"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하지만 이렇게 불평할 틈도 없이, 주위에선 또 하나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번쩍! 번쩍! ...번쩍!
"...! 주위에 있던 초능력자들이..."
"...사라지고 있어?"
그건 바로 초능력자들이 순간적으로 빛에 휩싸이고, 이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번쩍!
"...!" / "...으윽?!"
그 빛에 휩싸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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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휩싸인 우리는 또 다시 어딘가에 와 있었다.
"...여긴?"
다운이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싸워야 하는 곳인가봐"
우리 둘이 도착한 그 곳은 파이트를 위해 마련된 전장이었다.
전장 위에는 10개의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10개에 스크린 중 우리의 영상도 송출되고 있었다.
그 순간, 전장에서 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파이트를 시작한 곳도 있는 것 같지만, 1~10위부터의 파이트는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알아두도록!"
"그럼 제군들! 다시 한 번 건투를 빈다!"
"파이트! 시작!"
은의 파이트 개시와 함께 스크린에 있는 대부분의 초능력자들은 파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 둘은 선뜻 파이트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
그때, 다운이가 천천히 내 앞 쪽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더욱 강해지고 싶어, 내 꿈을 위해서도.."
"...꿈?"
다운이 그 순간, 큰 소리로 소리쳤다.
"내 이름은 한다운!"
다운이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주먹을 내게 내밀었다.
싫어도 싸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다운이는 웃고 있었다.
"...크흐"
해야만 한다면 즐기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알을 두 번 두드렸다.
'뺘악~!'
"내 이름은 서하늘! 이 녀석은 에고!"
나도 그렇게 소리치며 다운이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그럼 간다! 하늘!"
"가자! 에고!"
'뺘악!'
"전력으로 와라!" / "전력으로 와라!"
그렇게 두 친구는 첫 번째 파이트를 시작했다.
싸울 수 밖에 없는 지금, 어찌보면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두 친구는 웃고 있었다.
첫 번째 파이트의 막이 지금 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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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1.천서준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6 21.20.꿈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48 20.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19.18.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1)조회 : 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6 18.17.강한 아저씨조회 : 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00 17.16.아저씨조회 : 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04 16.15.1라운드 종료조회 : 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07 15.14.심리전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0 14.13.오답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13.12.BANG~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6 12.11.정점, 그리고 1라운드조회 : 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82 11.10.파이트와 정점조회 : 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39 10.9.미지(未知)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0 9.8.한 방(3)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08 8.7.한 방(2)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7 7.6.한 방(1)조회 : 5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2 6.5.은조회 : 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3 5.4.쇠사슬(2)조회 : 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25 4.3.쇠사슬(1)조회 : 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63 3.2.부화조회 : 6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2.1.숟가락조회 : 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1 1.0.프롤로그조회 : 10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