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지배자(4)-개정-
조회 : 77 추천 : 0 글자수 : 6,447 자 2025-10-01
"고마워요 플로니, 부탁한 대로 형을 돌봐줘서. 그리고 방금 전에 봐던 건... 비밀로 해주세요."
"어? 어 그래 알았어, 걱정하지마."
내가 고맙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고갤 조금 끄떡이자, 플로니는 아무런 말없이 날 떨리는 눈으로 바라만 봤다. 다시 형을 업고 일어나 플로니와 함께 창고 밖으로 나온 나는 우선 웨스커를 뒷좌석에 앉히고, 상의 밑단을 찢고 머리를 감싸 묶어 출혈을 막았다.
바지 양쪽 밑단을 힘으로 찢고 이음새를 반으로 갈라 두개를 하나로 묶었다. 나는 바이크에 올라타 찢어 이은 바지 밑단를 줄처럼 웨스커 허리와 내 허리를 묶고, 황급히 바이크 시동을 걸었다.
"플로니, 미안하지만 부탁좀 들어주세요. 찢어 이은 옷으로 형과 저를 묶어놨지만, 내려가는 길이 비포장 산길이라서 많이 흔들릴 거여요. 또한 형은 머리에 출혈이 심해서 상처부위를 계속 압박해 줘야하는데, 혼자서는 할수 없는 없었요. 그래서 저에게 안기듯이 바이크를 타셨어, 한손으로는 상처를 압박해 주시고, 다른 한손으로는 형이 떨어지지 않게 잡아 주세요. 부탁할께요."
"알았어, 도와 줄게."
플로니는 내 양어깨를 잡고 내 허벅지 위로 올라탔다. 하지만 완전히 몸을 밀착시키듯 꼭 안아야 하기 때문에, 난 플로니의 엉덩이와 등을 잡고 나에게 끌어당겨 꼭 껴안았다.
"미안하지만, 저와 완전히 밀착될 정도로 꼭 껴안으셔야 되요. 안그러면 형도 플로니도 산길의 울렁때문에, 바이크에서 떨어져요."
"어? 어, 그래 알았어."
플로니는 내 어깨에 얼굴을 되고 내 아랫배 위로 걸터앉아 왼손은 형의 머리를 감쌌고, 오른손으로는 웨스커의 등을 잡았다.
"그럼 출발할께요."
나는 바이크를 타고 비포장 도로인 산길을 내려갔다. 산길이라 좀 울렁거렸고, 울렁거릴때마다 날 올라타고있는 플로니의 부드러운 몸이 나를 자극시켰다. 플로니는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부드러운 가슴의 촉감속에 느껴지는 심장의 고동으로 알수있었다.
산을 거의 내려 오는데 살길의 울렁거림 때문에 몸이 흔들리던 플로니가, 조금씩 옆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나는 다급히 엉덩이를 꽉 움켜잡고 힘으로 내게 끌어 당겼다. 플로니가 고갤 돌려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플로니, 하지만 이렇게 잡아주지 않으면 플로니가 바이크에서 떨어질 거에요."
"괜찮아 이해해, 신경쓰지마 크리스."
플로니는 다시 내 어깨에 턱을 되고 몸을 밀착시켰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미친듯이 고동치며 뛰고 있는 가슴에 울림이 내게 그대로 전해졌다.
플로니와 나는 서로를 느끼지며 비포장 도로인 산길을 완전히 내려오자, 멀리서 경찰차 경과등 불빛 여러개가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바이크를 멈춰 세우자, 플로니가 잠시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키스해 왔다.
가벼운 키스였지만 왠지 모르게 흥분이 된 나는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플로니는 살포시 바이크에서 내려 웨스커의 상처를 압박하며 다가오는 경찰차에게 도와 달라 손을 흔들었다.
-삣유삣유삣유~! 삣유삣유삣유~!-
웨스커와 플로니를 태운 경찰차가 경과음을 울리며 밤거리를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나는 웨스커가 잘못될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경찰차 뒤를 따라갔다.
경찰차가 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고 대기 중이던 의료진들이 다급히 웨스커를 들것에 눕히고 병원안 응급수술실로 옴겼다.
나는 웨스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수술복 차림에 간호사가 나를 말렸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도 싫고,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냥 의자에 앉아있는데, 경찰 두명이 나에게 다가왔다.
"웨스커 볼던 씨에 동생인 크리스 볼던 씨. 플로니 레슨 양에게 설명은 들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요. 놈들을 피해서 어떻게 부상 당한 형을 업고 창고를 빠져 나왔나요?"
경찰은 나에게 어떻게 빠져 나왔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대답조차 하기 싫었다. 내가 말을 안하자, 플로니가 경찰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설명하며, 촬영해 둔 미친 놈들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정신적 충격으로 넋 놓고 있는 사람에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제가 차 안에서 모두 설명해 드려 잖아요. 이걸 보시고도 이해가 안가세요? 마약에 찌든 미친 놈들이라, 우리가 웨스커를 업고 창고를 나오는 걸 약에 취해서 인지 조차 못한 거 잖아요."
동영상을 다시금 자세히 본 경찰을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지, 여기저기로 전화하여 지금 상황을 알렸고, 플로니 또한 자신이 알고있는 유투브 프로 업로드에게 전화하여 동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조금 뒤, 경찰은 부모님에게 연락을 하여 곧 오실거라고 하면서 내게 안심하고 힘내라고 했다.
"크리스,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모든게 다 괜찮아 질거야... 이건 내 전화 번호와 친구들과 같이 합숙하는 집 주소야, 나중엔 마음이 안정되면 웨스커가 어떤지 나에게 연락해서 알려줘. 그리고 너에게 부탁할게 있어서 그런데, 한번만 합숙하는 집에 찾아와서 나를 만나줘."
플로니는 날 위로 하며 떨리는 눈으로 메모지를 건넸다. 나는 메모지를 건네받고 플로니를 흔들리는 시선으로 올려다보는데,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경찰들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뭐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내 경찰 두명이 나와 플로니에게 다가왔다.
"플로니 레슨 양, 정말로 놈들과 아무런 일없이 창고를 빠져 나온게 맞습니까?"
"몇번을 말해야 돼요?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요."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왜, 창고 안에서 불타 죽은 시신 수십구가 있는 겁니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놈들을 피해 도망쳐 나온 우리와, 불탄 시신이 무슨 상관이 있는 데요!?"
"웨스커 볼던 씨를 납치한 놈들이 모두 불타 죽은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 아주 이상하잖아요?"
플로니는 경찰들이 자신과 나를 의심하는 눈이자, 언성을 높여 말하며 매우 화를 냈다.
"설마 우리가, 미친 놈들을 불태워 죽였다고 의심하시는 거에요!?"
"의심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기에 물어 본겁니다."
"아~, 진짜 짜증나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50~ 60명 정도가 되는 미친 놈들을, 나와 크리스 단 둘이서 불태워 죽였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정말 제말을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경찰서에 가서 소상히 진술할게요. 그러면 되는 거죠!?"
플로니는 불타 죽은 놈들의 시신 때문에 경찰서로 가서 소상히 진술해야 한다고 경찰들과 같이 떠났다.
초조한 마음으로 웨스커가 무탈하기만을 빌며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수술복 차림을 한 의사가 다가와 현재 웨스커의 상태를 알려줬다.
두개골이 심하게 깨졌다는 의사의 말에 순간 웨스커가 심각하게 다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몰려왔다. 플로니와 같이 집에 왔을때, 웨스커를 자극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미칠 것처럼 몰려오는 자책감과 웨스커가 잘못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머리를 쥐어 잡았다.
피가 말라 없어지는 것같은 시간은 점점 흘러가 1시간 뒤인 3시에 엄마가 왔다. 진실이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하기에 나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 내말을 들은 엄마는 나를 살며시 감싸 안아주었다. 30분 뒤, 뒤늦게 온 아빠가 어떻게 된 것이냐 물자 엄마는 내가 말한 그대로 아빠에게 말했다.
나와 부모님은 피가 마르는 시간이 지나가는 걸 기다리는 것 외는 할 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 8시에 수술실에서 피터가 나와서 수술 결과 말해줬다.
수술이 잘됐다는 의사의 말에 순간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엄마는 눈물을 글썽거리시며 피터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30분 뒤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는 웨스커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심각하게 다친 웨스커 보자,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항상 나를 괴롭히던 웨스커를 미워하고 저주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내 자신이 밉고 웨스커에게 미안했다. 1시간 뒤, 9시 30분에 웨스커가 의식을 되찾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깨어난 웨스커가 정신이 멍한 얼굴로, 수술했던 피터에게 기본적인 사고 판단과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고 있었다. 의사가 색종이 몇 장을 웨스커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 이 종이 색깔을 뭐죠?”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회색이요.”
웨스커가 보여준 색종이에 색을 틀린지 않고 모두 정확히 말하자, 의사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카드 몇 장을 보여주면서 또다시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 카드 안에 있는 그림이 무엇입니까?”
“태양, 자동차, 병원, 여자, 컴퓨터, 돈, 고양이.”
살며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의사의 얼굴이 더욱더 미소가 어려지며 계속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가 마트에서 1달러 20센트 하는 사과 4개를 골라 계산하기 위해 점원에게 100달러 짜리 지폐를 주었습니다. 웨스커씨가 거스름 돈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죠?“
“95달러 20센트요.”
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는 서류에 무언가를 체크한 뒤, 웨스커가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듯이 우리를 바라보면서 고개 끄덕였다. 의사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웨스커가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봤다.
“엄, 엄마. 아빠. 크리스.”
엄마는 순간 웨스커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 거리셨다. 나 또한 갑자기 가슴에서 무언가 울꺽하며 눈가가 촉촉해 시기 시작했다. 엄마는 애써 눈물을 참는 얼굴로 웨스커에게 다가가 말없이 꼭 안아 주셨다. 나도 웨스커에게 다가가 말없이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웨스커를 바라봤다.
의사가 수술이 잘 되었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많이 불안하고 걱정스러워 섰다. 그런데 웨스커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의사에 말대로 수술이 잘되 후유증이 없고 회복도 빠를 것 같아서 다행스러웠다.
“엄, 엄마. 내가 왜? 병원에… 아악! 분명 크리스와 다투고 집을 나갔는데, 왜? 병실 침대에 누워… 아악~! 머리가!”
말을 하던 웨스커가 갑자기 머리를 잡으며 고통을 호소하자, 엄마는 눈이 둥글게 커지며 소리쳤다. 나 또한 웨스커가 걱정되 다갔다.
“웨스커! 괜찮니! 괜찮은 거야! 웨스커!”
“웨스커 볼던씨, 기억나지 않으면, 애써 기억하지 마세요! 마음을 편하니 가지세요. 서서히 기억이 날 겁니다.“
의사는 고통을 호소하는 웨스커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웨스커가 안정이 되자, 의사는 부모님에게 형의 현재 상태를 알려 준 뒤, 병실을 나갔다.
“수술이 잘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기본적인 테스트 해본 결과, 모든 게 양호합니다. 지금은 잠시 부분 기억상실증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수술 받은 환자분들에게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니, 걱정하실 정도는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 점자 돌아올 겁니다.“
엄마는 누워있는 웨스커의 얼굴을 쓰담으며 안정을 시켰다. 30분 뒤, 아빠가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면서 가버렸다. 아빠는 항상 저런식이다 우리보다 자신의 일이 최우선이다.
솔직히 이혼의 책임은 100% 아빠의 만행 때문이다. 엄마는 아빠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2년 전에 알았다. 그러나 나와 웨스커를 위해 아빠에게 여러 번 기회를 주었지만, 아빠는 계속 바람을 펴 엄마는 끝내 이혼 하셨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웨스커는 기억이 서서히 되돌아오는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내가 왜, 수술 받아 병원에 있는 거야? 분명 나는 크리스랑 다퉈서 화가나 차를 끌고 집을 나섰는데….”
엄마는 웨스커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시다 말하셨다.
“그게… 새벽에 환자를 이송중이던 구급대원이 피를 흘린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너를 발견한 크리스를 보고, 급히 병원으로 옮겼어.“
엄마의 말을 들은 웨스커가 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조금 뒤, 갑자기 눈동자가 떨리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말없이 웨스커의 손을 잡았다.
“크리스… 고마워, 그리고 그동안 정말로 미안했다.”
갑자기 가슴이 떨려온다. 부모님 이혼 후, 웨스커가 나를 극심하게 괴롭히고 구타해도, 내게 한 번도 미안하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웨스커는 날 계속 떨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눈을 스르륵 감았다.
“엄마. 나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조금 잘게.”
“그래,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렴. 그럼 머리가 개운해 질 거야.”
웨스커가 잠이 들었다. 엄마는 한 실음 놓았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쉰 뒤, 내게 다가와 학교 가라 했지만 가기 싫었다.
“엄마, 형이 걱정 돼서 도저히 학교에 못 가겠어. 그냥 오늘 하루 쉬면 안 돼?”
“크리스, 형 때문에 힘들겠지만. 학점을 제대로 받아야 졸업할 수가 있으니깐, 지금이라도 빨리 학교에 가. 무슨 일 있으면, 학교로 전화 할게.“
나는 하는 수 없이 엄마에 말을 들어 병원을 나와 바이크에 올랐다.
그런데 정말로 학교에 가기는 싫었다. 지금 내 정신으로는 학교에 간다면, 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애들의 시선과 소근 거리는 말을 못 참고 사고를 낼 것 같은 느낌이다. 엄마에게 죄송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고 집으로 가기로 마음 먹고 그곳을 떠났다.
"어? 어 그래 알았어, 걱정하지마."
내가 고맙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고갤 조금 끄떡이자, 플로니는 아무런 말없이 날 떨리는 눈으로 바라만 봤다. 다시 형을 업고 일어나 플로니와 함께 창고 밖으로 나온 나는 우선 웨스커를 뒷좌석에 앉히고, 상의 밑단을 찢고 머리를 감싸 묶어 출혈을 막았다.
바지 양쪽 밑단을 힘으로 찢고 이음새를 반으로 갈라 두개를 하나로 묶었다. 나는 바이크에 올라타 찢어 이은 바지 밑단를 줄처럼 웨스커 허리와 내 허리를 묶고, 황급히 바이크 시동을 걸었다.
"플로니, 미안하지만 부탁좀 들어주세요. 찢어 이은 옷으로 형과 저를 묶어놨지만, 내려가는 길이 비포장 산길이라서 많이 흔들릴 거여요. 또한 형은 머리에 출혈이 심해서 상처부위를 계속 압박해 줘야하는데, 혼자서는 할수 없는 없었요. 그래서 저에게 안기듯이 바이크를 타셨어, 한손으로는 상처를 압박해 주시고, 다른 한손으로는 형이 떨어지지 않게 잡아 주세요. 부탁할께요."
"알았어, 도와 줄게."
플로니는 내 양어깨를 잡고 내 허벅지 위로 올라탔다. 하지만 완전히 몸을 밀착시키듯 꼭 안아야 하기 때문에, 난 플로니의 엉덩이와 등을 잡고 나에게 끌어당겨 꼭 껴안았다.
"미안하지만, 저와 완전히 밀착될 정도로 꼭 껴안으셔야 되요. 안그러면 형도 플로니도 산길의 울렁때문에, 바이크에서 떨어져요."
"어? 어, 그래 알았어."
플로니는 내 어깨에 얼굴을 되고 내 아랫배 위로 걸터앉아 왼손은 형의 머리를 감쌌고, 오른손으로는 웨스커의 등을 잡았다.
"그럼 출발할께요."
나는 바이크를 타고 비포장 도로인 산길을 내려갔다. 산길이라 좀 울렁거렸고, 울렁거릴때마다 날 올라타고있는 플로니의 부드러운 몸이 나를 자극시켰다. 플로니는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부드러운 가슴의 촉감속에 느껴지는 심장의 고동으로 알수있었다.
산을 거의 내려 오는데 살길의 울렁거림 때문에 몸이 흔들리던 플로니가, 조금씩 옆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나는 다급히 엉덩이를 꽉 움켜잡고 힘으로 내게 끌어 당겼다. 플로니가 고갤 돌려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플로니, 하지만 이렇게 잡아주지 않으면 플로니가 바이크에서 떨어질 거에요."
"괜찮아 이해해, 신경쓰지마 크리스."
플로니는 다시 내 어깨에 턱을 되고 몸을 밀착시켰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미친듯이 고동치며 뛰고 있는 가슴에 울림이 내게 그대로 전해졌다.
플로니와 나는 서로를 느끼지며 비포장 도로인 산길을 완전히 내려오자, 멀리서 경찰차 경과등 불빛 여러개가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바이크를 멈춰 세우자, 플로니가 잠시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키스해 왔다.
가벼운 키스였지만 왠지 모르게 흥분이 된 나는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플로니는 살포시 바이크에서 내려 웨스커의 상처를 압박하며 다가오는 경찰차에게 도와 달라 손을 흔들었다.
-삣유삣유삣유~! 삣유삣유삣유~!-
웨스커와 플로니를 태운 경찰차가 경과음을 울리며 밤거리를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나는 웨스커가 잘못될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경찰차 뒤를 따라갔다.
경찰차가 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고 대기 중이던 의료진들이 다급히 웨스커를 들것에 눕히고 병원안 응급수술실로 옴겼다.
나는 웨스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수술복 차림에 간호사가 나를 말렸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도 싫고,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냥 의자에 앉아있는데, 경찰 두명이 나에게 다가왔다.
"웨스커 볼던 씨에 동생인 크리스 볼던 씨. 플로니 레슨 양에게 설명은 들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요. 놈들을 피해서 어떻게 부상 당한 형을 업고 창고를 빠져 나왔나요?"
경찰은 나에게 어떻게 빠져 나왔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대답조차 하기 싫었다. 내가 말을 안하자, 플로니가 경찰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설명하며, 촬영해 둔 미친 놈들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정신적 충격으로 넋 놓고 있는 사람에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제가 차 안에서 모두 설명해 드려 잖아요. 이걸 보시고도 이해가 안가세요? 마약에 찌든 미친 놈들이라, 우리가 웨스커를 업고 창고를 나오는 걸 약에 취해서 인지 조차 못한 거 잖아요."
동영상을 다시금 자세히 본 경찰을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지, 여기저기로 전화하여 지금 상황을 알렸고, 플로니 또한 자신이 알고있는 유투브 프로 업로드에게 전화하여 동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조금 뒤, 경찰은 부모님에게 연락을 하여 곧 오실거라고 하면서 내게 안심하고 힘내라고 했다.
"크리스,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모든게 다 괜찮아 질거야... 이건 내 전화 번호와 친구들과 같이 합숙하는 집 주소야, 나중엔 마음이 안정되면 웨스커가 어떤지 나에게 연락해서 알려줘. 그리고 너에게 부탁할게 있어서 그런데, 한번만 합숙하는 집에 찾아와서 나를 만나줘."
플로니는 날 위로 하며 떨리는 눈으로 메모지를 건넸다. 나는 메모지를 건네받고 플로니를 흔들리는 시선으로 올려다보는데,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경찰들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뭐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내 경찰 두명이 나와 플로니에게 다가왔다.
"플로니 레슨 양, 정말로 놈들과 아무런 일없이 창고를 빠져 나온게 맞습니까?"
"몇번을 말해야 돼요?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요."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왜, 창고 안에서 불타 죽은 시신 수십구가 있는 겁니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놈들을 피해 도망쳐 나온 우리와, 불탄 시신이 무슨 상관이 있는 데요!?"
"웨스커 볼던 씨를 납치한 놈들이 모두 불타 죽은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 아주 이상하잖아요?"
플로니는 경찰들이 자신과 나를 의심하는 눈이자, 언성을 높여 말하며 매우 화를 냈다.
"설마 우리가, 미친 놈들을 불태워 죽였다고 의심하시는 거에요!?"
"의심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기에 물어 본겁니다."
"아~, 진짜 짜증나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50~ 60명 정도가 되는 미친 놈들을, 나와 크리스 단 둘이서 불태워 죽였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정말 제말을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경찰서에 가서 소상히 진술할게요. 그러면 되는 거죠!?"
플로니는 불타 죽은 놈들의 시신 때문에 경찰서로 가서 소상히 진술해야 한다고 경찰들과 같이 떠났다.
초조한 마음으로 웨스커가 무탈하기만을 빌며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수술복 차림을 한 의사가 다가와 현재 웨스커의 상태를 알려줬다.
두개골이 심하게 깨졌다는 의사의 말에 순간 웨스커가 심각하게 다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몰려왔다. 플로니와 같이 집에 왔을때, 웨스커를 자극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미칠 것처럼 몰려오는 자책감과 웨스커가 잘못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머리를 쥐어 잡았다.
피가 말라 없어지는 것같은 시간은 점점 흘러가 1시간 뒤인 3시에 엄마가 왔다. 진실이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하기에 나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 내말을 들은 엄마는 나를 살며시 감싸 안아주었다. 30분 뒤, 뒤늦게 온 아빠가 어떻게 된 것이냐 물자 엄마는 내가 말한 그대로 아빠에게 말했다.
나와 부모님은 피가 마르는 시간이 지나가는 걸 기다리는 것 외는 할 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 8시에 수술실에서 피터가 나와서 수술 결과 말해줬다.
수술이 잘됐다는 의사의 말에 순간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엄마는 눈물을 글썽거리시며 피터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30분 뒤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는 웨스커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심각하게 다친 웨스커 보자,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항상 나를 괴롭히던 웨스커를 미워하고 저주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내 자신이 밉고 웨스커에게 미안했다. 1시간 뒤, 9시 30분에 웨스커가 의식을 되찾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깨어난 웨스커가 정신이 멍한 얼굴로, 수술했던 피터에게 기본적인 사고 판단과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고 있었다. 의사가 색종이 몇 장을 웨스커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 이 종이 색깔을 뭐죠?”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회색이요.”
웨스커가 보여준 색종이에 색을 틀린지 않고 모두 정확히 말하자, 의사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카드 몇 장을 보여주면서 또다시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 카드 안에 있는 그림이 무엇입니까?”
“태양, 자동차, 병원, 여자, 컴퓨터, 돈, 고양이.”
살며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의사의 얼굴이 더욱더 미소가 어려지며 계속 물었다.
“웨스커 볼던씨가 마트에서 1달러 20센트 하는 사과 4개를 골라 계산하기 위해 점원에게 100달러 짜리 지폐를 주었습니다. 웨스커씨가 거스름 돈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죠?“
“95달러 20센트요.”
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는 서류에 무언가를 체크한 뒤, 웨스커가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듯이 우리를 바라보면서 고개 끄덕였다. 의사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웨스커가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봤다.
“엄, 엄마. 아빠. 크리스.”
엄마는 순간 웨스커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 거리셨다. 나 또한 갑자기 가슴에서 무언가 울꺽하며 눈가가 촉촉해 시기 시작했다. 엄마는 애써 눈물을 참는 얼굴로 웨스커에게 다가가 말없이 꼭 안아 주셨다. 나도 웨스커에게 다가가 말없이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웨스커를 바라봤다.
의사가 수술이 잘 되었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많이 불안하고 걱정스러워 섰다. 그런데 웨스커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의사에 말대로 수술이 잘되 후유증이 없고 회복도 빠를 것 같아서 다행스러웠다.
“엄, 엄마. 내가 왜? 병원에… 아악! 분명 크리스와 다투고 집을 나갔는데, 왜? 병실 침대에 누워… 아악~! 머리가!”
말을 하던 웨스커가 갑자기 머리를 잡으며 고통을 호소하자, 엄마는 눈이 둥글게 커지며 소리쳤다. 나 또한 웨스커가 걱정되 다갔다.
“웨스커! 괜찮니! 괜찮은 거야! 웨스커!”
“웨스커 볼던씨, 기억나지 않으면, 애써 기억하지 마세요! 마음을 편하니 가지세요. 서서히 기억이 날 겁니다.“
의사는 고통을 호소하는 웨스커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웨스커가 안정이 되자, 의사는 부모님에게 형의 현재 상태를 알려 준 뒤, 병실을 나갔다.
“수술이 잘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기본적인 테스트 해본 결과, 모든 게 양호합니다. 지금은 잠시 부분 기억상실증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수술 받은 환자분들에게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니, 걱정하실 정도는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 점자 돌아올 겁니다.“
엄마는 누워있는 웨스커의 얼굴을 쓰담으며 안정을 시켰다. 30분 뒤, 아빠가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면서 가버렸다. 아빠는 항상 저런식이다 우리보다 자신의 일이 최우선이다.
솔직히 이혼의 책임은 100% 아빠의 만행 때문이다. 엄마는 아빠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2년 전에 알았다. 그러나 나와 웨스커를 위해 아빠에게 여러 번 기회를 주었지만, 아빠는 계속 바람을 펴 엄마는 끝내 이혼 하셨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웨스커는 기억이 서서히 되돌아오는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내가 왜, 수술 받아 병원에 있는 거야? 분명 나는 크리스랑 다퉈서 화가나 차를 끌고 집을 나섰는데….”
엄마는 웨스커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시다 말하셨다.
“그게… 새벽에 환자를 이송중이던 구급대원이 피를 흘린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너를 발견한 크리스를 보고, 급히 병원으로 옮겼어.“
엄마의 말을 들은 웨스커가 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조금 뒤, 갑자기 눈동자가 떨리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말없이 웨스커의 손을 잡았다.
“크리스… 고마워, 그리고 그동안 정말로 미안했다.”
갑자기 가슴이 떨려온다. 부모님 이혼 후, 웨스커가 나를 극심하게 괴롭히고 구타해도, 내게 한 번도 미안하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웨스커는 날 계속 떨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눈을 스르륵 감았다.
“엄마. 나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조금 잘게.”
“그래,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렴. 그럼 머리가 개운해 질 거야.”
웨스커가 잠이 들었다. 엄마는 한 실음 놓았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쉰 뒤, 내게 다가와 학교 가라 했지만 가기 싫었다.
“엄마, 형이 걱정 돼서 도저히 학교에 못 가겠어. 그냥 오늘 하루 쉬면 안 돼?”
“크리스, 형 때문에 힘들겠지만. 학점을 제대로 받아야 졸업할 수가 있으니깐, 지금이라도 빨리 학교에 가. 무슨 일 있으면, 학교로 전화 할게.“
나는 하는 수 없이 엄마에 말을 들어 병원을 나와 바이크에 올랐다.
그런데 정말로 학교에 가기는 싫었다. 지금 내 정신으로는 학교에 간다면, 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애들의 시선과 소근 거리는 말을 못 참고 사고를 낼 것 같은 느낌이다. 엄마에게 죄송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고 집으로 가기로 마음 먹고 그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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