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조회 : 103 추천 : 0 글자수 : 4,434 자 2025-08-25
29화: 최후의 심판, 무너지는 제국
굉음과 함께 주주총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섬광과 충격파가 회의실 전체를 뒤흔들었고, 사람들의 비명과 유리 파편이 튀는 소리가 뒤섞여 지옥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허혁은 인서가 자신을 밀치는 순간, 세상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인서의 단호한 눈빛, 자신을 향해 뻗어온 그의 손, 그리고 폭탄을 향해 몸을 던지는 그의 뒷모습. 그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사장님!"
허혁의 절규는 폭음 속으로 사라졌다. 충격파에 휩쓸려 바닥에 쓰러진 허혁의 눈에는 먼지와 연기 속에서 쓰러져 있는 인서의 모습만이 들어왔다. 그의 주변으로 붉은 피가 서서히 번져나갔다. 허혁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인서의 이름을 부르며 그에게 기어가려 애쓸 뿐이었다.
"혁아! 정신 차려!"
김도진이 혼란 속에서 허혁에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김민준은 경호원들과 함께 폭탄 테러범들을 제압하고, 동시에 인서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장님! 사장님! 눈 좀 떠보세요!"
김민준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인서는 미동도 없었다. 그의 몸은 파편에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숨소리는 희미했다.
"구급차! 당장 구급차 불러!"
김민준이 소리쳤다. 주주총회장은 순식간에 구조 현장으로 변했다. 부상자들이 신음하며 실려나가고, 경찰들이 현장을 통제했다. 허혁은 김도진에게 이끌려 인서의 곁으로 다가갔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인서의 모습.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 때문에... 허혁은 온몸의 피가 식는 것을 느꼈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인서 씨가..."
허혁은 중얼거렸다. 죄책감과 공포가 그를 덮쳤다. 만약 인서가 죽는다면... 그건 모두 자신의 탓이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하여 인서를 들것에 실었다. 허혁은 인서의 손을 잡고 구급차에 함께 올랐다. 인서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허혁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내가... 지켰으니까...' 창고에서 자신을 구하고 쓰러졌을 때 인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을 지켰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 안에서, 허혁은 인서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원수의 아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남자. 자신을 위해 두 번이나 목숨을 던진 남자. 증오와 사랑, 그 경계는 이미 무너져 내렸다. 남은 것은 오직... 인서를 잃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마음뿐이었다.
J 그룹 폭탄 테러 사건은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었다. 정우진이 감옥 안에서 사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J 그룹을 향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정 회장은 구속 수감 상태에서 아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고, 정우진의 극단적인 행동에 절망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과 죄악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병원 수술실 앞. 허혁과 김도진, 김민준은 초조하게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수술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허혁은 그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혁아... 괜찮을 거야... 인서 씨는... 강한 사람이잖아..."
김도진이 허혁의 어깨를 다독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김민준은 벽에 기댄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깊은 불안과 함께, 인서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가득했다.
"정우진 사장님과 차은서 씨... 추가 혐의로 기소될 겁니다. 이번에는...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김민준이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허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우진과 차은서가 어떤 처벌을 받든, 인서가 깨어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의사가 나왔다. 허혁과 김도진, 김민준은 벌떡 일어나 의사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사장님은... 인서 씨는... 괜찮습니까?"
허혁이 다급하게 물었다.
의사는 지친 얼굴로 마스크를 벗었다.
"수술은... 끝났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파편이... 중요한 신경 근처에 박혀 있어서...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의 말에 허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김도진이 그를 부축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말에 안도했지만, 후유증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을 찔렀다.
"후유증이라니요? 어떤... 어떤 후유증입니까?"
김민준이 물었다.
"아직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의식이 돌아와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허혁은 다시 한번 절망에 빠졌다. 인서가 깨어나지 못하면... 혹은 깨어나더라도 예전 같지 않다면...
인서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허혁은 인서의 곁을 떠나지 않고 밤새도록 그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제발... 제발 깨어나 달라고.
며칠 후, 인서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허혁을 보았다. 허혁의 얼굴은 수척했지만, 눈빛은 깊고 애틋했다.
"허혁 씨..."
인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허혁은 인서가 깨어난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인서의 손을 잡고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사장님... 인서 씨... 깨어나셨군요...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허혁의 목소리는 떨렸다. 안도감과 함께, 인서를 향한 사랑이 터져 나왔다.
인서는 허혁의 눈물을 보며 미소 지었다. 희미하지만, 진심 어린 미소였다.
"울지 마세요... 허혁 씨... 내가... 지켰으니까..."
인서가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허혁의 마음을 울렸다.
"알아요... 알아... 당신이... 나를 지켜줬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허혁은 인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증오와 원망은 사라지고, 오직 사랑과 고마움만이 남았다.
인서는 허혁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랑합니다... 허혁 씨...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인서의 고백에 허혁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나도 사랑해요... 인서 씨...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허혁은 마침내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원수의 아들이었지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까지 던진 남자.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폭풍이 지나간 후,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진심. 그 진심은 두 사람을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인서가 깨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J 그룹을 둘러싼 모든 암투는 막을 내렸다. 정우진과 차은서는 폭탄 테러 사주 혐의까지 더해져 무기징역에 가까운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 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했고, J 그룹의 모든 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는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되었다.
박 마담은 정 회장의 재판이 끝난 후, 인서와 허혁을 찾아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과 후회가 서려 있었다.
"인서야... 미안하다... 엄마가... 더 일찍... 모든 것을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박 마담은 눈물을 흘렸다.
"괜찮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덕분에...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인서는 어머니를 용서했다.
박 마담은 허혁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았다.
"허혁 군... 미안하네... 우리 아들... 잘 부탁하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떠났다.
시간이 흐르고, 인서는 재활 치료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다행히 우려했던 후유증은 없었다. J 그룹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되었고, 과거의 영광과 함께 추악한 비밀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모든 것이 끝난 후, 인서와 허혁은 작은 해변가 마을로 돌아왔다. 그들의 곁에는 김도진이 함께였다. 김도진은 두 사람의 든든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주었다.
어느 날 저녁, 세 사람은 해변을 거닐었다. 노을이 지는 바다는 아름다웠고, 평화로웠다.
"이제... 정말 다 끝난 걸까?"
허혁이 나직이 말했다.
"그래. 다 끝났어, 혁아."
김도진이 웃으며 말했다.
인서는 허혁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의 눈빛에는 허혁을 향한 깊은 사랑과 함께,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아니요, 허혁 씨."
인서가 말했다. 허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 진짜... 사랑의 시작."
인서의 말에 허혁은 미소 지었다. 그의 눈가에 행복의 눈물이 맺혔다. 인서는 허혁의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계약은 끝났지만, 두 사람의 진짜 사랑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를 용서하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긴 시간이 그들 앞에 놓여 있었다. 그 길은 험난하겠지만, 두 사람은 함께였다.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진심. 그 진심이 두 사람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었다.
굉음과 함께 주주총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섬광과 충격파가 회의실 전체를 뒤흔들었고, 사람들의 비명과 유리 파편이 튀는 소리가 뒤섞여 지옥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허혁은 인서가 자신을 밀치는 순간, 세상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인서의 단호한 눈빛, 자신을 향해 뻗어온 그의 손, 그리고 폭탄을 향해 몸을 던지는 그의 뒷모습. 그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사장님!"
허혁의 절규는 폭음 속으로 사라졌다. 충격파에 휩쓸려 바닥에 쓰러진 허혁의 눈에는 먼지와 연기 속에서 쓰러져 있는 인서의 모습만이 들어왔다. 그의 주변으로 붉은 피가 서서히 번져나갔다. 허혁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인서의 이름을 부르며 그에게 기어가려 애쓸 뿐이었다.
"혁아! 정신 차려!"
김도진이 혼란 속에서 허혁에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김민준은 경호원들과 함께 폭탄 테러범들을 제압하고, 동시에 인서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장님! 사장님! 눈 좀 떠보세요!"
김민준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인서는 미동도 없었다. 그의 몸은 파편에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숨소리는 희미했다.
"구급차! 당장 구급차 불러!"
김민준이 소리쳤다. 주주총회장은 순식간에 구조 현장으로 변했다. 부상자들이 신음하며 실려나가고, 경찰들이 현장을 통제했다. 허혁은 김도진에게 이끌려 인서의 곁으로 다가갔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인서의 모습.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 때문에... 허혁은 온몸의 피가 식는 것을 느꼈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인서 씨가..."
허혁은 중얼거렸다. 죄책감과 공포가 그를 덮쳤다. 만약 인서가 죽는다면... 그건 모두 자신의 탓이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하여 인서를 들것에 실었다. 허혁은 인서의 손을 잡고 구급차에 함께 올랐다. 인서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허혁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내가... 지켰으니까...' 창고에서 자신을 구하고 쓰러졌을 때 인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을 지켰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 안에서, 허혁은 인서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원수의 아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남자. 자신을 위해 두 번이나 목숨을 던진 남자. 증오와 사랑, 그 경계는 이미 무너져 내렸다. 남은 것은 오직... 인서를 잃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마음뿐이었다.
J 그룹 폭탄 테러 사건은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었다. 정우진이 감옥 안에서 사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J 그룹을 향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정 회장은 구속 수감 상태에서 아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고, 정우진의 극단적인 행동에 절망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과 죄악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병원 수술실 앞. 허혁과 김도진, 김민준은 초조하게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수술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허혁은 그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혁아... 괜찮을 거야... 인서 씨는... 강한 사람이잖아..."
김도진이 허혁의 어깨를 다독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김민준은 벽에 기댄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깊은 불안과 함께, 인서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가득했다.
"정우진 사장님과 차은서 씨... 추가 혐의로 기소될 겁니다. 이번에는...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김민준이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허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우진과 차은서가 어떤 처벌을 받든, 인서가 깨어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의사가 나왔다. 허혁과 김도진, 김민준은 벌떡 일어나 의사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사장님은... 인서 씨는... 괜찮습니까?"
허혁이 다급하게 물었다.
의사는 지친 얼굴로 마스크를 벗었다.
"수술은... 끝났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파편이... 중요한 신경 근처에 박혀 있어서...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의 말에 허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김도진이 그를 부축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말에 안도했지만, 후유증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을 찔렀다.
"후유증이라니요? 어떤... 어떤 후유증입니까?"
김민준이 물었다.
"아직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의식이 돌아와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허혁은 다시 한번 절망에 빠졌다. 인서가 깨어나지 못하면... 혹은 깨어나더라도 예전 같지 않다면...
인서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허혁은 인서의 곁을 떠나지 않고 밤새도록 그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제발... 제발 깨어나 달라고.
며칠 후, 인서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허혁을 보았다. 허혁의 얼굴은 수척했지만, 눈빛은 깊고 애틋했다.
"허혁 씨..."
인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허혁은 인서가 깨어난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인서의 손을 잡고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사장님... 인서 씨... 깨어나셨군요...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허혁의 목소리는 떨렸다. 안도감과 함께, 인서를 향한 사랑이 터져 나왔다.
인서는 허혁의 눈물을 보며 미소 지었다. 희미하지만, 진심 어린 미소였다.
"울지 마세요... 허혁 씨... 내가... 지켰으니까..."
인서가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허혁의 마음을 울렸다.
"알아요... 알아... 당신이... 나를 지켜줬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허혁은 인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증오와 원망은 사라지고, 오직 사랑과 고마움만이 남았다.
인서는 허혁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랑합니다... 허혁 씨...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인서의 고백에 허혁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나도 사랑해요... 인서 씨...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허혁은 마침내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원수의 아들이었지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까지 던진 남자.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폭풍이 지나간 후,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진심. 그 진심은 두 사람을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인서가 깨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J 그룹을 둘러싼 모든 암투는 막을 내렸다. 정우진과 차은서는 폭탄 테러 사주 혐의까지 더해져 무기징역에 가까운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 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했고, J 그룹의 모든 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는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되었다.
박 마담은 정 회장의 재판이 끝난 후, 인서와 허혁을 찾아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과 후회가 서려 있었다.
"인서야... 미안하다... 엄마가... 더 일찍... 모든 것을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박 마담은 눈물을 흘렸다.
"괜찮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덕분에...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인서는 어머니를 용서했다.
박 마담은 허혁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았다.
"허혁 군... 미안하네... 우리 아들... 잘 부탁하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떠났다.
시간이 흐르고, 인서는 재활 치료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다행히 우려했던 후유증은 없었다. J 그룹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되었고, 과거의 영광과 함께 추악한 비밀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모든 것이 끝난 후, 인서와 허혁은 작은 해변가 마을로 돌아왔다. 그들의 곁에는 김도진이 함께였다. 김도진은 두 사람의 든든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주었다.
어느 날 저녁, 세 사람은 해변을 거닐었다. 노을이 지는 바다는 아름다웠고, 평화로웠다.
"이제... 정말 다 끝난 걸까?"
허혁이 나직이 말했다.
"그래. 다 끝났어, 혁아."
김도진이 웃으며 말했다.
인서는 허혁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의 눈빛에는 허혁을 향한 깊은 사랑과 함께,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아니요, 허혁 씨."
인서가 말했다. 허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 진짜... 사랑의 시작."
인서의 말에 허혁은 미소 지었다. 그의 눈가에 행복의 눈물이 맺혔다. 인서는 허혁의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계약은 끝났지만, 두 사람의 진짜 사랑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를 용서하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긴 시간이 그들 앞에 놓여 있었다. 그 길은 험난하겠지만, 두 사람은 함께였다.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진심. 그 진심이 두 사람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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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결혼의 끝
31.에필로그조회 : 7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74 30.최종화조회 : 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473 29.제29화조회 : 11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434 28.제28화조회 : 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085 27.제27화조회 : 9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471 26.제26화조회 : 10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36 25.제25화조회 : 1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176 24.제24화조회 : 10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865 23.제23화조회 : 14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03 22.제22화조회 : 9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10 21.제21화조회 : 10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754 20.제20화조회 : 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931 19.제19화조회 : 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369 18.제18화조회 : 1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19 17.제17화조회 : 10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711 16.제16화조회 : 6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669 15.제15화조회 : 9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294 14.제14화조회 : 12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23 13.제13화조회 : 10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10 12.제12화조회 : 8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32 11.제11화조회 : 1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66 10.제10화조회 : 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35 9.제09화조회 : 6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57 8.제08화조회 : 10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481 7.제07화조회 : 8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59 6.제06화조회 : 6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51 5.제05화조회 : 12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163 4.제04화조회 : 1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481 3.제03화조회 : 11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57 2.제02화조회 : 9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883 1.제01화조회 : 25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