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5화
조회 : 89 추천 : 0 글자수 : 7,065 자 2025-10-07
제5화
자신에게 깃든 미지의 힘을 자각한 그날 밤 이후, 차강윤의 세계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이전과 달라졌다. 세상은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밤을 맞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세상과 자신 사이에 얇고 투명하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유리벽이 생긴 것만 같았다.
교실 안은 늘 그렇듯 활기찬 소음으로 가득했다. 친구들이 어제 본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떠들며 박장대소할 때, 선생님이 칠판에 어려운 수학 공식을 분필 부러지는 소리를 내며 적어 내려갈 때, 그 모든 평범한 풍경들이 마치 수족관 밖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소리는 웅웅거리며 왜곡되었고, 아이들의 웃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다른 차원의 일처럼 멀었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오직 자신만이 아는 이 거대한 비밀의 벽이 그를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고립시키고 있었다.
비밀은 소년에게 낯선 흥분과 함께 감당하기 힘든 고독을 안겨주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이 힘은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얼마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얼마나 멀리 있는 것을 움직일 수 있을까? 미지의 가능성을 향한 호기심은 타오르는 불꽃처럼 그의 내면을 잠식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힘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졌을 때 닥쳐올 예측 불가능한 후폭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그의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채웠다.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눈빛, 세상이 ‘괴물’ 혹은 ‘돌연변이’에게 보낼 낯선 시선, 그리고 아주 어릴 적 겪었던, 기억 속에 희미한 흉터처럼 남은 끔찍한 사건의 잔상까지. 그는 자신의 비밀이 결코 친구들 사이의 사소한 장난이나 자랑거리가 될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 결과, 강윤은 위태로운 두 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낮에는 평범한 중학생 차강윤이었다.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지루한 수업 시간에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를 하고, 급식 메뉴에 환호하거나 실망하는, 군중 속에 섞이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한 소년. 하지만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그의 방문이 잠기는 순간, 그의 작은 방은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위험한 실험실로 변모했다.
그의 첫 번째 실험 대상은 여전히 책상 위 연필이었다. 처음에는 꿈쩍도 않던 연필은, 며칠 밤낮으로 이어진 피나는 집중 끝에 마침내 아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의 착각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미세한 떨림이었다. 강윤은 숨을 죽이고, 온 신경을 미간에 집중했다. ‘움직여. 제발, 움직여.’ 머릿속 혈관이 팽창하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리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연필이 책상 위에서 1밀리미터쯤 미끄러지는 순간, 그는 짧은 탄성을 터뜨렸다. 그 후 며칠이 더 걸려 1센티미터. 마침내 연필이 미세하게 떨리며 책상 위에서 공중으로 떠올라 10초간 머물렀던 날, 강윤은 숨 막히는 희열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처음으로 두 발 자전거를 타는 데 성공한 아이가 느끼는 성취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세상을 지배하는 신이라도 된 듯한 짜릿하고 위험한 감각이었다.
그는 점차 실험의 난이도를 체계적으로 높여갔다. 지우개, 플라스틱 필통, 묵직한 스마트폰, 그리고 마침내 백과사전만큼 두꺼운 전공 서적까지. 물건이 무거워지고 복잡해질수록 더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집중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물건은 여지없이 중력의 법칙에 순응하며 ‘쿵’ 소리를 내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번은 책상 위 덤벨에 도전했다가, 1센티미터쯤 들어 올리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덤벨이 바닥으로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는 심장이 멎는 듯 놀라 문밖의 기척을 살폈지만, 다행히 부모님은 깊이 잠든 듯했다.
능력을 10분 이상 사용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머리가 깨질 듯한 편두통이 몰려왔다. 코피를 쏟는 날도 잦아졌다. 그는 자신의 힘에 명확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이 열세 살 소년의 호기심과 탐구욕을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넘어야 할 새로운 과제, 정복해야 할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졌다.
“강윤아, 너 요즘 안색이 너무 안 좋다. 어젯밤에도 코피 쏟았지? 엄마가 네 방 휴지통 봤어. 잠은 제대로 자는 거니?”
아침 식탁에서 어머니 지윤이 아들의 다크서클이 짙어진 눈가를 안쓰럽게 쓸며 물었다. 아버지 태주 역시 신문을 보는 척하며 돋보기 너머로 아들의 창백한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들은 아들이 그저 예민한 사춘기의 성장통과 갑자기 늘어난 학업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중학교 올라오니까 공부할 게 갑자기 많아져서요. 어젯밤엔 수학 문제 풀다가 잘 안 풀려서 좀 늦게 잤어요.”
강윤은 최대한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거짓말을 했다. 부모님을 속이고 있다는 날카로운 죄책감이 심장을 찔렀지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저는 밤마다 제 방에서 생각만으로 물건을 움직이는 연습을 하느라 잠을 못 자요.’라고. 아마 부모님은 자신을 이상하고 아픈 아이로 보거나, 당장 병원에 데려가 뇌 검사라도 받게 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소중하고도 위험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점점 더 많은 거짓말의 벽을 쌓아 올려야만 했다.
강윤의 미묘한 변화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감지한 것은 역시 지호였다. 그는 강윤이 예전보다 더 자주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거나, 시끄러운 친구들의 무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결정적으로, 강윤의 코피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수업 시간에도, 복도를 걷다가도, 심지어 급식을 먹다가도 툭하면 코피를 흘렸다.
“야, 너 또 코피 나. 요즘 왜 이렇게 자주 흘리냐? 일주일에 세 번은 보는 것 같다. 이거 진짜 그냥 피곤한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어느 날, 체육 시간이 끝난 후 땀을 식히던 지호가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며 진심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 강윤은 익숙하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지호가 건넨 손수건으로 코를 막았다.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어제 늦게 잤거든. 별거 아니야.”
강윤은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만, 지호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와 어딘가 모를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지호는 강윤이 무언가 자신에게조차 말 못 할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순간, 기억 저편에 희미하게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서서히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치원 시절, 모두가 밟아 죽이려던 달팽이가 기적처럼 돌멩이 밑으로 쏙 들어갔던 일. 초등학교 때 피구 시합에서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상대편 에이스가 던진 필살의 슛을 맞기 직전, 공이 마치 바람에 밀린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던 일. 강윤의 주변에서는 늘 기묘한 ‘행운’이 따랐다. 그리고 그 행운의 순간마다, 강윤은 기뻐하는 대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호의 의심은 하교 후 들르는 동네 오락실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가 지금은 구석에 처박힌 ‘인형 뽑기’ 기계 앞에 두 사람은 섰다.
“에이, 이거 절대 안 뽑혀. 집게 힘 다 빼놔서 돈 버리는 거야.”
지호가 시시하다는 듯 말했지만, 강윤은 기계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출구 바로 앞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작은 갈색 곰 인형이 들어왔다. 여자 아이들이나 좋아할 법한 인형이었지만, 그 위치가 절묘했다. 자신의 능력을, 외부 세계에서, 아주 미세하게 시험해볼 완벽한 기회였다.
“나 한번만 해볼래.”
강윤은 주머니 속 동전을 꺼내 넣고 레버를 조작했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시끄러운 게임 소음이 가득한 오락실 안에서, 오직 그와 기계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크레인이 곰 인형을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지호는 속으로 ‘어차피 실패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팔짱을 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크레인의 집게가 인형을 잡는 순간, 분명 헐겁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형이 마치 자석처럼 집게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출구를 향해 인형을 옮기던 크레인이 살짝 흔들렸을 때, 당연히 떨어져야 할 인형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래에서 부드럽게 받쳐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그 움직임은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기묘하고 부자연스러운 안정감이었다.
마침내, 곰 인형이 ‘쿵’ 소리를 내며 출구로 떨어졌다.
“와! 대박! 너 이걸 어떻게 뽑았냐? 이거 완전 사기 기계인데!”
지호는 순수하게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강윤은 기뻐하는 기색 없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방금 그는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다. 비록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심장이 멎을 듯 위험천만한 도박이었다.
“그냥… 운이 좋았나 봐.”
강윤은 지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며 중얼거렸다. 그 순간, 지호는 깨달았다. 강윤의 비밀이 무엇인지. 코피, 행운, 그리고 방금 눈앞에서 벌어진 기묘한 현상. 모든 조각이 맞춰졌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토록 집요하게 찾던 ‘특별한 것’이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온몸에 차가운 소름이 돋았다.
그날 밤, 지호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처음으로 중대한 거짓말을 했다. 서재는 언제나처럼 소독약 냄새와 낡은 종이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집요하게 물었다.
“오늘 강윤이와 함께 있었던 모든 일을 시간 순서대로 말해보렴. 학교에서부터 헤어질 때까지, 사소한 것 하나도 빼놓지 말고.”
“그냥… 학교 끝나고 떡볶이 먹고, 오락실 갔다가… 헤어졌어요.”
“오락실에서 무슨 게임을 했지?” 아버지의 목소리는 감정이 없었지만, 그 때문에 더 위압적이었다.
“철권이랑… 인형 뽑기요.”
“인형은 뽑았나?”
지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무너질 수 없었다. 친구를 지켜야 했다. 그는 애써 태연한 척, 살짝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아뇨. 돈만 날렸어요. 역시 그 기계는 사기예요.”
표진석은 안경 너머로 아들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을 보냈지만,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다. 오락실 구석,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된 CCTV는 표진석의 비밀 실험실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고화질 모니터를 통해 강윤이 염력을 미세하게 사용하여 인형을 뽑는 모든 과정을, 심지어 강윤의 미세한 손 떨림과 식은땀까지도 지켜보았다.
‘흥미롭군. 스스로의 능력을 인지하고, 이제는 일상 속에서 제어하려는 단계에 들어섰어. 동기 부여는 충분하다. 이제 남은 것은… 한계치를 시험하는 것뿐인가.’
표진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들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신의 계획에 포함된 흥미로운 변수라고 생각했다. 친구를 보호하려는 아들의 순수한 마음이, 훗날 두 소년의 관계를 어떻게 뒤흔들고 파괴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훌륭한 관찰 주제가 될 터였다. 그는 아들의 거짓말을 묵인해주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지호의 절대적인 복종이 아니라, 강윤 곁에 가장 가까이 머무는 ‘충실한 관찰자’였으니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중학교 졸업식이 다가왔다. 강윤의 능력은 지난 2년간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성장했다. 이제 그는 웬만한 책 한 권쯤은 가볍게 공중에 띄워 방 안을 한 바퀴 돌게 할 수 있었고, 느리게 움직이는 물체의 궤도를 살짝 비트는 정도의 일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능력을 사용할수록 동반되는 두통과 피로감은 점점 심해졌다. 마치 근육 운동처럼, 한계를 넘어서는 훈련 뒤에는 반드시 고통스러운 근육통이 따라왔다. 그는 자신의 힘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강윤과 지호는 나란히 같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마지막 겨울방학, 두 사람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동네 공원 벤치에 앉아 차가운 캔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손이 시려왔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다니, 진짜 실감 안 난다.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 건가.”
지호가 차가운 공기 속에 하얀 입김을 뿜으며 말했다.
“그러게. 이제 진짜 빡세게 공부해야겠지? 야간자율학습도 한다던데.”
“당연하지. 난 말이야, 꼭 의대에 갈 거야. 그래서 아픈 사람 고쳐주는 멋진 의사가 될 거야.”
지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것은 아픈 강윤을 지켜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과, 자신을 억압하고 조종하려는 아버지로부터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뒤섞인 꿈이었다. 의사가 되어 자신의 삶을 온전히 통제하고, 소중한 친구를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지켜낼 힘을 갖고 싶었다.
“너는? 넌 뭐 할 건데? 아직도 정한 거 없어?”
지호의 질문에 강윤은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그는 시선을 멀리, 눈 덮인 놀이터 너머로 던졌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떤 직업도, 뚜렷한 장래 희망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정체 모를 힘에 대한 의문과 혼란만이 뿌연 안개처럼 가득했다. 그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아무도 자신의 비밀을 모르는, 코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삶. 그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꿈인지를 그는 매일 밤 깨닫고 있었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강윤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쓸쓸한 미소를 보며, 지호는 차마 ‘네 비밀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친구의 평화를,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 이 균형을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는 이 비밀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두 소년의 일상은 겉보기에 평범하고 단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수면 아래에서는 이미 거대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었다. 한 명은 세상으로부터 비밀을 감추기 위해, 다른 한 명은 세상으로부터 친구를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그림자는, 이제 두 소년이 더 크고 복잡한 무대,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실험실에 들어서는 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지만, 동시에 그것은 더 짙고 거대한 음모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기도 했다. 아직 두 소년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얀 눈 위로, 그들의 미래만큼이나 길고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에게 깃든 미지의 힘을 자각한 그날 밤 이후, 차강윤의 세계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이전과 달라졌다. 세상은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밤을 맞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세상과 자신 사이에 얇고 투명하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유리벽이 생긴 것만 같았다.
교실 안은 늘 그렇듯 활기찬 소음으로 가득했다. 친구들이 어제 본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떠들며 박장대소할 때, 선생님이 칠판에 어려운 수학 공식을 분필 부러지는 소리를 내며 적어 내려갈 때, 그 모든 평범한 풍경들이 마치 수족관 밖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소리는 웅웅거리며 왜곡되었고, 아이들의 웃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다른 차원의 일처럼 멀었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오직 자신만이 아는 이 거대한 비밀의 벽이 그를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고립시키고 있었다.
비밀은 소년에게 낯선 흥분과 함께 감당하기 힘든 고독을 안겨주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이 힘은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얼마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얼마나 멀리 있는 것을 움직일 수 있을까? 미지의 가능성을 향한 호기심은 타오르는 불꽃처럼 그의 내면을 잠식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힘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졌을 때 닥쳐올 예측 불가능한 후폭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그의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채웠다.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눈빛, 세상이 ‘괴물’ 혹은 ‘돌연변이’에게 보낼 낯선 시선, 그리고 아주 어릴 적 겪었던, 기억 속에 희미한 흉터처럼 남은 끔찍한 사건의 잔상까지. 그는 자신의 비밀이 결코 친구들 사이의 사소한 장난이나 자랑거리가 될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 결과, 강윤은 위태로운 두 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낮에는 평범한 중학생 차강윤이었다.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지루한 수업 시간에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를 하고, 급식 메뉴에 환호하거나 실망하는, 군중 속에 섞이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한 소년. 하지만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그의 방문이 잠기는 순간, 그의 작은 방은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위험한 실험실로 변모했다.
그의 첫 번째 실험 대상은 여전히 책상 위 연필이었다. 처음에는 꿈쩍도 않던 연필은, 며칠 밤낮으로 이어진 피나는 집중 끝에 마침내 아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의 착각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미세한 떨림이었다. 강윤은 숨을 죽이고, 온 신경을 미간에 집중했다. ‘움직여. 제발, 움직여.’ 머릿속 혈관이 팽창하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리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연필이 책상 위에서 1밀리미터쯤 미끄러지는 순간, 그는 짧은 탄성을 터뜨렸다. 그 후 며칠이 더 걸려 1센티미터. 마침내 연필이 미세하게 떨리며 책상 위에서 공중으로 떠올라 10초간 머물렀던 날, 강윤은 숨 막히는 희열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처음으로 두 발 자전거를 타는 데 성공한 아이가 느끼는 성취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세상을 지배하는 신이라도 된 듯한 짜릿하고 위험한 감각이었다.
그는 점차 실험의 난이도를 체계적으로 높여갔다. 지우개, 플라스틱 필통, 묵직한 스마트폰, 그리고 마침내 백과사전만큼 두꺼운 전공 서적까지. 물건이 무거워지고 복잡해질수록 더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집중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물건은 여지없이 중력의 법칙에 순응하며 ‘쿵’ 소리를 내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번은 책상 위 덤벨에 도전했다가, 1센티미터쯤 들어 올리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덤벨이 바닥으로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는 심장이 멎는 듯 놀라 문밖의 기척을 살폈지만, 다행히 부모님은 깊이 잠든 듯했다.
능력을 10분 이상 사용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머리가 깨질 듯한 편두통이 몰려왔다. 코피를 쏟는 날도 잦아졌다. 그는 자신의 힘에 명확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이 열세 살 소년의 호기심과 탐구욕을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넘어야 할 새로운 과제, 정복해야 할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졌다.
“강윤아, 너 요즘 안색이 너무 안 좋다. 어젯밤에도 코피 쏟았지? 엄마가 네 방 휴지통 봤어. 잠은 제대로 자는 거니?”
아침 식탁에서 어머니 지윤이 아들의 다크서클이 짙어진 눈가를 안쓰럽게 쓸며 물었다. 아버지 태주 역시 신문을 보는 척하며 돋보기 너머로 아들의 창백한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들은 아들이 그저 예민한 사춘기의 성장통과 갑자기 늘어난 학업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중학교 올라오니까 공부할 게 갑자기 많아져서요. 어젯밤엔 수학 문제 풀다가 잘 안 풀려서 좀 늦게 잤어요.”
강윤은 최대한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거짓말을 했다. 부모님을 속이고 있다는 날카로운 죄책감이 심장을 찔렀지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저는 밤마다 제 방에서 생각만으로 물건을 움직이는 연습을 하느라 잠을 못 자요.’라고. 아마 부모님은 자신을 이상하고 아픈 아이로 보거나, 당장 병원에 데려가 뇌 검사라도 받게 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소중하고도 위험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점점 더 많은 거짓말의 벽을 쌓아 올려야만 했다.
강윤의 미묘한 변화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감지한 것은 역시 지호였다. 그는 강윤이 예전보다 더 자주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거나, 시끄러운 친구들의 무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결정적으로, 강윤의 코피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수업 시간에도, 복도를 걷다가도, 심지어 급식을 먹다가도 툭하면 코피를 흘렸다.
“야, 너 또 코피 나. 요즘 왜 이렇게 자주 흘리냐? 일주일에 세 번은 보는 것 같다. 이거 진짜 그냥 피곤한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어느 날, 체육 시간이 끝난 후 땀을 식히던 지호가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며 진심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 강윤은 익숙하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지호가 건넨 손수건으로 코를 막았다.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어제 늦게 잤거든. 별거 아니야.”
강윤은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만, 지호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와 어딘가 모를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지호는 강윤이 무언가 자신에게조차 말 못 할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순간, 기억 저편에 희미하게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서서히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치원 시절, 모두가 밟아 죽이려던 달팽이가 기적처럼 돌멩이 밑으로 쏙 들어갔던 일. 초등학교 때 피구 시합에서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상대편 에이스가 던진 필살의 슛을 맞기 직전, 공이 마치 바람에 밀린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던 일. 강윤의 주변에서는 늘 기묘한 ‘행운’이 따랐다. 그리고 그 행운의 순간마다, 강윤은 기뻐하는 대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호의 의심은 하교 후 들르는 동네 오락실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가 지금은 구석에 처박힌 ‘인형 뽑기’ 기계 앞에 두 사람은 섰다.
“에이, 이거 절대 안 뽑혀. 집게 힘 다 빼놔서 돈 버리는 거야.”
지호가 시시하다는 듯 말했지만, 강윤은 기계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출구 바로 앞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작은 갈색 곰 인형이 들어왔다. 여자 아이들이나 좋아할 법한 인형이었지만, 그 위치가 절묘했다. 자신의 능력을, 외부 세계에서, 아주 미세하게 시험해볼 완벽한 기회였다.
“나 한번만 해볼래.”
강윤은 주머니 속 동전을 꺼내 넣고 레버를 조작했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시끄러운 게임 소음이 가득한 오락실 안에서, 오직 그와 기계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크레인이 곰 인형을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지호는 속으로 ‘어차피 실패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팔짱을 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크레인의 집게가 인형을 잡는 순간, 분명 헐겁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형이 마치 자석처럼 집게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출구를 향해 인형을 옮기던 크레인이 살짝 흔들렸을 때, 당연히 떨어져야 할 인형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래에서 부드럽게 받쳐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그 움직임은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기묘하고 부자연스러운 안정감이었다.
마침내, 곰 인형이 ‘쿵’ 소리를 내며 출구로 떨어졌다.
“와! 대박! 너 이걸 어떻게 뽑았냐? 이거 완전 사기 기계인데!”
지호는 순수하게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강윤은 기뻐하는 기색 없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방금 그는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다. 비록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심장이 멎을 듯 위험천만한 도박이었다.
“그냥… 운이 좋았나 봐.”
강윤은 지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며 중얼거렸다. 그 순간, 지호는 깨달았다. 강윤의 비밀이 무엇인지. 코피, 행운, 그리고 방금 눈앞에서 벌어진 기묘한 현상. 모든 조각이 맞춰졌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토록 집요하게 찾던 ‘특별한 것’이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온몸에 차가운 소름이 돋았다.
그날 밤, 지호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처음으로 중대한 거짓말을 했다. 서재는 언제나처럼 소독약 냄새와 낡은 종이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집요하게 물었다.
“오늘 강윤이와 함께 있었던 모든 일을 시간 순서대로 말해보렴. 학교에서부터 헤어질 때까지, 사소한 것 하나도 빼놓지 말고.”
“그냥… 학교 끝나고 떡볶이 먹고, 오락실 갔다가… 헤어졌어요.”
“오락실에서 무슨 게임을 했지?” 아버지의 목소리는 감정이 없었지만, 그 때문에 더 위압적이었다.
“철권이랑… 인형 뽑기요.”
“인형은 뽑았나?”
지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무너질 수 없었다. 친구를 지켜야 했다. 그는 애써 태연한 척, 살짝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아뇨. 돈만 날렸어요. 역시 그 기계는 사기예요.”
표진석은 안경 너머로 아들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을 보냈지만,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다. 오락실 구석,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된 CCTV는 표진석의 비밀 실험실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고화질 모니터를 통해 강윤이 염력을 미세하게 사용하여 인형을 뽑는 모든 과정을, 심지어 강윤의 미세한 손 떨림과 식은땀까지도 지켜보았다.
‘흥미롭군. 스스로의 능력을 인지하고, 이제는 일상 속에서 제어하려는 단계에 들어섰어. 동기 부여는 충분하다. 이제 남은 것은… 한계치를 시험하는 것뿐인가.’
표진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들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신의 계획에 포함된 흥미로운 변수라고 생각했다. 친구를 보호하려는 아들의 순수한 마음이, 훗날 두 소년의 관계를 어떻게 뒤흔들고 파괴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훌륭한 관찰 주제가 될 터였다. 그는 아들의 거짓말을 묵인해주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지호의 절대적인 복종이 아니라, 강윤 곁에 가장 가까이 머무는 ‘충실한 관찰자’였으니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중학교 졸업식이 다가왔다. 강윤의 능력은 지난 2년간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성장했다. 이제 그는 웬만한 책 한 권쯤은 가볍게 공중에 띄워 방 안을 한 바퀴 돌게 할 수 있었고, 느리게 움직이는 물체의 궤도를 살짝 비트는 정도의 일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능력을 사용할수록 동반되는 두통과 피로감은 점점 심해졌다. 마치 근육 운동처럼, 한계를 넘어서는 훈련 뒤에는 반드시 고통스러운 근육통이 따라왔다. 그는 자신의 힘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강윤과 지호는 나란히 같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마지막 겨울방학, 두 사람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동네 공원 벤치에 앉아 차가운 캔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손이 시려왔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다니, 진짜 실감 안 난다.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 건가.”
지호가 차가운 공기 속에 하얀 입김을 뿜으며 말했다.
“그러게. 이제 진짜 빡세게 공부해야겠지? 야간자율학습도 한다던데.”
“당연하지. 난 말이야, 꼭 의대에 갈 거야. 그래서 아픈 사람 고쳐주는 멋진 의사가 될 거야.”
지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것은 아픈 강윤을 지켜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과, 자신을 억압하고 조종하려는 아버지로부터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뒤섞인 꿈이었다. 의사가 되어 자신의 삶을 온전히 통제하고, 소중한 친구를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지켜낼 힘을 갖고 싶었다.
“너는? 넌 뭐 할 건데? 아직도 정한 거 없어?”
지호의 질문에 강윤은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그는 시선을 멀리, 눈 덮인 놀이터 너머로 던졌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떤 직업도, 뚜렷한 장래 희망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정체 모를 힘에 대한 의문과 혼란만이 뿌연 안개처럼 가득했다. 그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아무도 자신의 비밀을 모르는, 코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삶. 그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꿈인지를 그는 매일 밤 깨닫고 있었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강윤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쓸쓸한 미소를 보며, 지호는 차마 ‘네 비밀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친구의 평화를,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 이 균형을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는 이 비밀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두 소년의 일상은 겉보기에 평범하고 단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수면 아래에서는 이미 거대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었다. 한 명은 세상으로부터 비밀을 감추기 위해, 다른 한 명은 세상으로부터 친구를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그림자는, 이제 두 소년이 더 크고 복잡한 무대,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실험실에 들어서는 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지만, 동시에 그것은 더 짙고 거대한 음모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기도 했다. 아직 두 소년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얀 눈 위로, 그들의 미래만큼이나 길고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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