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
조회 : 12 추천 : 0 글자수 : 5,238 자 2024-11-21
*
“…빵!”
콰앙~!
“으으…이 새ㄲ…”
”미안하지만 나한텐 이 파이트에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 1라운드는 졌지만 더 이상 질 생각은 없어“
털썩.
물총을 직격으로 맞은 그는 그 상태로 자리에 쓰러졌다.
[시스템 : 초능력자 한다운. 승리하셨습니다]
[한다운(43위) VS 강역(216위) 1라운드 13분 52초 경과, 시합 종료]
“후우~[초능력 바다]를 쓸 필요도 없었네“
다운은 1라운드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가뿐히 상대를 이겼다.
체감상으로도 그의 오오라는 자신의 몇 배도 되어보였지만, 문제는 그런 오오라를 전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거기에 [강화 계열]. 내 물총을 피하지도 못하는 시점에서 승부는 났어“
한숨 돌렸다는 듯이 다운은 기지개를 폈고, 다운은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늘아…아저씨…둘 다 굉장하네“
하늘과 운경의 파이트를 보던 다운은 생각했다.
이 파이트.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사람은 꿈이 있으면 강해지지…나도 그렇고. 과연 이번 파이트에서 두 사람의 꿈 중 누가 더 자신의 꿈에 가까워질까…?”
*
2라운드가 시작하고 20분 가량이 경과했고, 이 파이트도 슬슬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있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아저씨가 꺼낸 비장의 수는…
“…농장?”
”그래! 이게 지금까지 숨겼던 내 진짜 능력!“
농장.
”[영역 조작 - 농전(Area Control - Battle Plantation)]이다!“
…말이 안되지만, 분명히 거대한 농장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
”…오오, 과연…!“
”Y.G님, 너무 흥분하신 듯 합니다…하지만“
은이 흥분한 듯 감탄사를 내뱉는 Y.G를 진정시켰다.
Y.G를 진정시키던 그조차 흥분을 진정시키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설마 기운경이 [조작 계열]의 능력자였을줄이야…그것뿐만이 아니라…“
은이 놀란 부분은 기운경이 마지막까지 자신이 [조작 계열]의 초능력자이라는 것을 숨긴 부분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 능력이 [영역 조작 계열]의 능력이라니…“
”네엡~바로 그 부분이 짜릿한거 아니겠습니까?! 은 씨!“
Y.G가 은의 손을 뿌리치고는 표정을 활짝 폈다.
”자, 하늘 씨! [영역 조작]의 무서움을 톡톡히 느껴보시죠! 그리고…“
그대로 Y.G는 허리를 꺾어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과연…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실지 보여주세요!“
*
퍼석퍼석…
”일단 농장이라고는 했지만, 밭 같은 느낌인데…“
순식간에 바뀐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난 생각을 시작했다.
우선 바닥을 밟으며 알아낸 것은 아저씨가 내게 보여준 진짜 능력에 대한 것.
”아무래도 변화 계열의 능력은 아닌 것 같네요? 그렇죠?“
”맞아, 내가 만들어낸 이 농전은 영역 자체를 ‘조작’ 한 거니까!“
아저씨는 맞다는 듯, 괭이로 바닥을 탁탁 쳐냈다.
‘영역 전체의 조작’.
다운이가 전장 속 수증기를 변화시켜 거대한 바다를 만들어냈다면, 아저씨는 영역 전체를 조작해 농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영역 조작]이라는게 파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지…“
‘뺘악!’
에고가 흥분한 듯 날개를 빠르게 파닥였다.
”에고? 왜 그래?”
갑작스러운 에고의 반응에 당황한 나에게 아저씨가 말했다.
“초생명체는 초능력자들과 비교해도 훨씬 뛰어난 초능력을 읽는 힘이 있지. 일단 자기 자신이 몸 전체가 초능력덩어리다 보니까 말이야“
에고는 초생명체. 초생명체는 주인의 초능력을 흘러보냄으로써 만들어내는 생명체다.
당연히 초능력자보다 초능력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초능력자들이 있던 아레나, 다운이가 만든 [초능력 바다]…
둘 다 내가 몸으로 느껴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오오라가 흘렀지만 에고가 그런 과다한 오오라에 반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의 에고의 반응은 마치…
“무언가에게 위협을 받는듯한…”
내가 혼잣말하자 아저씨가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위로 빙글빙글 돌렸다.
”[영역 조작]…내 담당이 설명하기로는 [조작 계열]의 능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능력 중 하나라고 하더군“
위로 향한 손가락은 그대로 아래 쪽으로 방향을 옮겼다.
”영역 자체를 조작한다는 건 말 그대로 이 전장 자체가 ‘내 오오라’로 뒤덮힌다는 말이기도 해. 그 말인즉슨…“
”이 영역 자체가 아저씨의 능력이라는 말이군요?“
”정답이야. 그리고 알겠지만 나 또한 [조작 계열]의 능력자지. 그렇다는 건…“
”…!“
아저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난 에고 쪽으로 급작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쿠구구구구구…!
‘뺘아아아악!’
정체 모를 소리가 울리며 에고가 격앙한 듯 포효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에고한테 위협을 가하는 미지의 존재, 거기에 더해지는 이 땅의 울림은..“
그대로 땅이 울리기 시작한다.
”설마 아저씨도…!“
에고에서 땅의 울림으로, 땅의 울림에서 다시 내 눈이 아저씨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의 입이 천천히 열리고, 오른쪽 손이 올라왔다.
”…먹어치워라! [전투작물 - 감자(Battle Crop - Potato)]”
콰콱!
‘…뺘악?!’ / ‘콰삭!’
땅이 파헤쳐지는 소리와 동시에 무언가가 뛰쳐나와 에고 쪽으로 돌진했다.
“…감자?!”
감자.
‘콰삭!’
농장 바닥에서 뛰쳐나온 건 감자였다.
‘뺘악…!’
“에고!”
심지어 그 감자가 지금 에고를 공격하고 있다.
“이 자식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난 다시 한 번 야구 배트를 만들어냈다.
‘콰ㅅ…!’
퍼억!
”에고한테서 떨어져!“
그 상태로 난 감자를 있는 힘껏 후려쳤다.
무겁다.
원래 가벼워야 정상인 이 감자의 무게는 체감상 에고보다도 무거웠다.
심지어 그런 녀석이 힘을 주며 내게 다시 한 번 돌격했다는 것까지…
‘콰사사사사사삭!“
”크핰!“
난 이 녀석의 힘을 주체 못하고 튕겨나갔다.
’뺘악?‘
”후우…괜찮아. 에고“
뒤로 강하게 튕겨나간 나는 그제서야 그 감자를 자세히 바라봤다.
멀리서 처음 봤을때는 작아보였지만, 실상은 에고랑 비슷해보이는 크기.
거기에 그 감자는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나있었다.
”어때? 내 소중한 친구 중 하나인 ’감자돌이’ 다!“
그런 감자의 뒤로 아저씨가 웃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역시…아저씨도 초생명체를 다루는 초능력자였군요“
”아아~맞긴해. 다른 초능력자들하고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다른…케이스?”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에 아저씨는 반응했다.
“아아…설명해주도록 할까?”
티캉!
”…으윽?!”
“아직 파이트는 안 끝났잖아!”
아저씨가 다시 한 번 괭이를 휘두르며 공격해왔다.
’뺘악! 화르륵…’
”…안되는 건 안되는거야. 에고“
’콰삭!‘
에고는 아저씨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때 감자가 에고를 공격했다.
”에고!“
”너는 에고와의 협동으로 내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냈지. 그렇다는 건…!“
티캉! 티카카카카카카캉!
”내 감자돌이가 에고를 견제해주기만해도! 넌 내 공격을 막아낼 수 없어“
아저씨의 말대로 괭이의 계속된 공격은 아저씨와의 힘 차이 때문에 완전히 막아낼 수 없다.
”…그렇다면“
콰악…!
난 괭이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했다. 다만 그냥 맞진 않고 야구배트로 충격을 최소화했다.
방금 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내 노림수는…
”그렇군. 내 공격의 충격으로 뒤로 최대한 거리를 벌리겠다는건가? 야구 배트는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고“
아저씨의 말대로 충격을 최소화해 난 뒤로 날아감과 동시에 자세를 고쳐잡을 수 있었다.
이걸로 거리는 적당히 벌어졌고 아저씨가 다시 접근하는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모된다.
‘비록 짧긴 하지만 이 상황 내에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파훼해야 한다‘
현 파이트의 가장 큰 우선순위는 에고와 저 감자녀석.
감자녀석…일명 감자돌이가 에고에게 공격을 가하는 타이밍은 아저씨와 동일하다.
초생명체라는건 본인의 자아가 있다는 것이고, 거기에 현재 전장은 아저씨의 오오라로 감싸져있는 것과 마찬가지.
가능한지는 확실치 않지만 저 감자돌이가 아저씨의 오오라로 강화될지도 모른다는 것.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에고에게는 있지만 저 녀석에게는 없는 것”
에고에게는 감자돌이에게 없는 것이 있다.
”에고! 공중 위로 올라가!”
‘…뺙! 뺘아악~!’
내 지시를 들은 에고가 떠있던 곳보다 훨씬 위 쪽으로 비상했다.
‘콰삭?! 콰사삭!’
감자돌이는 하늘로 날아오른 에고에게 당황한 듯 울부짖었다.
“내 감자돌이가 날개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서 에고한테 공중전을 지시하겠다는거야?”
“감자돌이가 점프할 수 있는 거리는 아무리 높아봤자 제 신장 정도, 에고가 높게 비상하면 절대 공격을 성공시킬 수 없어요!”
내 말대로 감자돌이는 에고를 향해 울부짖을 뿐, 전혀 공격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이대로만 갈 수 있다면…
“하지만 하나 간과한게 있는거 아니야?!”
아저씨가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 번 나에게 돌진했다.
그대로 아저씨는 괭이를 다시 한 번 회전시켜 공격하기 시작했다.
“네가 감자돌이의 공격을 에고에게 닿지 못하게 했다는 건…!”
’콰사삭!!!‘
“그 공격이 널 향한다는 뜻이라는 걸!”
잘은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특정 신호를 보낸것인지, 감자돌이가 방향을 틀어 내 쪽으로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러는 아저씨도 간과한게 있는거 아니에요?!“
“내가 뭘 간과했다는 건데?”
그야…
따악~!
”…그 신호는“
’뺘아아아아악! 화륵!‘
에고의 포효와 함께 화염구가 우리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 있어도 에고는 자신의 역할, ’견제‘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걸!“
그 상태로 에고의 화염구가 우리 쪽으로 도달했고, 감자돌이 쪽으로 직격했다.
’콰삭…!‘
콰앙~!
“…으윽!”
에고의 화염구의 충격으로 내 몸이 살짝 뒤로 붕 떴다.
그리고…
”…허억…허억…괜찮냐? 감자돌이“
’콰삭?! 콰사사삭!!!‘
에고의 화염구가 직격한 위치에는 감자돌이가.
그런 감자돌이의 앞에 아저씨가 서 있었다.
”…설마 에고의 화염구를…!“
몸이 뒤 쪽으로 날아가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아저씨가 감자돌이를 대신해 화염구를 맞은 것처럼 보였다.
“미안하지만 내 소중한 친구를 다치게 할 순 없지…!”
자신의 친구를 지키겠다는 건 나도 동감이지만, 방금 에고의 공격으로 아저씨는 꽤나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가 입고 있던 흰색 셔츠도…
”…셔츠가 불타서…“
불타오른 흰색 셔츠가 재가 되어 날아가고, 그제서야 난 볼 수 있었다.
아저씨의 등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용 문신…?”
한 마리의 용을.
아저씨는 잠시 거칠게 숨을 내뱉고는 조용히 등을 돌렸다.
“후우…이제야 좀 괜찮아지네…서하늘!”
“아저씨…”
“너에게도 꿈이 있겠지? 이 파이트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아까도 아저씨가 말했던…
꿈.
물론 나에게도 있다. 그 꿈이라는 것이…
“물론 있습니다”
“맞아, 나도 너처럼 꿈이 있지…”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괭이를 옆으로 던졌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아직 파이트는 끝나지 않았어!”
그렇게 말한 아저씨가 양 손을 움켜쥐고는 자세를 잡았다.
“확인해보자고! 네 꿈과 내 꿈 중…!”
“…!”
“누구의 꿈이 더 가까워질지 말이야!”
쿠구구구구구구궁!!!
‘뺘아아아아아악!’
아저씨의 외침과 동시에 나도 에고도 느낄 수 있었다.
전장이 울리고 있었다.
아저씨에게서 느껴지는 고양감이 그대로 땅에도 전해지는 것처럼…
“…빵!”
콰앙~!
“으으…이 새ㄲ…”
”미안하지만 나한텐 이 파이트에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 1라운드는 졌지만 더 이상 질 생각은 없어“
털썩.
물총을 직격으로 맞은 그는 그 상태로 자리에 쓰러졌다.
[시스템 : 초능력자 한다운. 승리하셨습니다]
[한다운(43위) VS 강역(216위) 1라운드 13분 52초 경과, 시합 종료]
“후우~[초능력 바다]를 쓸 필요도 없었네“
다운은 1라운드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가뿐히 상대를 이겼다.
체감상으로도 그의 오오라는 자신의 몇 배도 되어보였지만, 문제는 그런 오오라를 전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거기에 [강화 계열]. 내 물총을 피하지도 못하는 시점에서 승부는 났어“
한숨 돌렸다는 듯이 다운은 기지개를 폈고, 다운은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늘아…아저씨…둘 다 굉장하네“
하늘과 운경의 파이트를 보던 다운은 생각했다.
이 파이트.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사람은 꿈이 있으면 강해지지…나도 그렇고. 과연 이번 파이트에서 두 사람의 꿈 중 누가 더 자신의 꿈에 가까워질까…?”
*
2라운드가 시작하고 20분 가량이 경과했고, 이 파이트도 슬슬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있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아저씨가 꺼낸 비장의 수는…
“…농장?”
”그래! 이게 지금까지 숨겼던 내 진짜 능력!“
농장.
”[영역 조작 - 농전(Area Control - Battle Plantation)]이다!“
…말이 안되지만, 분명히 거대한 농장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
”…오오, 과연…!“
”Y.G님, 너무 흥분하신 듯 합니다…하지만“
은이 흥분한 듯 감탄사를 내뱉는 Y.G를 진정시켰다.
Y.G를 진정시키던 그조차 흥분을 진정시키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설마 기운경이 [조작 계열]의 능력자였을줄이야…그것뿐만이 아니라…“
은이 놀란 부분은 기운경이 마지막까지 자신이 [조작 계열]의 초능력자이라는 것을 숨긴 부분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 능력이 [영역 조작 계열]의 능력이라니…“
”네엡~바로 그 부분이 짜릿한거 아니겠습니까?! 은 씨!“
Y.G가 은의 손을 뿌리치고는 표정을 활짝 폈다.
”자, 하늘 씨! [영역 조작]의 무서움을 톡톡히 느껴보시죠! 그리고…“
그대로 Y.G는 허리를 꺾어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과연…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실지 보여주세요!“
*
퍼석퍼석…
”일단 농장이라고는 했지만, 밭 같은 느낌인데…“
순식간에 바뀐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난 생각을 시작했다.
우선 바닥을 밟으며 알아낸 것은 아저씨가 내게 보여준 진짜 능력에 대한 것.
”아무래도 변화 계열의 능력은 아닌 것 같네요? 그렇죠?“
”맞아, 내가 만들어낸 이 농전은 영역 자체를 ‘조작’ 한 거니까!“
아저씨는 맞다는 듯, 괭이로 바닥을 탁탁 쳐냈다.
‘영역 전체의 조작’.
다운이가 전장 속 수증기를 변화시켜 거대한 바다를 만들어냈다면, 아저씨는 영역 전체를 조작해 농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영역 조작]이라는게 파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지…“
‘뺘악!’
에고가 흥분한 듯 날개를 빠르게 파닥였다.
”에고? 왜 그래?”
갑작스러운 에고의 반응에 당황한 나에게 아저씨가 말했다.
“초생명체는 초능력자들과 비교해도 훨씬 뛰어난 초능력을 읽는 힘이 있지. 일단 자기 자신이 몸 전체가 초능력덩어리다 보니까 말이야“
에고는 초생명체. 초생명체는 주인의 초능력을 흘러보냄으로써 만들어내는 생명체다.
당연히 초능력자보다 초능력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초능력자들이 있던 아레나, 다운이가 만든 [초능력 바다]…
둘 다 내가 몸으로 느껴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오오라가 흘렀지만 에고가 그런 과다한 오오라에 반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의 에고의 반응은 마치…
“무언가에게 위협을 받는듯한…”
내가 혼잣말하자 아저씨가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위로 빙글빙글 돌렸다.
”[영역 조작]…내 담당이 설명하기로는 [조작 계열]의 능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능력 중 하나라고 하더군“
위로 향한 손가락은 그대로 아래 쪽으로 방향을 옮겼다.
”영역 자체를 조작한다는 건 말 그대로 이 전장 자체가 ‘내 오오라’로 뒤덮힌다는 말이기도 해. 그 말인즉슨…“
”이 영역 자체가 아저씨의 능력이라는 말이군요?“
”정답이야. 그리고 알겠지만 나 또한 [조작 계열]의 능력자지. 그렇다는 건…“
”…!“
아저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난 에고 쪽으로 급작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쿠구구구구구…!
‘뺘아아아악!’
정체 모를 소리가 울리며 에고가 격앙한 듯 포효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에고한테 위협을 가하는 미지의 존재, 거기에 더해지는 이 땅의 울림은..“
그대로 땅이 울리기 시작한다.
”설마 아저씨도…!“
에고에서 땅의 울림으로, 땅의 울림에서 다시 내 눈이 아저씨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의 입이 천천히 열리고, 오른쪽 손이 올라왔다.
”…먹어치워라! [전투작물 - 감자(Battle Crop - Potato)]”
콰콱!
‘…뺘악?!’ / ‘콰삭!’
땅이 파헤쳐지는 소리와 동시에 무언가가 뛰쳐나와 에고 쪽으로 돌진했다.
“…감자?!”
감자.
‘콰삭!’
농장 바닥에서 뛰쳐나온 건 감자였다.
‘뺘악…!’
“에고!”
심지어 그 감자가 지금 에고를 공격하고 있다.
“이 자식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난 다시 한 번 야구 배트를 만들어냈다.
‘콰ㅅ…!’
퍼억!
”에고한테서 떨어져!“
그 상태로 난 감자를 있는 힘껏 후려쳤다.
무겁다.
원래 가벼워야 정상인 이 감자의 무게는 체감상 에고보다도 무거웠다.
심지어 그런 녀석이 힘을 주며 내게 다시 한 번 돌격했다는 것까지…
‘콰사사사사사삭!“
”크핰!“
난 이 녀석의 힘을 주체 못하고 튕겨나갔다.
’뺘악?‘
”후우…괜찮아. 에고“
뒤로 강하게 튕겨나간 나는 그제서야 그 감자를 자세히 바라봤다.
멀리서 처음 봤을때는 작아보였지만, 실상은 에고랑 비슷해보이는 크기.
거기에 그 감자는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나있었다.
”어때? 내 소중한 친구 중 하나인 ’감자돌이’ 다!“
그런 감자의 뒤로 아저씨가 웃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역시…아저씨도 초생명체를 다루는 초능력자였군요“
”아아~맞긴해. 다른 초능력자들하고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다른…케이스?”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에 아저씨는 반응했다.
“아아…설명해주도록 할까?”
티캉!
”…으윽?!”
“아직 파이트는 안 끝났잖아!”
아저씨가 다시 한 번 괭이를 휘두르며 공격해왔다.
’뺘악! 화르륵…’
”…안되는 건 안되는거야. 에고“
’콰삭!‘
에고는 아저씨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때 감자가 에고를 공격했다.
”에고!“
”너는 에고와의 협동으로 내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냈지. 그렇다는 건…!“
티캉! 티카카카카카카캉!
”내 감자돌이가 에고를 견제해주기만해도! 넌 내 공격을 막아낼 수 없어“
아저씨의 말대로 괭이의 계속된 공격은 아저씨와의 힘 차이 때문에 완전히 막아낼 수 없다.
”…그렇다면“
콰악…!
난 괭이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했다. 다만 그냥 맞진 않고 야구배트로 충격을 최소화했다.
방금 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내 노림수는…
”그렇군. 내 공격의 충격으로 뒤로 최대한 거리를 벌리겠다는건가? 야구 배트는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고“
아저씨의 말대로 충격을 최소화해 난 뒤로 날아감과 동시에 자세를 고쳐잡을 수 있었다.
이걸로 거리는 적당히 벌어졌고 아저씨가 다시 접근하는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모된다.
‘비록 짧긴 하지만 이 상황 내에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파훼해야 한다‘
현 파이트의 가장 큰 우선순위는 에고와 저 감자녀석.
감자녀석…일명 감자돌이가 에고에게 공격을 가하는 타이밍은 아저씨와 동일하다.
초생명체라는건 본인의 자아가 있다는 것이고, 거기에 현재 전장은 아저씨의 오오라로 감싸져있는 것과 마찬가지.
가능한지는 확실치 않지만 저 감자돌이가 아저씨의 오오라로 강화될지도 모른다는 것.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에고에게는 있지만 저 녀석에게는 없는 것”
에고에게는 감자돌이에게 없는 것이 있다.
”에고! 공중 위로 올라가!”
‘…뺙! 뺘아악~!’
내 지시를 들은 에고가 떠있던 곳보다 훨씬 위 쪽으로 비상했다.
‘콰삭?! 콰사삭!’
감자돌이는 하늘로 날아오른 에고에게 당황한 듯 울부짖었다.
“내 감자돌이가 날개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서 에고한테 공중전을 지시하겠다는거야?”
“감자돌이가 점프할 수 있는 거리는 아무리 높아봤자 제 신장 정도, 에고가 높게 비상하면 절대 공격을 성공시킬 수 없어요!”
내 말대로 감자돌이는 에고를 향해 울부짖을 뿐, 전혀 공격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이대로만 갈 수 있다면…
“하지만 하나 간과한게 있는거 아니야?!”
아저씨가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 번 나에게 돌진했다.
그대로 아저씨는 괭이를 다시 한 번 회전시켜 공격하기 시작했다.
“네가 감자돌이의 공격을 에고에게 닿지 못하게 했다는 건…!”
’콰사삭!!!‘
“그 공격이 널 향한다는 뜻이라는 걸!”
잘은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특정 신호를 보낸것인지, 감자돌이가 방향을 틀어 내 쪽으로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러는 아저씨도 간과한게 있는거 아니에요?!“
“내가 뭘 간과했다는 건데?”
그야…
따악~!
”…그 신호는“
’뺘아아아아악! 화륵!‘
에고의 포효와 함께 화염구가 우리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 있어도 에고는 자신의 역할, ’견제‘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걸!“
그 상태로 에고의 화염구가 우리 쪽으로 도달했고, 감자돌이 쪽으로 직격했다.
’콰삭…!‘
콰앙~!
“…으윽!”
에고의 화염구의 충격으로 내 몸이 살짝 뒤로 붕 떴다.
그리고…
”…허억…허억…괜찮냐? 감자돌이“
’콰삭?! 콰사사삭!!!‘
에고의 화염구가 직격한 위치에는 감자돌이가.
그런 감자돌이의 앞에 아저씨가 서 있었다.
”…설마 에고의 화염구를…!“
몸이 뒤 쪽으로 날아가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아저씨가 감자돌이를 대신해 화염구를 맞은 것처럼 보였다.
“미안하지만 내 소중한 친구를 다치게 할 순 없지…!”
자신의 친구를 지키겠다는 건 나도 동감이지만, 방금 에고의 공격으로 아저씨는 꽤나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가 입고 있던 흰색 셔츠도…
”…셔츠가 불타서…“
불타오른 흰색 셔츠가 재가 되어 날아가고, 그제서야 난 볼 수 있었다.
아저씨의 등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용 문신…?”
한 마리의 용을.
아저씨는 잠시 거칠게 숨을 내뱉고는 조용히 등을 돌렸다.
“후우…이제야 좀 괜찮아지네…서하늘!”
“아저씨…”
“너에게도 꿈이 있겠지? 이 파이트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아까도 아저씨가 말했던…
꿈.
물론 나에게도 있다. 그 꿈이라는 것이…
“물론 있습니다”
“맞아, 나도 너처럼 꿈이 있지…”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괭이를 옆으로 던졌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아직 파이트는 끝나지 않았어!”
그렇게 말한 아저씨가 양 손을 움켜쥐고는 자세를 잡았다.
“확인해보자고! 네 꿈과 내 꿈 중…!”
“…!”
“누구의 꿈이 더 가까워질지 말이야!”
쿠구구구구구구궁!!!
‘뺘아아아아아악!’
아저씨의 외침과 동시에 나도 에고도 느낄 수 있었다.
전장이 울리고 있었다.
아저씨에게서 느껴지는 고양감이 그대로 땅에도 전해지는 것처럼…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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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4.절대적인 힘(2)조회 : 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5 24.23.절대적인 힘(1)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00 23.22.금, 그리고 천서준조회 : 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28 22.21.천서준조회 : 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6 21.20.꿈조회 : 1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48 20.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조회 : 1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19.18.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1)조회 : 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6 18.17.강한 아저씨조회 : 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00 17.16.아저씨조회 : 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04 16.15.1라운드 종료조회 : 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07 15.14.심리전조회 : 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0 14.13.오답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13.12.BANG~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6 12.11.정점, 그리고 1라운드조회 : 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82 11.10.파이트와 정점조회 : 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39 10.9.미지(未知)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0 9.8.한 방(3)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08 8.7.한 방(2)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7 7.6.한 방(1)조회 : 5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2 6.5.은조회 : 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3 5.4.쇠사슬(2)조회 : 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25 4.3.쇠사슬(1)조회 : 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63 3.2.부화조회 : 6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2.1.숟가락조회 : 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1 1.0.프롤로그조회 : 10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