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혈월강림, 월익의 광무
조회 : 16 추천 : 0 글자수 : 6,432 자 2025-08-25
순간, 부락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되었다.
아이들의 찢어질 듯한 울음이 사방에 메아리치고, 여인들의 절규가 목을 찢으며 터져 나왔다. 전사들은 분노와 공포가 뒤섞인 포효를 내지르며 혼신의 힘으로 맞섰다. 이 모든 소리가 월익(月翼)의 섬뜩한 날갯짓과 뒤엉켜 그 밤만의 음산한 교향곡을 이루었다. 마치 지옥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피빛 심포니가 이 피의 달밤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피비린내는 짙어지고, 붉은 달빛은 그 광경을 더욱 음울하게 비추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품에 매달린 채 숨을 삼켰다. 그러나 무자비한 월익의 울부짖음은 어떤 기도도, 어떤 절규도 묵살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부락을 에워싼 불길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화염의 장막은 초목과 집조차 태우지 못하는 이질적인 불꽃이었지만, 월익에게만큼은 치명적인 장벽이 되었다. 불길에 가까이 간 월익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고, 그 광경은 잠시나마 부락민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었다.
“더 던져라! 멈추지 말아라!”
불길 속에서 흰 머리를 휘날리며 아공은 하늘을 응시해 낮게 명했다.
부락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떨리는 손으로 짐승들을 던졌다. 겨울 내내 피땀으로 사냥해 저장한 짐승들이었지만, 지금은 부족의 생명을 위해 내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은 제의를 올리는 헌배 같기도, 괴수에게 바치는 공물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저장해 둔 짐승이 모두 사라지자 월익의 광기는 더욱 극에 달했다. 그들의 날갯짓은 폭풍 같았고, 시뻘건 눈동자는 광기로 이글거렸다. 불의 장벽을 아귀로 물어 찢어발기려는 기세로 부락 안쪽까지 스며들어, 만인의 피를 탐하는 야성의 광기가 장막째 꿰뚫을 듯 거세게 들이받았다.
그 찰나, 아공은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웅— 하고 낮고 무거운 울림과 함께 불바다가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로 응집되더니, 회오리의 중심에서 불꽃이 층층이 말려 올라 하늘을 겨눈 창이 되었다. “서라!” 그의 한마디에 화염의 장벽이 더욱 높이 치솟았고, 그 사이로 시위를 떠난 화살들이 연이어 하늘을 가르며 월익의 군집을 향해 곧장 꽂혔다.
그러나 월익은 기이한 생명—거의 죽지 않는 자들이다. 날갯짓의 음울한 중음과 귀를 찢는 비명이 겹겹이 덮치며 우산부락 사람들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오래지 않아 몇 마리 월익이 끝내 불장벽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부락 안을 사납게 헤집자, 비명과 통곡, 분노의 고함이 불길의 틈으로 한꺼번에 솟구쳐 사방이 뒤엉켰다.
같은 시각, 오룡부락 또한 우산부락과 다름없는 참극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불길과 비명이 뒤엉킨 광경, 허공을 찢는 월익의 기음, 피범벅이 된 공중에서 사람과 짐승이 구분되지 않는 광란의 축제가 펼쳐졌다. 처절한 고함과 절규 속에 방어선은 붕괴되었고, 인간의 분노조차 허공을 뒤덮은 월익의 수에 눌려 감히 솟구치지 못했다.
하지만 유독 흑산부락만은 이 광경 속에서 이질적 침묵에 잠겨 있었다. 그곳의 족인들은 모두 대지에 납작 엎드려 숨조차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늘에는 그 부락의 만공 비투가 광기 어린 표정으로 팔을 벌린 채 서 있었고, 그의 입에서는 낯설고 기이한 주문이 끊임없이 흘렀다.
사방에는 월익이 떼를 지어 회전했고, 심지어 수많은 월익이 비투의 몸에 달라붙어 날카로운 이빨로 피부를 꿰뚫고 피를 빨아냈다. 그러나 비투는 마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자처럼 몸을 떨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광기는 점점 짙어져 얼굴은 해골처럼 창백해졌고, 음성만은 점점 커졌다.
“내 피를 제물로 바치노니, 태고의 화만(火蠻) 일족이여! 불사의 혼으로 월익이 된 너희여! 내 만혈을 마셨거든, 그 뜨거운 화만의 피를 내 육신에 흐르게 하라!”
그 포효와 함께 비투의 몸에서는 칠흑의 광채가 섬광처럼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 들러붙어 있던 월익들이 괴성을 토하며 몸을 웅크렸다. 붉게 빛나던 눈은 한순간 칙칙하게 바래졌고, 마치 생명이 꺼진 듯 하나둘 그의 몸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그 광경도 잠시였을 뿐, 더 많은 월익이 광란처럼 다시 비투에게 몰려들었다. 그 반복 속에서 수많은 월익의 피가 비투의 몸에 흡수되기 시작했고, 그의 체형은 눈에 띄게 비대해졌다.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무시무시한 기혈이 폭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 피의 소용돌이는 흑산 상공의 월익 떼만 자극한 것이 아니었다. 우산과 오룡을 향하던 무리 중 일부가 이 이변을 감지하고 방향을 꺾어 다시 흑산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혼란의 한가운데, 흑산부락 가까운 바위 언덕 위에는 검은 도포를 입은 이질적인 실루엣 하나가 조용히 서 있었다. 대지에 엎드려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부족민들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이었다. 그가 걸친 흑포는 이 지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음산하고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 공기마저 짓누르는 듯했다.
“월석으로 화만 월익을 소환하는 방법을 전해 주었고, 개진경(開塵境)으로 오르는 지름길도 알려 주었다… 이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네 놈의 조화에 달렸지, 비투.”
흑포(黑袍)의 사내가 옅게 비웃으며 시선을 거두는 순간, 비투의 육신은 이미 괴이할 만큼 부풀어 있었다. 뼛속에서 솟구친 듯한 피빛 혈기가 허공을 뒤흔들며 퍼져 나갔고, 사방의 월익들은 끊임없이 몸을 던졌다. 이빨을 박아 피를 빨아내는 그 순간마저도 그 피가 다시 비투의 육신에 흡수되는 광경은 섬뜩할 만큼 기괴했다.
허공을 가르는 기음(嘶音), 그 사이에 얽힌 기묘한 주문—그리고 점점 짙어지는 피내음.
족인들은 여전히 땅에 납작 엎드려 감히 시선을 들지 못했다. 오직 비투의 광란과, 그 광경을 비웃듯 지켜보는 흑포의 남자만이 이 밤의 심장을 움켜쥔 채 조용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한편, 외부의 참혹한 광경과 달리 소율은 비교적 안전했다. 그는 은신처에서 바위를 밀쳐 내고 숨을 몰아쉬며 밖으로 몸을 뺐다. 뜨거운 열기에 데인 피부에는 물집이 맺혔고, 입술은 갈라져 피가 배어 나왔다. 심장은 쉴 새 없이 고동쳤고, 머릿속은 타들어 가는 듯 어질렀다.
“여기가… 월익의 둥지였구나.”
소율은 동굴 깊숙한 어둠을 노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려서부터 월익에 관한 전설을 귀가 닳도록 들어 온 터라, 그 괴수의 무시무시함—특히 거의 불사에 가깝다는 소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어서 바깥 출구 가까이 머리를 내밀어 살짝 훑어보고는 곧장 숨을 들이켜 몸을 뒤로 뺐다. 밖은 붉은 안개가 하늘을 통째로 삼킨 광경, 그 속을 헤집는 수없는 날개 소리와 비명뿐이었다.
“지금 나가면 곧바로 들킨다… 부락은… 괜찮을까.”
걱정이 가슴을 옥죄어 왔지만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나아가 도울 방법이 없었다. 밖으로 뛰쳐나가면 단숨에 월익(月翼)에게 들켜 산 채로 갈가리 찢길 것임을 소율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두 눈을 꼭 감았다가 길게 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 차례 깊은 호흡 끝에 다시 뜬 눈동자에는 두려움을 딛고 선 결심의 빛이 어려 있었다.
‘이대로 숨어 떨고만 있을 순 없어. 이 동굴이 월익의 둥지라면, 그 비밀을 알아내 할아버지께 전해야 해. 그래야 부락을 살릴 길이 열릴 거야.’
소율은 스스로를 다잡듯 낮게 중얼거리고, 아직 발을 들이지 않은 미지의 깊은 곳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뜨겁게 달궈진 용암의 숨결이 뿜어져 한 걸음도 내딛기 힘들던 곳인데, 걸음을 옮길수록 열기는 사라지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서늘한 한기가 그를 감쌌다.
축축한 바닥에는 오래전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 검게 빛났고, 동굴 벽에는 불길에 그을린 흔적처럼 뒤엉킨 그물무늬의 검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갈라진 틈마다 하얀 서리가 피어났던 것이다. 뜨거움과 차가움, 상반된 두 기운이 동시에 흐르는 이곳—소율은 본능적으로 이곳이 월익의 근원과 맞닿아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몸을 최대한 낮추고 손끝으로 거친 암벽을 더듬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발끝에 밟히는 자잘한 돌멩이 하나에도 긴장이 온몸을 덮쳤고, 동굴 깊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울려오는 메아리는 마치 누군가 낮게 속삭이는 듯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의 숨결과 심장 박동만이 이곳의 적막을 깼다.
한편, 바깥의 전장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사방으로 타오르는 화염의 벽은 점점 좁아지고, 피비린내가 바람을 타고 진동했다. 우산부의 대지는 온통 붉은 피로 젖었고, 밤하늘을 뒤덮은 혈월(月)빛 아래 날갯짓과 비명 소리가 얽혀 혼돈의 심연을 만들었다.
불길을 뚫고 뛰어든 월익은 백을 훌쩍 넘었고, 부족민들은 등을 맞대고 원을 좁히며 마지막 저항을 이어 갔다. 어린아이를 감싼 어머니의 울부짖음, 부상을 입고도 창을 부여잡은 사내의 포효—모든 소리가 뒤엉켜 피눈물 나는 전장을 더욱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북릉은 눈빛에 얼음 같은 빛을 머금고 진흔을 등 뒤에 숨기며 활을 들었다. 온몸이 피범벅이 되었으나 그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활시위를 끝까지 당기는 순간 화살촉에 한기가 응결해 서리꽃이 피어나듯 빛났고, 이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하늘을 찢어 날아간 그 화살은 섬광처럼 번뜩여 월익 한 무리의 날개를 꿰뚫었고, 부서진 얼음꽃 조각이 허공에서 흩날리며 싸늘한 빛을 남겼다.
멀리서 뇌진은 이미 몸에 월익 몇 마리를 매단 채 광기에 찬 듯 웃어댔다.
“하하! 감히 이 뇌진의 피를 빨아? 그럼 나도 네 놈들 피를 빨아 주마!”
그는 몸에 달라붙은 월익의 목덜미를 거칠게 움켜쥐고 날카로운 이빨을 박아 넣으려 했으나 하늘에서 수십 마리의 월익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며 그를 덮쳤다.
죽음이 코앞에 이르렀던 그 찰나, 북릉이 쏜 화살이 다시 한 번 허공에서 폭발하듯 터졌다.
빙결의 기운이 파도처럼 퍼져 나가며 얼음꽃이 흩날렸고, 차갑게 번진 서릿발이 폭풍처럼 월익 무리를 갈라놓았다. 하늘을 뒤덮던 피빛 날개들이 잠깐 흐트러지며 비명을 토했고, 그 틈을 타 뇌진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
그는 잠시 숨을 몰아쉬며 얼어붙은 듯 멍하니 북릉 쪽을 돌아보았다. 광기와 분노로 충혈되었던 눈동자에 잠깐, 말로 하기 어려운 빛이 스쳐 갔다. 놀라움과 안도,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함이 한순간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러나 전장의 혼돈은 그에게 감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사방에서 날갯짓 소리가 다시 밀려오고, 더 많은 월익이 불길을 가르며 덮쳐왔다. 부족장은 이미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흘러내린 피가 발밑 대지를 붉게 적셨다. 숨은 거칠고 어깨는 피로에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그의 손에 쥔 은빛 장창만은 여전히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창끝이 그리는 궤적마다 공기가 찢어지고, 폭풍이 이는 듯한 기류에 월익 무리가 연이어 날려 나가 허공에서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그러나 피에 굶주린 월익들은 끝없이 날개를 퍼덕이며 끊임없이 쏟아졌다. 붉게 번뜩이는 눈동자가 아득한 하늘을 가득 메웠다.
그때 땅을 울리는 낮은 진동과 함께 아공이 뼈지팡이를 높이 들었다.
“내 혈육을 함부로 넘보지 마라!”
천둥 같은 포효와 함께 대지가 진동했고, 하늘로 거대한 만상(蠻像)의 형상이 솟구쳤다. 그 형상은 살아 움직이는 거인 같았고, 손에 감긴 용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길게 이어진 울림이 천지를 뒤흔들며 퍼져 나갔고, 용의 몸통이 한 바퀴 휘돌 때마다 월익 무리가 휩쓸려 나가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잠시 숨 돌릴 틈이 생겼으나 혈월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붉은 달빛이 더욱 짙어지고, 월익의 광기는 사그라질 기미가 없었다. 그들은 이제 피를 빠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을 발톱으로 낚아채 어디론가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마치 산 채로 저장할 먹잇감처럼.
동시에 멀리 오룡부락에서 터진 비명은 더욱 참혹했다. 그 중심에 흰옷의 여인이 사지를 붙잡힌 채 절망에 잠긴 얼굴로 하늘로 끌려가고 있었고, 뒤이어 누더기 삼베옷의 노부인이 숨이 턱에 닿도록 쫓아왔다. 그러나 부락 안에서 또 다른 절규가 터지자 노부인은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이를 악물었다. 눈가에 피눈물이 맺힌 채, 끝내 그 모습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 자신의 부락으로 되돌아갔다.
흰옷의 여인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 마지막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때 의지하던 이가 자신을 두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그 사실이 그녀의 심장을 찢듯 파고들었다. 눈가에 맺힌 눈물은 고개를 젖히는 순간 달빛 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져, 이 붉은 밤빛 속에서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점차 동쪽 하늘이 새벽빛에 물들며 어슴푸레해지기 시작했다. 피로 물든 혈월의 붉은 기운이 옅어지자 사방에서 날뛰던 월익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어 거대한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물결처럼 무수한 월익 떼가 우산 쪽으로 몰려들었다.
그중 몇 무리는 흰옷의 여인과 각 부락에서 붙잡은 생존자들을 발톱에 매단 채 검게 불타오르는 흑염봉(黑炎峰)을 향해 날아갔다. 봉우리 곳곳에 숨겨진 칠흑의 굴 입구는 마치 입을 벌린 짐승처럼 그들을 맞이했고, 월익들은 비틀린 몸짓으로 그 속으로 사라졌다.
새벽의 서늘한 바람 속에서도 피비린내는 가시지 않았다. 하늘과 대지는 여전히 악몽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참상을 알지 못한 소율은 그 시각 동굴의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서늘한 기운과 그을린 흔적, 얼어붙은 서리와 열기의 잔향이 뒤엉킨 그곳으로—.
아이들의 찢어질 듯한 울음이 사방에 메아리치고, 여인들의 절규가 목을 찢으며 터져 나왔다. 전사들은 분노와 공포가 뒤섞인 포효를 내지르며 혼신의 힘으로 맞섰다. 이 모든 소리가 월익(月翼)의 섬뜩한 날갯짓과 뒤엉켜 그 밤만의 음산한 교향곡을 이루었다. 마치 지옥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피빛 심포니가 이 피의 달밤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피비린내는 짙어지고, 붉은 달빛은 그 광경을 더욱 음울하게 비추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품에 매달린 채 숨을 삼켰다. 그러나 무자비한 월익의 울부짖음은 어떤 기도도, 어떤 절규도 묵살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부락을 에워싼 불길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화염의 장막은 초목과 집조차 태우지 못하는 이질적인 불꽃이었지만, 월익에게만큼은 치명적인 장벽이 되었다. 불길에 가까이 간 월익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고, 그 광경은 잠시나마 부락민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었다.
“더 던져라! 멈추지 말아라!”
불길 속에서 흰 머리를 휘날리며 아공은 하늘을 응시해 낮게 명했다.
부락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떨리는 손으로 짐승들을 던졌다. 겨울 내내 피땀으로 사냥해 저장한 짐승들이었지만, 지금은 부족의 생명을 위해 내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은 제의를 올리는 헌배 같기도, 괴수에게 바치는 공물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저장해 둔 짐승이 모두 사라지자 월익의 광기는 더욱 극에 달했다. 그들의 날갯짓은 폭풍 같았고, 시뻘건 눈동자는 광기로 이글거렸다. 불의 장벽을 아귀로 물어 찢어발기려는 기세로 부락 안쪽까지 스며들어, 만인의 피를 탐하는 야성의 광기가 장막째 꿰뚫을 듯 거세게 들이받았다.
그 찰나, 아공은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웅— 하고 낮고 무거운 울림과 함께 불바다가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로 응집되더니, 회오리의 중심에서 불꽃이 층층이 말려 올라 하늘을 겨눈 창이 되었다. “서라!” 그의 한마디에 화염의 장벽이 더욱 높이 치솟았고, 그 사이로 시위를 떠난 화살들이 연이어 하늘을 가르며 월익의 군집을 향해 곧장 꽂혔다.
그러나 월익은 기이한 생명—거의 죽지 않는 자들이다. 날갯짓의 음울한 중음과 귀를 찢는 비명이 겹겹이 덮치며 우산부락 사람들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오래지 않아 몇 마리 월익이 끝내 불장벽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부락 안을 사납게 헤집자, 비명과 통곡, 분노의 고함이 불길의 틈으로 한꺼번에 솟구쳐 사방이 뒤엉켰다.
같은 시각, 오룡부락 또한 우산부락과 다름없는 참극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불길과 비명이 뒤엉킨 광경, 허공을 찢는 월익의 기음, 피범벅이 된 공중에서 사람과 짐승이 구분되지 않는 광란의 축제가 펼쳐졌다. 처절한 고함과 절규 속에 방어선은 붕괴되었고, 인간의 분노조차 허공을 뒤덮은 월익의 수에 눌려 감히 솟구치지 못했다.
하지만 유독 흑산부락만은 이 광경 속에서 이질적 침묵에 잠겨 있었다. 그곳의 족인들은 모두 대지에 납작 엎드려 숨조차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늘에는 그 부락의 만공 비투가 광기 어린 표정으로 팔을 벌린 채 서 있었고, 그의 입에서는 낯설고 기이한 주문이 끊임없이 흘렀다.
사방에는 월익이 떼를 지어 회전했고, 심지어 수많은 월익이 비투의 몸에 달라붙어 날카로운 이빨로 피부를 꿰뚫고 피를 빨아냈다. 그러나 비투는 마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자처럼 몸을 떨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광기는 점점 짙어져 얼굴은 해골처럼 창백해졌고, 음성만은 점점 커졌다.
“내 피를 제물로 바치노니, 태고의 화만(火蠻) 일족이여! 불사의 혼으로 월익이 된 너희여! 내 만혈을 마셨거든, 그 뜨거운 화만의 피를 내 육신에 흐르게 하라!”
그 포효와 함께 비투의 몸에서는 칠흑의 광채가 섬광처럼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 들러붙어 있던 월익들이 괴성을 토하며 몸을 웅크렸다. 붉게 빛나던 눈은 한순간 칙칙하게 바래졌고, 마치 생명이 꺼진 듯 하나둘 그의 몸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그 광경도 잠시였을 뿐, 더 많은 월익이 광란처럼 다시 비투에게 몰려들었다. 그 반복 속에서 수많은 월익의 피가 비투의 몸에 흡수되기 시작했고, 그의 체형은 눈에 띄게 비대해졌다.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무시무시한 기혈이 폭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 피의 소용돌이는 흑산 상공의 월익 떼만 자극한 것이 아니었다. 우산과 오룡을 향하던 무리 중 일부가 이 이변을 감지하고 방향을 꺾어 다시 흑산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혼란의 한가운데, 흑산부락 가까운 바위 언덕 위에는 검은 도포를 입은 이질적인 실루엣 하나가 조용히 서 있었다. 대지에 엎드려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부족민들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이었다. 그가 걸친 흑포는 이 지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음산하고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 공기마저 짓누르는 듯했다.
“월석으로 화만 월익을 소환하는 방법을 전해 주었고, 개진경(開塵境)으로 오르는 지름길도 알려 주었다… 이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네 놈의 조화에 달렸지, 비투.”
흑포(黑袍)의 사내가 옅게 비웃으며 시선을 거두는 순간, 비투의 육신은 이미 괴이할 만큼 부풀어 있었다. 뼛속에서 솟구친 듯한 피빛 혈기가 허공을 뒤흔들며 퍼져 나갔고, 사방의 월익들은 끊임없이 몸을 던졌다. 이빨을 박아 피를 빨아내는 그 순간마저도 그 피가 다시 비투의 육신에 흡수되는 광경은 섬뜩할 만큼 기괴했다.
허공을 가르는 기음(嘶音), 그 사이에 얽힌 기묘한 주문—그리고 점점 짙어지는 피내음.
족인들은 여전히 땅에 납작 엎드려 감히 시선을 들지 못했다. 오직 비투의 광란과, 그 광경을 비웃듯 지켜보는 흑포의 남자만이 이 밤의 심장을 움켜쥔 채 조용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한편, 외부의 참혹한 광경과 달리 소율은 비교적 안전했다. 그는 은신처에서 바위를 밀쳐 내고 숨을 몰아쉬며 밖으로 몸을 뺐다. 뜨거운 열기에 데인 피부에는 물집이 맺혔고, 입술은 갈라져 피가 배어 나왔다. 심장은 쉴 새 없이 고동쳤고, 머릿속은 타들어 가는 듯 어질렀다.
“여기가… 월익의 둥지였구나.”
소율은 동굴 깊숙한 어둠을 노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려서부터 월익에 관한 전설을 귀가 닳도록 들어 온 터라, 그 괴수의 무시무시함—특히 거의 불사에 가깝다는 소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어서 바깥 출구 가까이 머리를 내밀어 살짝 훑어보고는 곧장 숨을 들이켜 몸을 뒤로 뺐다. 밖은 붉은 안개가 하늘을 통째로 삼킨 광경, 그 속을 헤집는 수없는 날개 소리와 비명뿐이었다.
“지금 나가면 곧바로 들킨다… 부락은… 괜찮을까.”
걱정이 가슴을 옥죄어 왔지만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나아가 도울 방법이 없었다. 밖으로 뛰쳐나가면 단숨에 월익(月翼)에게 들켜 산 채로 갈가리 찢길 것임을 소율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두 눈을 꼭 감았다가 길게 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 차례 깊은 호흡 끝에 다시 뜬 눈동자에는 두려움을 딛고 선 결심의 빛이 어려 있었다.
‘이대로 숨어 떨고만 있을 순 없어. 이 동굴이 월익의 둥지라면, 그 비밀을 알아내 할아버지께 전해야 해. 그래야 부락을 살릴 길이 열릴 거야.’
소율은 스스로를 다잡듯 낮게 중얼거리고, 아직 발을 들이지 않은 미지의 깊은 곳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뜨겁게 달궈진 용암의 숨결이 뿜어져 한 걸음도 내딛기 힘들던 곳인데, 걸음을 옮길수록 열기는 사라지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서늘한 한기가 그를 감쌌다.
축축한 바닥에는 오래전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 검게 빛났고, 동굴 벽에는 불길에 그을린 흔적처럼 뒤엉킨 그물무늬의 검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갈라진 틈마다 하얀 서리가 피어났던 것이다. 뜨거움과 차가움, 상반된 두 기운이 동시에 흐르는 이곳—소율은 본능적으로 이곳이 월익의 근원과 맞닿아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몸을 최대한 낮추고 손끝으로 거친 암벽을 더듬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발끝에 밟히는 자잘한 돌멩이 하나에도 긴장이 온몸을 덮쳤고, 동굴 깊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울려오는 메아리는 마치 누군가 낮게 속삭이는 듯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의 숨결과 심장 박동만이 이곳의 적막을 깼다.
한편, 바깥의 전장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사방으로 타오르는 화염의 벽은 점점 좁아지고, 피비린내가 바람을 타고 진동했다. 우산부의 대지는 온통 붉은 피로 젖었고, 밤하늘을 뒤덮은 혈월(月)빛 아래 날갯짓과 비명 소리가 얽혀 혼돈의 심연을 만들었다.
불길을 뚫고 뛰어든 월익은 백을 훌쩍 넘었고, 부족민들은 등을 맞대고 원을 좁히며 마지막 저항을 이어 갔다. 어린아이를 감싼 어머니의 울부짖음, 부상을 입고도 창을 부여잡은 사내의 포효—모든 소리가 뒤엉켜 피눈물 나는 전장을 더욱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북릉은 눈빛에 얼음 같은 빛을 머금고 진흔을 등 뒤에 숨기며 활을 들었다. 온몸이 피범벅이 되었으나 그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활시위를 끝까지 당기는 순간 화살촉에 한기가 응결해 서리꽃이 피어나듯 빛났고, 이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하늘을 찢어 날아간 그 화살은 섬광처럼 번뜩여 월익 한 무리의 날개를 꿰뚫었고, 부서진 얼음꽃 조각이 허공에서 흩날리며 싸늘한 빛을 남겼다.
멀리서 뇌진은 이미 몸에 월익 몇 마리를 매단 채 광기에 찬 듯 웃어댔다.
“하하! 감히 이 뇌진의 피를 빨아? 그럼 나도 네 놈들 피를 빨아 주마!”
그는 몸에 달라붙은 월익의 목덜미를 거칠게 움켜쥐고 날카로운 이빨을 박아 넣으려 했으나 하늘에서 수십 마리의 월익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며 그를 덮쳤다.
죽음이 코앞에 이르렀던 그 찰나, 북릉이 쏜 화살이 다시 한 번 허공에서 폭발하듯 터졌다.
빙결의 기운이 파도처럼 퍼져 나가며 얼음꽃이 흩날렸고, 차갑게 번진 서릿발이 폭풍처럼 월익 무리를 갈라놓았다. 하늘을 뒤덮던 피빛 날개들이 잠깐 흐트러지며 비명을 토했고, 그 틈을 타 뇌진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
그는 잠시 숨을 몰아쉬며 얼어붙은 듯 멍하니 북릉 쪽을 돌아보았다. 광기와 분노로 충혈되었던 눈동자에 잠깐, 말로 하기 어려운 빛이 스쳐 갔다. 놀라움과 안도,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함이 한순간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러나 전장의 혼돈은 그에게 감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사방에서 날갯짓 소리가 다시 밀려오고, 더 많은 월익이 불길을 가르며 덮쳐왔다. 부족장은 이미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흘러내린 피가 발밑 대지를 붉게 적셨다. 숨은 거칠고 어깨는 피로에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그의 손에 쥔 은빛 장창만은 여전히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창끝이 그리는 궤적마다 공기가 찢어지고, 폭풍이 이는 듯한 기류에 월익 무리가 연이어 날려 나가 허공에서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그러나 피에 굶주린 월익들은 끝없이 날개를 퍼덕이며 끊임없이 쏟아졌다. 붉게 번뜩이는 눈동자가 아득한 하늘을 가득 메웠다.
그때 땅을 울리는 낮은 진동과 함께 아공이 뼈지팡이를 높이 들었다.
“내 혈육을 함부로 넘보지 마라!”
천둥 같은 포효와 함께 대지가 진동했고, 하늘로 거대한 만상(蠻像)의 형상이 솟구쳤다. 그 형상은 살아 움직이는 거인 같았고, 손에 감긴 용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길게 이어진 울림이 천지를 뒤흔들며 퍼져 나갔고, 용의 몸통이 한 바퀴 휘돌 때마다 월익 무리가 휩쓸려 나가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잠시 숨 돌릴 틈이 생겼으나 혈월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붉은 달빛이 더욱 짙어지고, 월익의 광기는 사그라질 기미가 없었다. 그들은 이제 피를 빠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을 발톱으로 낚아채 어디론가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마치 산 채로 저장할 먹잇감처럼.
동시에 멀리 오룡부락에서 터진 비명은 더욱 참혹했다. 그 중심에 흰옷의 여인이 사지를 붙잡힌 채 절망에 잠긴 얼굴로 하늘로 끌려가고 있었고, 뒤이어 누더기 삼베옷의 노부인이 숨이 턱에 닿도록 쫓아왔다. 그러나 부락 안에서 또 다른 절규가 터지자 노부인은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이를 악물었다. 눈가에 피눈물이 맺힌 채, 끝내 그 모습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 자신의 부락으로 되돌아갔다.
흰옷의 여인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 마지막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때 의지하던 이가 자신을 두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그 사실이 그녀의 심장을 찢듯 파고들었다. 눈가에 맺힌 눈물은 고개를 젖히는 순간 달빛 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져, 이 붉은 밤빛 속에서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점차 동쪽 하늘이 새벽빛에 물들며 어슴푸레해지기 시작했다. 피로 물든 혈월의 붉은 기운이 옅어지자 사방에서 날뛰던 월익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어 거대한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물결처럼 무수한 월익 떼가 우산 쪽으로 몰려들었다.
그중 몇 무리는 흰옷의 여인과 각 부락에서 붙잡은 생존자들을 발톱에 매단 채 검게 불타오르는 흑염봉(黑炎峰)을 향해 날아갔다. 봉우리 곳곳에 숨겨진 칠흑의 굴 입구는 마치 입을 벌린 짐승처럼 그들을 맞이했고, 월익들은 비틀린 몸짓으로 그 속으로 사라졌다.
새벽의 서늘한 바람 속에서도 피비린내는 가시지 않았다. 하늘과 대지는 여전히 악몽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참상을 알지 못한 소율은 그 시각 동굴의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서늘한 기운과 그을린 흔적, 얼어붙은 서리와 열기의 잔향이 뒤엉킨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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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魔)의 이름으로, 세상에 군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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