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꿈
조회 : 0 추천 : 0 글자수 : 7,048 자 2024-11-21
쿠구구구구구궁!
전장 바닥이 울리는 정도가 점점 심해져갔다.
'뺘아아아아악!'
에고 또한 아저씨의 감자돌이가 나왔을때보다 더욱 위협적으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렇다는 건...
"저 감자돌이보다도 더욱 위협적인 녀석이 나온다는거려나..."
"우리 감자돌이를 무시하진 말라고, 물론 감자돌이보다 강한 녀석이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아저씨가 말을 잠깐 멈추고는 움켜쥔 양 손으로 자세를 잡았다.
"...작물을 수확할때 '하나'만 수확하라는 보장은 없는 법이니까!"
'뺘악...!'
그 순간, 전장에서 아저씨의 오오라가 넘쳐흘렀다.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없이 당해줄 순 없지.
"에고! 바닥에 그냥 화염구를 쏴!"
'뺘아악,,,화륵!'
"어이쿠...안돼지...!"
콰가가각!
"...에고!"
'뺘악?!'
아저씨의 한 마디와 동시에 농전의 바닥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덮쳐라...! [전투작물 - 벼(Battle Crop - Rice)]"
"감자 다음엔 벼인거에요?! 아니...그것보다!"
농전의 바닥에서 튀어나온 벼는 엄청난 길이였다. 벼보다도 나무에 가까운 크기...
거기에 벼알들이 이빨처럼 날카롭게 에고를 향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지...! 에고 관리 잘해라?"
그리고 그 벼가 지금 화염구를 쏘려던 에고를 덮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싸아아아아아알!'
"...에고! 화염구를 저 녀석한테...!"
"미안하지만 아까도 말했잖아! 작물은 하나만 수확하는게 아니라고!"
콰악!
"무슨?!"
"붙잡아라! [전투작물 - 옥수수(Battle Crop - Corn)]"
이번에 땅에서 튀어나온 건 옥수수의 형상을 한 초생명체.
'코코코코코콕!'
기묘한 울음소리와 함께 옥수수가 자신의 껍질을 휘둘렀다.
"에고한테 지시를 내리게 할 순 없지. 감자돌이! 한 번 더 간다!"
'콰사사삭!'
옥수수, 감자돌이, 그리고 아저씨의 연계 공격.
거기에 에고는 지금 벼한테 공격당한다.
저 세 명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는 건 불가능,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에고가 위험해진다.
...머리를 굴려라 서하늘.
생각을 계속하던 하늘이 처음으로 생각한 것은 아저씨에게 역으로 공격하는 것.
아저씨에게 공격을 성공한다면 아저씨의 초생명체들도 당황해 공격을 멈추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에고는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서하늘! 간다! [삼곡연격 - 삼곡(Triplet Crop Attack - Tricrop)]!"
"...!"
아저씨의 공격 선언. 하지만 하늘은 그 말에 집중하지 않았다.
아저씨의 손, 아저씨가 들고 있던 괭이가 없다.
'아저씨가 영역 조작을 사용하려고 던져놨었지...'
...찬스는 일순!
"뭐하는거지?! 이대로면 네 소중한 친구도 너도 당하고 말텐데!"
기운경은 공격하려던 순간, 하늘의 얼굴을 보았다.
"...너?"
하늘이 웃었다.
"에고! 그냥 화염구를 바닥으로 발사해!"
'...뺘악?!'
"그게 무슨 소리지? 내 친구가 그걸 허용할거라 생각하는거야?"
"에고!"
'화르륵...'
"날...믿지?!"
'...!'
하늘이 내뱉은 한 마디의 당황한 모습의 에고의 눈에 망설임이 사라졌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할 생각인거ㅈ..."
"이미 시작됐어요 아저씨"
기운경은 그제서야 하늘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
'콰삭?!'
'코콕?!'
"미안하지만 여기거든요?!"
하늘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저씨! 괭이 잘 쓸게요?"
하늘의 손에는...
"괭이...너 설마?"
운경이 던져둔 괭이가 있었다.
괭이를 든 채로 하늘은 달려나갔다. 자신의 소중한 파트너를 공격하려는 녀석에게.
"어이! 벼. 내 파트너를 그렇게 하면 못 쓰지!"
난 그 상태로 괭이를 커다란 벼를 향해 내리쳤다.
"쓰아아아아아앜!'
괭이로 내리친 벼가 고통에 울부짖었다.
"에고! 지금이야!"
'뺘악...화르르르르륵!'
에고는 내 신호에 맞춰 화염구를 바닥으로 뿜었다.
"제길...!"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화염구는 아저씨와 초생명체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폭발했다.
"...후우, 에고...잘 했어"
'뺘악!'
내 말에 호응하는 듯, 에고는 하늘에서 그 상태로 날개를 파닥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상함도 감추지 못했다.
'...벼가 사라졌어'
자신이 방금 괭이로 내리친 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움직였다기엔 움직임이 보여야 정상일정도 거대한 크기.
"...[수확(Harvest)]. 네가 에고를 알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이 녀석들을 수확해낼 수 있어"
연기가 걷히고 아저씨의 모습이 천천히 드러났다.
아저씨의 손에는 농작물을 수확할때 쓰는 소쿠리가 나타난 상태였다.
"에고의 화염구가 닫기 전에 그 소쿠리에 초생명체들을 전부 집어넣은거에요?"
"그래. 내 친구들은 불에 약하거든...녀석들을 사지로 몰 자격 따위 일단 나한텐 없어"
아저씨는 그대로 씨익 웃어보였다. 자신이 화염구를 다시 한 번 맞을수도 있음에도 먼저 자신의 초생명체들을 집어넣었다.
"역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네요"
"그럼 이번엔 좀 다르게 가볼까? 각오하라고...!"
콰악...!
"...!'
말을 마친 상태로 아저씨는 빠르게 내게 다가왔다.
"이젠 초능력도 안쓰겠다 이거에요...?"
그 상태로 이어진 몇번의 공방. 아저씨는 아무 초능력 없이 발차기와 주먹만으로 내게 공격을 시도했다.
'뺘아악!'
몇 번 에고가 이를 막기 위해 화염구를 발사했으나, 계속해서 움직이며 공격을 걸어오는 아저씨에게는 명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공격하던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아까도 말했었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꿈'을 가지고 있다고"
꿈.
아저씨가 파이트를 시작하고나서 몇 번씩 말했던 말이다.
콱! 파바박! 콱!
"서하늘. 네 꿈은 뭐지?"
"...그게 지금 사람한테 주먹질이랑 발길질 하면서 할 소리에요?"
하늘은 아저씨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호오, 방금껀 꽤 괜찮았는데?"
콱!
"...제 꿈은 행복을 찾는 거에요. 초능력을 얻고 나서 에고라는 파트너와 다운이. 그리고..."
난 그대로 아저씨를 바라봤다.
"아저씨라는 소중한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전 이 정도로 만족하고 싶지 않아요"
콱! 콰악!
"이 행복을 지키고 더 많은 행복을 위해 이겨나갈거에요!"
아저씨가 내 얘기를 듣더니 다시 한 번 웃음을 지어보였다.
"...크흐, 좋은 대답이구만!"
콰악!
"...?"
"[재배(Cultivation)]"
소쿠리가 땅에 파뭍힌채, 그대로 농전 바닥에 흡수되었다.
"내 꿈도 너와 비슷해. 조금은 다르지만!"
그 상태로 아저씨가 달려들었다.
"...난 예전에 깡패였어. 질 좋지 못한 녀석들이랑 어울리며 허구헌 날 패싸움 하기 일 쑤였지"
"등의 용문신은..."
"맞아, 철없을적 멋있어보인다고 새겨넣은거지. 이젠 지워지지도 않아"
하지만 아저씨와 파이트를 진행하면서 난 아저씨가 깡패라는 걸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 에고조차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아저씨의 꿈은 뭐죠?"
"내 꿈은 친구들과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드는거야"
안식처.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그렇다는 건 이 [영역 조작]이...바로"
"그래. 초능력자가 되고 나서 내 곁에 있어줄 친구들이 '유일하게' 지낼 수 있는 안식처지! 하지만 이걸로 끝나지 않아!"
콰각! 콰가각!
'콰사사삭!' / '코코코코콕!'
"이 녀석들도! 나도! 그리고 내 친구들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베스트 플레이스를 만들겠다는 꿈! 그걸 이루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농전 바닥에서 감자와 옥수수가 튀어나왔다.
"난 절대 지지 않아!"
'뺘아아악! 화륵!'
콰앙!
"[수확(Harvest)]"
"...아저씨의 꿈도 정말 멋진 꿈이네요. 자신의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수확을 쓰고 재배해서 다시 불러내는 전략까지..."
아저씨가 엄지를 내밀어보였다.
"내 친구들에 대한 예의니까! 자! 그럼 계속 간다!"
아저씨가 다시 한 번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난 그 순간 알아챌 수 있었다,
'...!'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에고! 간다!"
'뺘악!'
*
서하늘과 기운경. 둘의 파이트를 관전하던 은이 Y.G에게 물었다.
"Y.G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의 파이트"
은의 얘기를 들었던 Y.G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영역 조작]을 처음으로 상대하는 서하늘 씨가 처음엔 불리할거라 생각했습니다만...크흐흐"
Y.G가 그대로 웃음을 터트렸다.
"...Y.G님?"
"아아...서하늘 씨, 정말 굉장하시네요. 설마 찾아냈을 줄이야...!"
"찾아냈다구요?"
Y.G가 양 팔을 넓게 벌렸다.
"승리를 위해 필요한 건, 전장 전체를 볼 수 있는 힘! 자! 서하늘 씨! 보여주십시오!"
Y.G의 눈은 하늘과 운경의 파이트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이 영역을...공략해주세요!"
*
"흐아아아압!"
콱! 콰콱!
'콰사사삭!'
'뺘악!'
콰앙!
운경은 계속해서 수확과 재배를 번갈아서 사용. 하늘은 피하고 받아치며 에고에게 공격을 지시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계속하던 운경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뭘 생각하는거야? 이대로면 체력이 먼저 빠지는 건 네 쪽이야"
확실히 에고도 계속해서 화염구를 사용한 탓에 힘이 빠지고 있고, 계속해서 피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이 정도면...된 것 같아요"
"...?"
"...제 승리를 위한 밑준비가!"
하늘의 말이 끝나자마자 운경은 머릿속으로 생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늘이 한 행동이라고는 자신과 초생명체들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 뿐.
에고의 공격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수확과 재배를 반복하면 자신에게 오는 피해는 제로에 가깝다.
밑준비는 커녕, 능력을 사용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았는데...
"...잠시만...능력을...?"
생각 도중, 귀로 하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눈치채신 것 같아요? 제가 한동안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에고에게만 공격을 지시했다는 걸"
"에고한테만...?"
운경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그 상태로 팔을 넓게 벌렸다.
"아저씨! 아까 말했죠? 여기는 아저씨의 나와바리라고!"
"...너...설마!"
운경은 그 순간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 소리쳤다.
수확과 재배의 존재를 알고도 멈추지 않은 에고의 공격. 그리고 지금 이 전장은 자신의...
"[영역 조작]이 되어 있는 상태...!"
"아저씨가 공격해올때 무심코 농전을 바라봤어요. 에고의 공격이 맞은 부분은 오오라가 박살나서 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하늘의 말대로였다.
[영역 조작]은 영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능력. 오오라로 영역 전체를 감싸는 것으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에고의 공격이 명중한 곳은 그 오오라가 응집된 형태를 박살내서 그 상태로 구멍이 뚫린 상태가 된다.
"자! 아저씨! 지금부터...!"
하늘이 그 상태로 양 손을 농전 바닥으로 가져다댔다.
"이곳은 제 '나와바리'라구요!"
전장을 감싸고 있던 진한 흙색과 푸릇한 초록빛의 오오라.
그 오오라를 푸른 색의 오오라가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영역 조작 - 안식처(Area Control - Best Place)]!"
"...안식처...라..."
하늘은 운경이 만들었던 영역의 오오라량을 에고의 불꽃으로 최대한 줄였다.
[영역 조작]을 깨뜨리기 위해 그 영역을 다시 한 번 조작해 덮어쓴다.
그를 위해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운경의 공격을 방어한 하늘은 이내 성공했다.
푸른빛의 오오라가 전장 전체를 감쌌다.
"아저씨는 영역을 조작하기 위해 대부분의 오오라를 쏟아부었죠. 수확과 재배를 그 이후로도 연속해서 사용했으니 제가 영역을 덮어씀으로써..."
"...그래, 난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할 수 없지. 파이트의 승리조건은..."
둘은 일제히 입을 열었다.
"상대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 / "상대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
운경은 하늘을 바라봤다.
푸른빛 오오라로 뒤덮힌 전장에서 꾿꾿히 서있는 하늘의 모습...
"...아름답네. 크흐..."
[시스템 : 초능력자 19위 기운경. 패배하셨습니다]
털썩...
운경은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졌습니다"
[서하늘(8위) vs 기운경(19위) 2라운드 38분 11초 경과, 시합 종료]
.
.
.
하늘은 그대로 운경의 옆으로 걸어갔다.
"..."
"좋은 승부였어요. 아저씨!"
털썩!
하늘도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마찬가지다. 하늘아"
둘은 그대로 실컷 웃었다.
푸른빛의 시원한 오오라가 등을 스치며, 둘은 그렇게 더욱 친해졌다.
그리고 하늘은...
[S☆N 파이트 2라운드 38분 11초 승리. 랭킹이 상승합니다(8위 - 2위)]
자신이 이후 어떤 상대를 맞이하게 될지, 아직 알지 못했다.
*
"....."
스르르르르릉...턱.
[S☆N 파이트 2라운드 2분 17초 승리. 랭킹이 유지됩니다(1 - 1)]
"...서하늘...인가"
전장 바닥이 울리는 정도가 점점 심해져갔다.
'뺘아아아아악!'
에고 또한 아저씨의 감자돌이가 나왔을때보다 더욱 위협적으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렇다는 건...
"저 감자돌이보다도 더욱 위협적인 녀석이 나온다는거려나..."
"우리 감자돌이를 무시하진 말라고, 물론 감자돌이보다 강한 녀석이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아저씨가 말을 잠깐 멈추고는 움켜쥔 양 손으로 자세를 잡았다.
"...작물을 수확할때 '하나'만 수확하라는 보장은 없는 법이니까!"
'뺘악...!'
그 순간, 전장에서 아저씨의 오오라가 넘쳐흘렀다.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없이 당해줄 순 없지.
"에고! 바닥에 그냥 화염구를 쏴!"
'뺘아악,,,화륵!'
"어이쿠...안돼지...!"
콰가가각!
"...에고!"
'뺘악?!'
아저씨의 한 마디와 동시에 농전의 바닥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덮쳐라...! [전투작물 - 벼(Battle Crop - Rice)]"
"감자 다음엔 벼인거에요?! 아니...그것보다!"
농전의 바닥에서 튀어나온 벼는 엄청난 길이였다. 벼보다도 나무에 가까운 크기...
거기에 벼알들이 이빨처럼 날카롭게 에고를 향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지...! 에고 관리 잘해라?"
그리고 그 벼가 지금 화염구를 쏘려던 에고를 덮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싸아아아아아알!'
"...에고! 화염구를 저 녀석한테...!"
"미안하지만 아까도 말했잖아! 작물은 하나만 수확하는게 아니라고!"
콰악!
"무슨?!"
"붙잡아라! [전투작물 - 옥수수(Battle Crop - Corn)]"
이번에 땅에서 튀어나온 건 옥수수의 형상을 한 초생명체.
'코코코코코콕!'
기묘한 울음소리와 함께 옥수수가 자신의 껍질을 휘둘렀다.
"에고한테 지시를 내리게 할 순 없지. 감자돌이! 한 번 더 간다!"
'콰사사삭!'
옥수수, 감자돌이, 그리고 아저씨의 연계 공격.
거기에 에고는 지금 벼한테 공격당한다.
저 세 명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는 건 불가능,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에고가 위험해진다.
...머리를 굴려라 서하늘.
생각을 계속하던 하늘이 처음으로 생각한 것은 아저씨에게 역으로 공격하는 것.
아저씨에게 공격을 성공한다면 아저씨의 초생명체들도 당황해 공격을 멈추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에고는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서하늘! 간다! [삼곡연격 - 삼곡(Triplet Crop Attack - Tricrop)]!"
"...!"
아저씨의 공격 선언. 하지만 하늘은 그 말에 집중하지 않았다.
아저씨의 손, 아저씨가 들고 있던 괭이가 없다.
'아저씨가 영역 조작을 사용하려고 던져놨었지...'
...찬스는 일순!
"뭐하는거지?! 이대로면 네 소중한 친구도 너도 당하고 말텐데!"
기운경은 공격하려던 순간, 하늘의 얼굴을 보았다.
"...너?"
하늘이 웃었다.
"에고! 그냥 화염구를 바닥으로 발사해!"
'...뺘악?!'
"그게 무슨 소리지? 내 친구가 그걸 허용할거라 생각하는거야?"
"에고!"
'화르륵...'
"날...믿지?!"
'...!'
하늘이 내뱉은 한 마디의 당황한 모습의 에고의 눈에 망설임이 사라졌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할 생각인거ㅈ..."
"이미 시작됐어요 아저씨"
기운경은 그제서야 하늘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
'콰삭?!'
'코콕?!'
"미안하지만 여기거든요?!"
하늘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저씨! 괭이 잘 쓸게요?"
하늘의 손에는...
"괭이...너 설마?"
운경이 던져둔 괭이가 있었다.
괭이를 든 채로 하늘은 달려나갔다. 자신의 소중한 파트너를 공격하려는 녀석에게.
"어이! 벼. 내 파트너를 그렇게 하면 못 쓰지!"
난 그 상태로 괭이를 커다란 벼를 향해 내리쳤다.
"쓰아아아아아앜!'
괭이로 내리친 벼가 고통에 울부짖었다.
"에고! 지금이야!"
'뺘악...화르르르르륵!'
에고는 내 신호에 맞춰 화염구를 바닥으로 뿜었다.
"제길...!"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화염구는 아저씨와 초생명체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폭발했다.
"...후우, 에고...잘 했어"
'뺘악!'
내 말에 호응하는 듯, 에고는 하늘에서 그 상태로 날개를 파닥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상함도 감추지 못했다.
'...벼가 사라졌어'
자신이 방금 괭이로 내리친 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움직였다기엔 움직임이 보여야 정상일정도 거대한 크기.
"...[수확(Harvest)]. 네가 에고를 알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이 녀석들을 수확해낼 수 있어"
연기가 걷히고 아저씨의 모습이 천천히 드러났다.
아저씨의 손에는 농작물을 수확할때 쓰는 소쿠리가 나타난 상태였다.
"에고의 화염구가 닫기 전에 그 소쿠리에 초생명체들을 전부 집어넣은거에요?"
"그래. 내 친구들은 불에 약하거든...녀석들을 사지로 몰 자격 따위 일단 나한텐 없어"
아저씨는 그대로 씨익 웃어보였다. 자신이 화염구를 다시 한 번 맞을수도 있음에도 먼저 자신의 초생명체들을 집어넣었다.
"역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네요"
"그럼 이번엔 좀 다르게 가볼까? 각오하라고...!"
콰악...!
"...!'
말을 마친 상태로 아저씨는 빠르게 내게 다가왔다.
"이젠 초능력도 안쓰겠다 이거에요...?"
그 상태로 이어진 몇번의 공방. 아저씨는 아무 초능력 없이 발차기와 주먹만으로 내게 공격을 시도했다.
'뺘아악!'
몇 번 에고가 이를 막기 위해 화염구를 발사했으나, 계속해서 움직이며 공격을 걸어오는 아저씨에게는 명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공격하던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아까도 말했었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꿈'을 가지고 있다고"
꿈.
아저씨가 파이트를 시작하고나서 몇 번씩 말했던 말이다.
콱! 파바박! 콱!
"서하늘. 네 꿈은 뭐지?"
"...그게 지금 사람한테 주먹질이랑 발길질 하면서 할 소리에요?"
하늘은 아저씨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호오, 방금껀 꽤 괜찮았는데?"
콱!
"...제 꿈은 행복을 찾는 거에요. 초능력을 얻고 나서 에고라는 파트너와 다운이. 그리고..."
난 그대로 아저씨를 바라봤다.
"아저씨라는 소중한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전 이 정도로 만족하고 싶지 않아요"
콱! 콰악!
"이 행복을 지키고 더 많은 행복을 위해 이겨나갈거에요!"
아저씨가 내 얘기를 듣더니 다시 한 번 웃음을 지어보였다.
"...크흐, 좋은 대답이구만!"
콰악!
"...?"
"[재배(Cultivation)]"
소쿠리가 땅에 파뭍힌채, 그대로 농전 바닥에 흡수되었다.
"내 꿈도 너와 비슷해. 조금은 다르지만!"
그 상태로 아저씨가 달려들었다.
"...난 예전에 깡패였어. 질 좋지 못한 녀석들이랑 어울리며 허구헌 날 패싸움 하기 일 쑤였지"
"등의 용문신은..."
"맞아, 철없을적 멋있어보인다고 새겨넣은거지. 이젠 지워지지도 않아"
하지만 아저씨와 파이트를 진행하면서 난 아저씨가 깡패라는 걸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 에고조차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아저씨의 꿈은 뭐죠?"
"내 꿈은 친구들과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드는거야"
안식처.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그렇다는 건 이 [영역 조작]이...바로"
"그래. 초능력자가 되고 나서 내 곁에 있어줄 친구들이 '유일하게' 지낼 수 있는 안식처지! 하지만 이걸로 끝나지 않아!"
콰각! 콰가각!
'콰사사삭!' / '코코코코콕!'
"이 녀석들도! 나도! 그리고 내 친구들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베스트 플레이스를 만들겠다는 꿈! 그걸 이루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농전 바닥에서 감자와 옥수수가 튀어나왔다.
"난 절대 지지 않아!"
'뺘아아악! 화륵!'
콰앙!
"[수확(Harvest)]"
"...아저씨의 꿈도 정말 멋진 꿈이네요. 자신의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수확을 쓰고 재배해서 다시 불러내는 전략까지..."
아저씨가 엄지를 내밀어보였다.
"내 친구들에 대한 예의니까! 자! 그럼 계속 간다!"
아저씨가 다시 한 번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난 그 순간 알아챌 수 있었다,
'...!'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에고! 간다!"
'뺘악!'
*
서하늘과 기운경. 둘의 파이트를 관전하던 은이 Y.G에게 물었다.
"Y.G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의 파이트"
은의 얘기를 들었던 Y.G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영역 조작]을 처음으로 상대하는 서하늘 씨가 처음엔 불리할거라 생각했습니다만...크흐흐"
Y.G가 그대로 웃음을 터트렸다.
"...Y.G님?"
"아아...서하늘 씨, 정말 굉장하시네요. 설마 찾아냈을 줄이야...!"
"찾아냈다구요?"
Y.G가 양 팔을 넓게 벌렸다.
"승리를 위해 필요한 건, 전장 전체를 볼 수 있는 힘! 자! 서하늘 씨! 보여주십시오!"
Y.G의 눈은 하늘과 운경의 파이트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이 영역을...공략해주세요!"
*
"흐아아아압!"
콱! 콰콱!
'콰사사삭!'
'뺘악!'
콰앙!
운경은 계속해서 수확과 재배를 번갈아서 사용. 하늘은 피하고 받아치며 에고에게 공격을 지시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계속하던 운경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뭘 생각하는거야? 이대로면 체력이 먼저 빠지는 건 네 쪽이야"
확실히 에고도 계속해서 화염구를 사용한 탓에 힘이 빠지고 있고, 계속해서 피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이 정도면...된 것 같아요"
"...?"
"...제 승리를 위한 밑준비가!"
하늘의 말이 끝나자마자 운경은 머릿속으로 생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늘이 한 행동이라고는 자신과 초생명체들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 뿐.
에고의 공격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수확과 재배를 반복하면 자신에게 오는 피해는 제로에 가깝다.
밑준비는 커녕, 능력을 사용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았는데...
"...잠시만...능력을...?"
생각 도중, 귀로 하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눈치채신 것 같아요? 제가 한동안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에고에게만 공격을 지시했다는 걸"
"에고한테만...?"
운경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그 상태로 팔을 넓게 벌렸다.
"아저씨! 아까 말했죠? 여기는 아저씨의 나와바리라고!"
"...너...설마!"
운경은 그 순간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 소리쳤다.
수확과 재배의 존재를 알고도 멈추지 않은 에고의 공격. 그리고 지금 이 전장은 자신의...
"[영역 조작]이 되어 있는 상태...!"
"아저씨가 공격해올때 무심코 농전을 바라봤어요. 에고의 공격이 맞은 부분은 오오라가 박살나서 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하늘의 말대로였다.
[영역 조작]은 영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능력. 오오라로 영역 전체를 감싸는 것으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에고의 공격이 명중한 곳은 그 오오라가 응집된 형태를 박살내서 그 상태로 구멍이 뚫린 상태가 된다.
"자! 아저씨! 지금부터...!"
하늘이 그 상태로 양 손을 농전 바닥으로 가져다댔다.
"이곳은 제 '나와바리'라구요!"
전장을 감싸고 있던 진한 흙색과 푸릇한 초록빛의 오오라.
그 오오라를 푸른 색의 오오라가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영역 조작 - 안식처(Area Control - Best Place)]!"
"...안식처...라..."
하늘은 운경이 만들었던 영역의 오오라량을 에고의 불꽃으로 최대한 줄였다.
[영역 조작]을 깨뜨리기 위해 그 영역을 다시 한 번 조작해 덮어쓴다.
그를 위해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운경의 공격을 방어한 하늘은 이내 성공했다.
푸른빛의 오오라가 전장 전체를 감쌌다.
"아저씨는 영역을 조작하기 위해 대부분의 오오라를 쏟아부었죠. 수확과 재배를 그 이후로도 연속해서 사용했으니 제가 영역을 덮어씀으로써..."
"...그래, 난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할 수 없지. 파이트의 승리조건은..."
둘은 일제히 입을 열었다.
"상대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 / "상대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
운경은 하늘을 바라봤다.
푸른빛 오오라로 뒤덮힌 전장에서 꾿꾿히 서있는 하늘의 모습...
"...아름답네. 크흐..."
[시스템 : 초능력자 19위 기운경. 패배하셨습니다]
털썩...
운경은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졌습니다"
[서하늘(8위) vs 기운경(19위) 2라운드 38분 11초 경과, 시합 종료]
.
.
.
하늘은 그대로 운경의 옆으로 걸어갔다.
"..."
"좋은 승부였어요. 아저씨!"
털썩!
하늘도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마찬가지다. 하늘아"
둘은 그대로 실컷 웃었다.
푸른빛의 시원한 오오라가 등을 스치며, 둘은 그렇게 더욱 친해졌다.
그리고 하늘은...
[S☆N 파이트 2라운드 38분 11초 승리. 랭킹이 상승합니다(8위 - 2위)]
자신이 이후 어떤 상대를 맞이하게 될지, 아직 알지 못했다.
*
"....."
스르르르르릉...턱.
[S☆N 파이트 2라운드 2분 17초 승리. 랭킹이 유지됩니다(1 - 1)]
"...서하늘...인가"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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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1.천서준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6 21.20.꿈조회 : 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48 20.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조회 : 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19.18.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1)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6 18.17.강한 아저씨조회 : 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00 17.16.아저씨조회 : 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04 16.15.1라운드 종료조회 : 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07 15.14.심리전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0 14.13.오답조회 : 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13.12.BANG~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6 12.11.정점, 그리고 1라운드조회 : 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82 11.10.파이트와 정점조회 : 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39 10.9.미지(未知)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0 9.8.한 방(3)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08 8.7.한 방(2)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7 7.6.한 방(1)조회 : 5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2 6.5.은조회 : 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3 5.4.쇠사슬(2)조회 : 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25 4.3.쇠사슬(1)조회 : 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63 3.2.부화조회 : 6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2.1.숟가락조회 : 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1 1.0.프롤로그조회 : 10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