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아저씨
조회 : 5 추천 : 0 글자수 : 5,704 자 2024-11-20
*
타라라라락...
[...서하늘 현재 랭킹 '8위' ]
"이제 1라운드니까, 유지한 것만으로 다행인건가?"
"오! 하늘아! 오늘은 좀 늦었네?"
"아아...미안, 사정이 좀 있어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다운이 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첫 파이트가 끝난 다음날, 하늘은 어제보다 늦게 아레나에 도착했기에 다운은 하늘을 찾고 있던 듯 했다.
"사정? 무슨 일 있어?"
"...으음"
어제 1라운드가 종료되고, 하늘의 몸은 격한 파이트로 인해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그로인해 오늘 아침, 하늘은 강유리 수녀님에게 존댓말 꾸중을 30분동안 듣고 왔기에...
"그런 게 있어..."
'뺘아악...'
"아...알았어"
다운은 굳이 무슨 이유인지는 묻지 않았다.
하늘이 자기도 모르게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다운이 넌 오히려 순위가 올랐네?"
하늘은 그렇게 말하며 디바이스를 가리켰다.
[...한다운 현재 랭킹 157 - 43위]
"그러게 말이야? 난 오히려 1라운드를 패배했는데..."
"...자기 랭킹보다 강한 녀석과 붙은 경우에 여러 조건이 더해지면 순위가 급상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
으흠, 그렇구만...
"아, 그렇습니까..."
잠시만...
"...어?"
굵직하지만 또렷한 낮선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의문을 풀어주자 하늘은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아,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만 좀 신경쓰였나?"
고개를 돌리자 머쓱하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 사람이 방금 말한...?
처음 보는 얼굴이다.
"혹시 실례지만...누구신지?"
"아아...그런 문제였군. 자기 소개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꾸벅.
하늘은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인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는 180은 거뜬히 넘어보이는 큰 키에 시골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고, 목에는 땀을 닦기 위한 용도인것으로 보이는 하얀 목수건.
"거기에 아무 문양도 없는 흰색 티셔츠까지..."
"초능력자 전에는 농사를 좀 지었거든. 약간 농부같이 생겼지?"
정말로 초능력자보다는 농부에 어울리는 복장을 한 그는 그대로 웃으며 쓰고 있던 밀짚모자를 살짝 건드렸다.
방금 처음 만났지만 다운이처럼 나쁜 사람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일단 그것보다도...
"근데 혹시 저희 둘한테 무슨 용건이라도...?"
그제서야 그는 입고 있던 검은 반바지주머니에 양손을 집어넣고나서 입을 열었다.
"하하! 알다시피 랭킹 10위까지의 초능력자들의 파이트는 아레나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 된 거 기억하겠지?"
"아, 시작 전에 그랬던 것 같네. 그럼 우리 둘의 파이트도 그대로 생중계 된건가?"
다운은 기억났다는 듯이 두 손을 통 하고 쳤고, 그 얘기를 들은 나도 그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말하고나서 그는 왼쪽 손으로 나와 다운을 가리켰다.
"난 그중에서도 너희 둘의 파이트를 굉장히 흥미롭게 관전했거든. 말하자면 팬이 되었달까?"
그는 그 상태로 나에게 터벅터벅 걸어왔다.
"특히 서하늘, 너한테 말이지..."
삐비빅! 삐비빅!
"...어라?"
그가 내게 씨익 웃어보였고, 그 순간 내 디바이스가 동시에 울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소식이다! 이 머저ㄹ...!]
한동안 조용하다 싶더니, [앱]이 시끄럽게 소리치려다가 말을 멈췄다.
[뭐야, 벌써 다음 상대하고...둘이 아는 사이였냐?]
"...응? 다음 상대...?"
[앱]이 한 말대로라면, 이 자가 바로...
"아아...또 깜박했네. 내가 바로 네 팬이자 네 다음 상대이기도 한..."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디바이스를 찬 손을 건냈다.
"처음엔 216위, 지금은 19위인 '기운경' 이라고한다.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
"ㅇ...아저씨?"
"물론 나이는 아직 24이긴 한데! 뭔가 아저씨가 더 정감가서 말이지...그렇지 않나?"
쾌활하게 악수를 청하는 자신을 아저씨라고 칭하는 아저씨...가 아니라 일단 형이긴 한데..
"어어...어..."
'뺘아악!'
내가 머뭇거리자 에고가 아저씨에게 달려들었다.
콱!
"오, 이 녀석이 에고인가? 네 활약은 잘 봤다. 마지막 활약 하나만큼은 나도 넋을 놓고 봤거든"
'ㅃ...뺘뱍?!'
아저씨는 그대로 양 손으로 에고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뺘아아악~'
"에고..."
에고가 기분 좋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떤다.
조금 급하게 다가오긴 했어도 다운이랑 내가 모르던 정보도 알려주고, 딱히 잘못한 건 없었지만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는 아저씨...
이 사람이라면 분명 다운이처럼...
"서하늘이에요. 다음 라운드 잘 부탁드려요, 아저씨"
"물론이지! 앞으로 치고박고 싸울 예정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우린 친구라고!"
'...뺙?'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저씨! 저도 껴줘요~!"
"아! 물론이지! 한다운이었나? 이번에도 멋진 파이트 기대한다고!"
악수하고 있는 손에 자신의 손을 들어올린 다운이와 아저씨는 서로 웃으며 주먹을 맞댔다.
생각보다 둘이 죽이 훨씬 잘 맞는것같다.
"그러고보니 아저씨, 혹시 이 사람 누군지 알아요?"
다운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디바이스를 아저씨에게 보였다.
"아, 216위? 아마 전 19위였을거야. 내가 이겨서 내 순위랑 뒤바뀐 걸로 알거든"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잠깐 둘러보더니 찾았다는 듯, 손가락으로 한 쪽 방향을 가리켰다.
"아, 저 사람이야!"
"아아! 감사합니ㄷ..."
다운이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대로 우뚝! 몸이 굳었다.
"다운아? 왜 그러냐...?"
"ㅇ...아저씨, ㅈ..저 사람..이라구요?"
"응, 저 사람"
나와 에고는 다운이 손을 덜덜 떠는 방향, 그리고 아저씨가 당당하게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엄"
고개를 돌린 곳에는 굉장히 우락부락한 남자가 서있었다.
"네 새끼는...그때의...!"
"...!" / "?!"
그 남자는 우리가 본 걸 인지했는지 급작스럽게 우리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윽?!"
'뺘악!'
그 남자는 아저씨와 다운보다 살짝 앞에 나와있던 나를 옆으로 밀치고는 소리쳤다.
"뭘 꼬라봐?! 이미 이긴 상대는 삿대질해도 된다는거냐?"
"아냐아냐, 내 친구가 네 다음 상대라서 마침 내가 널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저기 있는 사람이다~ 한거지"
아저씨는 험악하게 소리치는 그 남자를 향해 부드럽게 말을 넘겼다.
"하아? 다음 상대?!"
삐비빅...삐빅!
그제서야 그 남자는 옆에 있던 다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안녕하세요?"
다운을 본 남자는 팔에 찬 디바이스의 화면을 슬쩍 보고는 다운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43위 한다운이 너냐?"
"넵, 그렇습니다ㅁ..."
다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더니 그는 다시 한 번 아저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겨우 이딴 애송이까지 날 우롱하는건가?! 무려 처음 19위였던 이 몸을 상대로...?"
"에에에?! 아니에요! 우롱이라니..."
아저씨가 당황한 듯한 다운의 어깨를 치고는 말했다.
"다운아, 걱정하지 마. 저 녀석 보기엔 조금 험상궂어 보여도 생각보다 약해"
다운은 안절부절 못하고, 아저씨의 말에 더더욱 자극을 받은 듯한 그는 다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약하다고...?! 이 새끼가 진짜!"
"...?!"
그는 이성의 끈이 끊어진듯, 다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콱!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주먹이 자리에서 멈췄다.
"...ㅇ..아저ㅆ"
"적당히 하지?"
"뭐라는거냐...먼저 지랄한건 네 쪽이거든?!"
꽈악...
"그니까...지랄을 해도 나한테 하라고..."
그의 주먹을 붙잡은 아저씨의 힘이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다.
"...엄한 내 친구한테 지랄하면 어제보다 더하게 반병신을 만들어줄테니까...!"
지금까지 쾌활한 모습만 보였던 아저씨의 눈이 그를 사납게 노려봤다.
"...내가 이번에도 똑같을 거라 생각하는거냐? 이 새끼가...!"
둘이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던 상황.
삐비빅! 삐비빅!
둘을 포함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초능력자들의 디바이스가 울리기 시작했다.
"..." / "아앙?!"
[지금부터 S☆N 파이트 예선, 2라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파이트 전에 다른 초능력자와 싸움 등의 행동을 진행할 경우, 실격 처리됩니다]
그 남자는 아저씨에게서 손을 빼내곤, 그대로 다운 쪽을 바라봤다.
"...어, 저ㄱ...?!"
"다운아!"
'뺘악?!'
다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운과 그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마도 2라운드를 시작할 전장으로 강제 이동한 것 같다.
"그렇다는 건, 저희도..."
"좀 이따 보자고? 서하늘"
우웅~!
*
다운은 시작 전 마음을 추수르기도 전에 2라운드를 위해 강제워프 당했다.
그리고 그런 다운의 눈 앞에는...
우두둑! 뚜둑...뚜둑!
파이트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엄청난 분노에 휩싸여 있는 남자가 온 몸의 근육을 풀고 있었다.
"...그럼 각오는 됐겠지?"
마지막으로 몸을 푼 그의 몸에서 검붉은 오오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살상은 금지지만...어디든 몸 성한 곳은 없도록 만들어주마. 43위 씨...?!"
다운은 그런 그를 바라봤다.
'...시작부터 저렇게 오오라를 방출한다고?'
하늘하고는 비교할수도 없는 거칠고 투박한 오오라, 그 오오라를 보자마자 다운의 기분이 한결 편해지기...
아니, 오히려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다운은 몸을 살짝 푸는 스트레칭을 하고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아요, 보여드리겠습니다"
"...뭘 말이지?"
"당신이 말했던 '각오'라는걸...!"
그렇게 다운은 다운의 파이트를 시작했다.
*
"다운이는 슬슬 시작했겠죠?"
"뭐 그 녀석 성질이 워낙 급해서 말이지, 아마 시작하고도 남았을거다"
그럼 이제...
"...저희가 시작할 차례네요!"
"그래, 그럼 우리도 슬슬 시작해볼까!"
'뺘악!'
알에서 나온 에고가 푸른색의 날개를 퍼덕이며 내 옆에 섰다.
"그럼 갑니다!"
따악~!
하늘은 손가락을 튕겨 신호를 보냈고, 에고는 그대로 화염구를 뿜었다.
'뺘아악...화륵!'
화염구는 그대로 운경, 아저씨를 향해 날아갔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주변이 어두운 연기로 가득 찼다.
'뺘악...!'
"그래, 에고...아쉽지만..."
하지만 아쉽게도...
"후우~시작부터 화끈한데?"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하늘과 에고는 그 쪽을 바라봤다.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긴 괭이를 어깨에 걸치며 운경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다음은?"
...아무래도
우리의 첫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은 것 같다.
타라라라락...
[...서하늘 현재 랭킹 '8위' ]
"이제 1라운드니까, 유지한 것만으로 다행인건가?"
"오! 하늘아! 오늘은 좀 늦었네?"
"아아...미안, 사정이 좀 있어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다운이 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첫 파이트가 끝난 다음날, 하늘은 어제보다 늦게 아레나에 도착했기에 다운은 하늘을 찾고 있던 듯 했다.
"사정? 무슨 일 있어?"
"...으음"
어제 1라운드가 종료되고, 하늘의 몸은 격한 파이트로 인해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그로인해 오늘 아침, 하늘은 강유리 수녀님에게 존댓말 꾸중을 30분동안 듣고 왔기에...
"그런 게 있어..."
'뺘아악...'
"아...알았어"
다운은 굳이 무슨 이유인지는 묻지 않았다.
하늘이 자기도 모르게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다운이 넌 오히려 순위가 올랐네?"
하늘은 그렇게 말하며 디바이스를 가리켰다.
[...한다운 현재 랭킹 157 - 43위]
"그러게 말이야? 난 오히려 1라운드를 패배했는데..."
"...자기 랭킹보다 강한 녀석과 붙은 경우에 여러 조건이 더해지면 순위가 급상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
으흠, 그렇구만...
"아, 그렇습니까..."
잠시만...
"...어?"
굵직하지만 또렷한 낮선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의문을 풀어주자 하늘은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아,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만 좀 신경쓰였나?"
고개를 돌리자 머쓱하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 사람이 방금 말한...?
처음 보는 얼굴이다.
"혹시 실례지만...누구신지?"
"아아...그런 문제였군. 자기 소개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꾸벅.
하늘은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인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는 180은 거뜬히 넘어보이는 큰 키에 시골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고, 목에는 땀을 닦기 위한 용도인것으로 보이는 하얀 목수건.
"거기에 아무 문양도 없는 흰색 티셔츠까지..."
"초능력자 전에는 농사를 좀 지었거든. 약간 농부같이 생겼지?"
정말로 초능력자보다는 농부에 어울리는 복장을 한 그는 그대로 웃으며 쓰고 있던 밀짚모자를 살짝 건드렸다.
방금 처음 만났지만 다운이처럼 나쁜 사람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일단 그것보다도...
"근데 혹시 저희 둘한테 무슨 용건이라도...?"
그제서야 그는 입고 있던 검은 반바지주머니에 양손을 집어넣고나서 입을 열었다.
"하하! 알다시피 랭킹 10위까지의 초능력자들의 파이트는 아레나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 된 거 기억하겠지?"
"아, 시작 전에 그랬던 것 같네. 그럼 우리 둘의 파이트도 그대로 생중계 된건가?"
다운은 기억났다는 듯이 두 손을 통 하고 쳤고, 그 얘기를 들은 나도 그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말하고나서 그는 왼쪽 손으로 나와 다운을 가리켰다.
"난 그중에서도 너희 둘의 파이트를 굉장히 흥미롭게 관전했거든. 말하자면 팬이 되었달까?"
그는 그 상태로 나에게 터벅터벅 걸어왔다.
"특히 서하늘, 너한테 말이지..."
삐비빅! 삐비빅!
"...어라?"
그가 내게 씨익 웃어보였고, 그 순간 내 디바이스가 동시에 울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소식이다! 이 머저ㄹ...!]
한동안 조용하다 싶더니, [앱]이 시끄럽게 소리치려다가 말을 멈췄다.
[뭐야, 벌써 다음 상대하고...둘이 아는 사이였냐?]
"...응? 다음 상대...?"
[앱]이 한 말대로라면, 이 자가 바로...
"아아...또 깜박했네. 내가 바로 네 팬이자 네 다음 상대이기도 한..."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디바이스를 찬 손을 건냈다.
"처음엔 216위, 지금은 19위인 '기운경' 이라고한다.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
"ㅇ...아저씨?"
"물론 나이는 아직 24이긴 한데! 뭔가 아저씨가 더 정감가서 말이지...그렇지 않나?"
쾌활하게 악수를 청하는 자신을 아저씨라고 칭하는 아저씨...가 아니라 일단 형이긴 한데..
"어어...어..."
'뺘아악!'
내가 머뭇거리자 에고가 아저씨에게 달려들었다.
콱!
"오, 이 녀석이 에고인가? 네 활약은 잘 봤다. 마지막 활약 하나만큼은 나도 넋을 놓고 봤거든"
'ㅃ...뺘뱍?!'
아저씨는 그대로 양 손으로 에고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뺘아아악~'
"에고..."
에고가 기분 좋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떤다.
조금 급하게 다가오긴 했어도 다운이랑 내가 모르던 정보도 알려주고, 딱히 잘못한 건 없었지만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는 아저씨...
이 사람이라면 분명 다운이처럼...
"서하늘이에요. 다음 라운드 잘 부탁드려요, 아저씨"
"물론이지! 앞으로 치고박고 싸울 예정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우린 친구라고!"
'...뺙?'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저씨! 저도 껴줘요~!"
"아! 물론이지! 한다운이었나? 이번에도 멋진 파이트 기대한다고!"
악수하고 있는 손에 자신의 손을 들어올린 다운이와 아저씨는 서로 웃으며 주먹을 맞댔다.
생각보다 둘이 죽이 훨씬 잘 맞는것같다.
"그러고보니 아저씨, 혹시 이 사람 누군지 알아요?"
다운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디바이스를 아저씨에게 보였다.
"아, 216위? 아마 전 19위였을거야. 내가 이겨서 내 순위랑 뒤바뀐 걸로 알거든"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잠깐 둘러보더니 찾았다는 듯, 손가락으로 한 쪽 방향을 가리켰다.
"아, 저 사람이야!"
"아아! 감사합니ㄷ..."
다운이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대로 우뚝! 몸이 굳었다.
"다운아? 왜 그러냐...?"
"ㅇ...아저씨, ㅈ..저 사람..이라구요?"
"응, 저 사람"
나와 에고는 다운이 손을 덜덜 떠는 방향, 그리고 아저씨가 당당하게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엄"
고개를 돌린 곳에는 굉장히 우락부락한 남자가 서있었다.
"네 새끼는...그때의...!"
"...!" / "?!"
그 남자는 우리가 본 걸 인지했는지 급작스럽게 우리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윽?!"
'뺘악!'
그 남자는 아저씨와 다운보다 살짝 앞에 나와있던 나를 옆으로 밀치고는 소리쳤다.
"뭘 꼬라봐?! 이미 이긴 상대는 삿대질해도 된다는거냐?"
"아냐아냐, 내 친구가 네 다음 상대라서 마침 내가 널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저기 있는 사람이다~ 한거지"
아저씨는 험악하게 소리치는 그 남자를 향해 부드럽게 말을 넘겼다.
"하아? 다음 상대?!"
삐비빅...삐빅!
그제서야 그 남자는 옆에 있던 다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안녕하세요?"
다운을 본 남자는 팔에 찬 디바이스의 화면을 슬쩍 보고는 다운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43위 한다운이 너냐?"
"넵, 그렇습니다ㅁ..."
다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더니 그는 다시 한 번 아저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겨우 이딴 애송이까지 날 우롱하는건가?! 무려 처음 19위였던 이 몸을 상대로...?"
"에에에?! 아니에요! 우롱이라니..."
아저씨가 당황한 듯한 다운의 어깨를 치고는 말했다.
"다운아, 걱정하지 마. 저 녀석 보기엔 조금 험상궂어 보여도 생각보다 약해"
다운은 안절부절 못하고, 아저씨의 말에 더더욱 자극을 받은 듯한 그는 다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약하다고...?! 이 새끼가 진짜!"
"...?!"
그는 이성의 끈이 끊어진듯, 다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콱!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주먹이 자리에서 멈췄다.
"...ㅇ..아저ㅆ"
"적당히 하지?"
"뭐라는거냐...먼저 지랄한건 네 쪽이거든?!"
꽈악...
"그니까...지랄을 해도 나한테 하라고..."
그의 주먹을 붙잡은 아저씨의 힘이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다.
"...엄한 내 친구한테 지랄하면 어제보다 더하게 반병신을 만들어줄테니까...!"
지금까지 쾌활한 모습만 보였던 아저씨의 눈이 그를 사납게 노려봤다.
"...내가 이번에도 똑같을 거라 생각하는거냐? 이 새끼가...!"
둘이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던 상황.
삐비빅! 삐비빅!
둘을 포함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초능력자들의 디바이스가 울리기 시작했다.
"..." / "아앙?!"
[지금부터 S☆N 파이트 예선, 2라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파이트 전에 다른 초능력자와 싸움 등의 행동을 진행할 경우, 실격 처리됩니다]
그 남자는 아저씨에게서 손을 빼내곤, 그대로 다운 쪽을 바라봤다.
"...어, 저ㄱ...?!"
"다운아!"
'뺘악?!'
다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운과 그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마도 2라운드를 시작할 전장으로 강제 이동한 것 같다.
"그렇다는 건, 저희도..."
"좀 이따 보자고? 서하늘"
우웅~!
*
다운은 시작 전 마음을 추수르기도 전에 2라운드를 위해 강제워프 당했다.
그리고 그런 다운의 눈 앞에는...
우두둑! 뚜둑...뚜둑!
파이트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엄청난 분노에 휩싸여 있는 남자가 온 몸의 근육을 풀고 있었다.
"...그럼 각오는 됐겠지?"
마지막으로 몸을 푼 그의 몸에서 검붉은 오오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살상은 금지지만...어디든 몸 성한 곳은 없도록 만들어주마. 43위 씨...?!"
다운은 그런 그를 바라봤다.
'...시작부터 저렇게 오오라를 방출한다고?'
하늘하고는 비교할수도 없는 거칠고 투박한 오오라, 그 오오라를 보자마자 다운의 기분이 한결 편해지기...
아니, 오히려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다운은 몸을 살짝 푸는 스트레칭을 하고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아요, 보여드리겠습니다"
"...뭘 말이지?"
"당신이 말했던 '각오'라는걸...!"
그렇게 다운은 다운의 파이트를 시작했다.
*
"다운이는 슬슬 시작했겠죠?"
"뭐 그 녀석 성질이 워낙 급해서 말이지, 아마 시작하고도 남았을거다"
그럼 이제...
"...저희가 시작할 차례네요!"
"그래, 그럼 우리도 슬슬 시작해볼까!"
'뺘악!'
알에서 나온 에고가 푸른색의 날개를 퍼덕이며 내 옆에 섰다.
"그럼 갑니다!"
따악~!
하늘은 손가락을 튕겨 신호를 보냈고, 에고는 그대로 화염구를 뿜었다.
'뺘아악...화륵!'
화염구는 그대로 운경, 아저씨를 향해 날아갔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주변이 어두운 연기로 가득 찼다.
'뺘악...!'
"그래, 에고...아쉽지만..."
하지만 아쉽게도...
"후우~시작부터 화끈한데?"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하늘과 에고는 그 쪽을 바라봤다.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긴 괭이를 어깨에 걸치며 운경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다음은?"
...아무래도
우리의 첫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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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1.천서준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6 21.20.꿈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48 20.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19.18.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1)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6 18.17.강한 아저씨조회 : 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00 17.16.아저씨조회 : 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04 16.15.1라운드 종료조회 : 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07 15.14.심리전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0 14.13.오답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13.12.BANG~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6 12.11.정점, 그리고 1라운드조회 : 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82 11.10.파이트와 정점조회 : 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39 10.9.미지(未知)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0 9.8.한 방(3)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08 8.7.한 방(2)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7 7.6.한 방(1)조회 : 5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2 6.5.은조회 : 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3 5.4.쇠사슬(2)조회 : 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25 4.3.쇠사슬(1)조회 : 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63 3.2.부화조회 : 6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2.1.숟가락조회 : 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1 1.0.프롤로그조회 : 10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