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 : 야. 내가 니 고백을 받아주겠냐?
나는 소담이 누나 좋아한다고. 이.소.담.누.나!
도대체 5년동안 뭐하는 짓인데? 나는 너 싫다고...
은하 : 야. 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가....
자그마치 9년 이었다.. 민우를 좋아한 건..
소담이 언니를 좋아한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민우도 좋았지만 소담이 언니도 똑같이 정말 좋아하는 언니었기에, 언니를 미워하기도 힘들었다.
소담이 언니는 나랑 네살 차이... 민우랑 나랑은 동갑..
앞으로 볼 일이 많기에, 나는 그저 옆에서 묵묵히 민우를 받쳐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저런 매정한 말들 뿐이었다....
은하 : 주님.. 제발... 제가 한 번만... 새 인생을 살게 해 주세요....
제발.... 주님....
나의 이름은 이은하 '하나님의 은혜 '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내 인생도... 은혜가 가득 했다면.. 하....ㅋ 이제는 기대도 되지 않는다...
점점 나락으로 가는 이미지에... 내 주변에 사람 한 명은 개뿔.. 개미 한 마리도 없다...
은하 : 하... 주님...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 합시다... 진짜 계시다면.... 그냥 회귀 시켜주세요..
새 삶을 저에게 안겨주세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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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남기고, 나는 뛰어내렸다.
스무살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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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은하 : 음....
?? : @#!#%#!@일어나!!
은하 : ....?
?? : 이은하!! 정신 차려!!!! 8시야!!! 얼른 나가야지!! 엄마 봉사 하러 가야되는데!! ;; 늦겠다!!!
무슨 중 1이 이렇게 늦장을 부려!!!
은하 : ???? 아,알았어요!! 일어났어요!!
(ㅁ,뭐지? 나는 분명... 죽었는데...?)
어쩐 일인지 거울 속 나의 모습은, 청소년부에 처음 가는 날 예쁘게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이었다.
은하 : 엄마!! 나 지금 중 1이에요?? 오늘 몇월 며칠 이에요??
엄마 : 얘가 왜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래? 너 중 1 맞고 오늘 1월 2일 이야!!
은하 : ㅇ,아!! 알겠어요!!! 얼른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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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 하휴... 피곤해....
자모실이나 가서 쉬어야겠다....
(찰칵)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한 모습들이 보였다.
소담 : 누,누구세요...?
은하 : (ㅇ,아! 나 오늘 처음 왔구나!)ㅇ,아..! 드,들어가두 대요오...?
주은 : (디게 귀엽게 생겼다아! 아가네 아가~) 그러엄~
소담 : (귓속말로)쟤 들어와도 되..?
주은 : (귓속말로)오늘 들어오는 중 1인 것 같은데... 친한 사람 많이 없을 거 아냐... 우리가 젤 먼저 친해지자!!
소담 : (귓속말로)그래..!
주은 : 이름이 뭐야?나는 고2 김주은 이야!
소담 : 나는 고2 이소담!
은하 : 저느은... 중1 이은하요오...
소담 : (안에 애들을 보고)인사 안하시나요?^^
하은 : 안뇽~ 나는 고3 김하은이야~ 주은이 언니!!
민서 : 안녕 나는 중3 최민서야
현서 : 안녕~ 나는 고3 최현서, 민서 언니야~
준서 : 안녕? 나는 고3 임준서야~
보라 : 안녕? 나는 고3 정보라야~
하늘 : 안녕? 나는 중2 정하늘이야~ 보라누나 동생!
은하 : 우아아!! 안녕하세요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아!
친하게 지내고 시퍼요오...
하은 : ㅋㅋㅋ 귀야어~ 친하게 지내자아~~
주은 : ㄹㅇㄹㅇ ㅠㅜ
소담 : 그래그래~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 했다
주은,소담,보라,하은,하늘,준서 : 프레이즈 올래? (한쪽은...프레이즈 찬양팀에 오라고 하고...)
현서,민서 :브니엘 올래?(한쪽은 브니엘 찬양팀에 오라고 하고...)
은하 : 프레이즈는 뭐하는 거야요..?
소담 : 프레이즈는! 성가대 처럼 설교 전에 찬양을 올려 드리는거야!
현서 : 브니엘은! CCM 찬양팀 처럼 예배 시작 전에 찬양을 올려 드리는거야~~
은하 :(일단은... 소담이 언니,주은이 언니가 좋으니깐...)ㅈ,저... 프레이즈요오...
소담 : 훗... 승리하였군....
하은 : ㅎㅎ 소담아 고생했어~~
은하 : 근데에... 혹시 규리.. 아세요오...?
주은 : 음.. 아니 모르는데..
은하 : 우아..! 진짜요오??
소담 : 그렇지...
은하 : 근데에... 혹시
청소년부에 잘생기신 오빠 한 분 있으신데...
그.. 누구더라... 김 누구였는데에.....
소담 : 혹시 김하랑 말하는 거냐??
은하 : 네..! 그랬던 것 같아요오....
소담 : 웩... 김하랑이 잘생겨...
은하 : 혹시 그럼...... 아....
소담 : 너 왜 울어???????
은하 : 그냥...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해서요...언니.... 나 언니 너무 좋은데 언니한테 못 다가가겠어....)
[소담이 언니]
소담이 언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니이다.
다른 언니들도 모두 다정하고 착하지만,
그래도 지난 생 학폭과 시련 그리고 수능 낙오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나에게 남은 믿을 수 있는 열 명중에 한 사람이었다.
친구도 없고, 항상 울기만 하던 나와 달리, 언니는 항상 강인하고,친구도 많았다.
내가 사는 지역에 이소담 이라는 이름만 들려도 아~ 그 언니?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열네살 성탄절 준비기간, 나는 규리의 손에 이끌려 춤을 추게 되었다.
리더를 맡은 소담이 언니는 나랑 덜 친하기에 처음에는 짧은 대화를 하는 정도였다.
또한 당시에 내가 언니들에게 겁을 먹은 상태여서 대화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과 다른 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에,
어느새 언니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가장 친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내 속마음을 다 언니에게 털어놓았고,
언니도 마음 놓고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부 사람들이 그렇게 믿으면 안되는 사람인 것도 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청소년부는 생각보다 더 부정부패 하고 편이 갈린 곳이었다.
교회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느날 언니는 나에게 말했다.
"민우가 나한테 고백 아닌 고백을 했어.. 나를 좋아한다더라... 근데 나도 나이 차이랑 여자가 많은 것이 걸려서, 차마 고백을 못 받아주겠다.."
아...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마주치지 않고 싶어했던 그 사실이, 외면해왔던 그 아픈 현실이... 마침내 다가왔구나.............
결국 사실은 사실이었고, 현실도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