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들(5)
조회 : 80 추천 : 0 글자수 : 5,736 자 2025-10-06
"제이시, 난 널 정말로 좋아해."
"뭐?"
기습 뽀뽀에 놀라 눈이 둥글게 커진 제이시에게 내가 환하게 미소지으며, 오른쪽 빰에 뽀뽀하고 도망치듯이 앞으로 달려갔다.
"좋아해, 제이시! 이제 넌, 내 여자야!"
"야! 이거 성추행이야! 크리스, 너 잡히면 죽어!"
얼굴이 조금 붉어진 제이시가 입가에 미소가 어리며 나를 쫒아갔다. 장난스럽게 애디를 쫒던 라라는 내가 빠르게 옆을 지나치자, 고갤 뒤로 돌렸다. 제이시가 미소를 머금고 달려오자, 라라는 천천히 멈춰서서 소리쳤다. 라라 옆으로 달려온 제이시가 뒤를 이어 소리치자, 어느새 발맞혀 같이 달리고 있던 나와 애디가 그자리에 멈춰섰다.
"야, 애디! 좋은 말로 할때, 도망치지 말고 빨리 멈춰!"
"크리스! 나 혼자 집에 가기전에, 당장 돌아와!"
라라와 제이시는 애디와 내가 천천히 자신들에게로 걸어오자, 서로 눈을 맞추고 풋하고 웃었다. 웃고있던 제이시와 라라가 바람결에 흩어지듯 갑자기 학교복도로 공간이 변했다.
내가 사물함 안에 있는 교제와 예비용 풋볼 유니폼을 정리하고 있는데, 두꺼운 점퍼 차림에 여자 얘 3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크리스."
3명 중 안경 낀 여자 얘가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뜬금없이 손 편지를 건네며 고백해왔다.
"크리스, 나는 네가 좋아. 나랑 한번 만나볼래?"
갑작스런 고백에 내가 조금 당황했는지 가만히 서있다가, 부끄럽고 수줍게 날 바라보고 있는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 얘에게 살며시 미소 지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미안해."
고백했던 여자 얘는 순간 실망한 얼굴로 창피하다는 듯이 갑자기 뒤로 돌아 빠르게 걸어가자, 옆에 있던 친구들도 같이 되돌아갔다.
"이야~, 크리스. 또 고백 받았냐? 인기가 아주 끝내주는데."
애디가 내게 다가와 어깨를 한번 똑 치며 부럽다는 듯이 손 편지를 바라봤다. 재미있다는 듯이 피식 거리고 있던 애디가 손을 흔들며 환하게 미소 지었어, 내가 고갤 뒤로 돌렸다.
"라라, 제이시."
라라 옆에 있는 제이시의 얼굴이 조금 굳어진 채 약간 화가나 보였다. 애디는 라라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투표결과 나왔어?"
"응, 방금 나왔어. 올해 킹카 퀸카는, 두구두구두구. 크리스랑 제이시야."
애디는 신난다는 얼굴로 나와 제이시를 바라보며, 한쪽 눈썹을 올려다 내려다를 반복했다.
"역시, 미들스쿨 3년 내내 킹카 퀸카를 독식하더니. 하이스쿨로 올라오자마자, 또 킹카 퀸카를 접수하는 너희 둘. 정말로 대단들 하다."
애디의 말과 행동이 웃겼어 옆에 있는 제이시를 보니, 방금 전과는 다르게 굳어진 얼굴이 풀려 웃고 있었다. 라라가 조금 가까이 다가와 핸드폰으로 나와 제이시의 사진을 찍으려 했다.
"새해가 됐으니, 학교 홈피에 올해 킹카 퀸카 사진을 메인으로 올려야 해. 너희 둘다 기분 좋은 얼굴로 환하게 웃어봐."
내가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자, 제이시 역시 화사하게 미소 지었다.
"서로 쳐다만 보고 있지 말고 이쪽을 봐야지. 좋아, 찍는다. 하나, 둘, 셋."
사진을 찍은 라라가 핸드폰에 찍힌 나와 제이시의 사진을 애디에게 보여줬다. 신난다는 듯이 찍힌 사진을 구경하고 있던 애디와 라라를 바라보며 피식 웃고있는 제이시 뺨에 내가 기습적으로 뽀뽀했다. 제이시가 순간적으로 놀랬는지 눈이 커지자, 내가 해맑게 미소지으며 복도에 모여있는 애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모두 똑똑히 잘들어! 지금부터 나, 크리스 볼던과 제이시 하밍턴은 서로 사귀고 있다는 것을 공표한다! 따라서 제이시는 내 여자니깐, 치근덕 거리거나 집적거리면! 가만히 안둘거야, 알았어!"
"뭐, 뭐라고? 야, 크리스! 너와 내가 사귀지도 않는데, 왜 사귀고 있다고 니 멋대로 말해!?"
인상이 찡그러진 제이시가 따지듯이 내게 화를 내자, 옆에 있던 애디가 신난다는 얼굴로 환호하며 근처에 있던 애들에게 소리쳐 말했다.
"오오~! 멋있다 크리스, 넌 진짜 남자다. 자~, 모두 들었지! 제이시는 크리스의 여자야! 그리고 라라는 내 여자다! 라라 크로포터는 애디 벤트닝의 여자다!"
황당한 얼굴로 웃고있던 라라가 눈살을 찌푸리며 애디의 가슴을 톡톡 가볍게 몇번 쳤다. 애디는 살며시 눈치를 보며 라라의 허리를 왼손으로 감싼 뒤, 은근슬쩍 허벅지를 만졌다.
"야, 애디! 너 지금 은근슬쩍 어디에다 손을 되고 있는 거야!"
서로 티격태격하는 라라와 애디의 모습을 미소지은 채 얼핏 보고있던 내가, 여전히 화가난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제이시 입술에 뽀뽀했다.
"그리고 내가 왜, 너의 여자야? 무슨 근거로 내가, 웁!"
갑작스런 내 기습 뽀뽀에 제이시는 순간 많이 놀랐는지, 눈이 둥글게 커진 상태로 가만히 서있었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제이시를 바라보고 있던 내가, 갑자기 풋볼 연습장으로 갈수 있는 학교 뒷편 복도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좋아해, 제이시. 아니, 사랑해 제이시!"
놀라서 가만히 서있던 제이시는 자신의 입술을 한번 만져본 뒤, 살며시 얼굴에 미소가 어려지며 나를 뒷쫓아 갔다.
"야~! 거기 안서! 크리스 볼던! 너 잡히면 죽어~!"
"나, 크리스 볼던은! 제이시 하밍턴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제이시!"
행복한 얼굴로 복도를 달리며 사랑한다고 소리치는 나와 그 뒤를 쫒아가는 제이시는, 눈썹이 찌푸려져 있지만 입가엔 미소가 어려져 있었다. 모여있던 애들 중 렌과 슈가 나와 제이시를 번갈아 바라보며 신나다는 듯이 환호했다.
"오호호~! 드디어, 킹카 퀸카 커플 탄생이구나!"
"아주 잘 어울린다! 부럽다 크리스, 제이시!"
내가 학교 뒷편 건물 문을 열고 풋볼 연습장 필드로 달려가자, 제이시는 계속 소리치며 뒷쫓아 왔다.
"크리스! 지금 멈추면 안 때릴게! 계속 도망치다 잡히면, 진짜로 가만히 안둘거야! 그러니깐, 좋은 말로 할때 당장 멈춰!"
필드 위를 달리고 있던 내가 천천히 중간 지점에 멈춰서자, 제이시는 걸려들어 다는 장난끼 넘치는 얼굴로 손을 들고 달려왔다. 진지한 얼굴로 돌아선 내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하자, 손을 들어 날 때리려 달려오던 제이시는 서서히 멈춰섰다.
"제이시, 나는 너를 정말로 좋아해. 그러니 우리 사귀자."
"뭐? 장난 치지마, 크리스."
내가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자, 제이시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며 들었던 손이 점점 내려갔다. 앞으로 다가갈수록 제이시의 눈동자가 더 심하게 흔들리며 손이 완전히 내려갔다.
"장난으로 말하는게 아니야, 제이시. 나는 진심으로 너와 사귀고 싶어."
"진, 진심이라고?"
"응, 진심으로 고백하는 거야. 난 항상 너에게 사귀자고 고백하고 싶었는데, 네가 거절할까봐 말하지 못했어. 그래서 너와 더 가깝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장난만 쳤어, 정말로 미안해."
내 진심에 제이시의 눈가가 조금 촉촉해지며 기쁘다는 얼굴로 환하게 미소지었다.
"네가 날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걸, 매일같이 내 빰에 뽀뽀하는 장난을 칠때부터 알고 있었어. 이 바보 곰탱이야, 여자들은 맘에도 없는 놈이 빰에 뽀뽀하게 두지 않아."
제이시의 진심에 내가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머리결을 귀옆으로 쓸어 넘겼다.
"미안해, 제이시. 용기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리고 이런 날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고백해 오기를 기다리다 지쳐 쓰러지는 줄 알았어.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고백해 줬으니깐, 용서해줄게."
촉촉히 젖은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던 제이시는, 머리결을 한번더 귀 옆으로 쓸어넘기는 내 손을 살포시 포개 잡아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되었다.
"이제부터 너는 진짜로 내 남친이야. 그러니깐, 내가 너의 여친이라는 증거를 여기에 남겨."
제이시는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들겼다. 내가 떨리는 시선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점점 갈수록 자신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자, 제이시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나와 제이시는 첫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하늘 아래서 수줍게 뽀뽀했다. 뽀뽀를 한 내가 천천히 입술을 띠고 스르륵 눈을 뜨자, 제이시도 살포시 눈을 떠 그윽하게 바라봤다.
"정말로 좋아해, 제이시. 아니, 사랑해."
"나도, 정말로 좋아해. 아니, 사랑해 크리스."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날 그윽하게 바라보는 제이시를 내가 와락 안았다.
"내 여친이 되어 줬어 고마워. 잘하는 건 풋볼 밖에 없지만, 멋진 남친이 되기 위해 노력할께."
"나도, 예쁜 여친이 되기 위해 노력할께."
자신을 안고있던 손을 내가 살며시 놓고 그윽하게 바라보자, 제이시가 먼저 뽀뽀했다. 수줍게 뽀뽀하고 있던 나와 제이시가 바람결에 흩어지듯 사라자자, 풋볼 연습장에서 갑자기 극장 안으로 공간이 변했다. 영화가 끝났는지, 닫혀있던 C 상영관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나왔다. 골반을 살짝 덮는 가벼운 코트에 치마를 입은 16살이 된 제이시와 앝은 점퍼 입고있는 내가 사람들과 같이 상영관에서 나와 카운터를 지나가는데, 서로 팔짱을 낀 채 꼭 붙어있는 웨스커와 그레이스가 극장 안으로 들어왔다.
"음? 제이시, 크리스."
미소를 머금은 채 손붙잡고 있는 나와 제이시에게, 형과 그레이스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레이스 누나, 형."
"제이시, 이젠 완전히 숙녀가 됐네. 주말이라서 남친인 크리스랑 데이트야?"
"응, 그레이스 언니도 웨스커 오빠랑 데이트?"
"응. 웨스커는 슬픈 멜로 영화는 재미 없고 지루해서 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같이 볼려고 내가 강제로 끌고왔지. 제이시 너도, 멜로 영화를 싫어하는 크리스를 강제로 끌고왔어 같이 본거야?"
제이시가 그렇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떡이자, 그레이스가 형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서로를 그윽하게 보고있는 그레이스와 형을 미소지은 채 바라보던 내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만... 형, 내 저금통 내놔. 아까전에 내 저금통 가지고 날랐잖아, 빨리 저금통 내놔!"
"앗! 미안하다 크리스, 그레이스 선물사는데 모두 썼어."
"뭐!? 왜? 내 피같은 돈을 형 맘대로 써. 내가 주말마다 옥수수 가공 공장에서 3시간 동안, 죽어라 포대를 나르며 모은 돈인데!"
내가 따지듯이 묻자, 형은 난감하다는 얼굴로 그레이시를 쳐다봤다. 그레이스가 어이 없다는 얼굴이자, 제이시는 눈살을 찌푸리며 웃고 있었다.
"그, 그게 크리스. 우선 미안해, 형이 몇달 안으로 갚을게. 그러니깐, 그레이스가 옆에 있는데."
"창피한 건 알고 있는 거야? 어쩐지 갑자기 무슨 돈이 생겨서, 사귄지 2년된 기념으로 비싼 목걸이를 나에게 선물해 주나 했어."
"그레이스, 나는 너에게 예쁘고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됐어, 짜증나게 변명하지마."
그레이스가 기분이 상했는지 삐친 얼굴로 갑자기 획하고 돌아서서 화장실로 향하자, 제이시가 뒤따라 갔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던 그레이스는 미소를 머금은 채, 제이시와 함께 화장실을 나왔다. 형과 내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웃고있자, 그레이스와 제이시가 이해할수 없다는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뭐?"
기습 뽀뽀에 놀라 눈이 둥글게 커진 제이시에게 내가 환하게 미소지으며, 오른쪽 빰에 뽀뽀하고 도망치듯이 앞으로 달려갔다.
"좋아해, 제이시! 이제 넌, 내 여자야!"
"야! 이거 성추행이야! 크리스, 너 잡히면 죽어!"
얼굴이 조금 붉어진 제이시가 입가에 미소가 어리며 나를 쫒아갔다. 장난스럽게 애디를 쫒던 라라는 내가 빠르게 옆을 지나치자, 고갤 뒤로 돌렸다. 제이시가 미소를 머금고 달려오자, 라라는 천천히 멈춰서서 소리쳤다. 라라 옆으로 달려온 제이시가 뒤를 이어 소리치자, 어느새 발맞혀 같이 달리고 있던 나와 애디가 그자리에 멈춰섰다.
"야, 애디! 좋은 말로 할때, 도망치지 말고 빨리 멈춰!"
"크리스! 나 혼자 집에 가기전에, 당장 돌아와!"
라라와 제이시는 애디와 내가 천천히 자신들에게로 걸어오자, 서로 눈을 맞추고 풋하고 웃었다. 웃고있던 제이시와 라라가 바람결에 흩어지듯 갑자기 학교복도로 공간이 변했다.
내가 사물함 안에 있는 교제와 예비용 풋볼 유니폼을 정리하고 있는데, 두꺼운 점퍼 차림에 여자 얘 3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크리스."
3명 중 안경 낀 여자 얘가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뜬금없이 손 편지를 건네며 고백해왔다.
"크리스, 나는 네가 좋아. 나랑 한번 만나볼래?"
갑작스런 고백에 내가 조금 당황했는지 가만히 서있다가, 부끄럽고 수줍게 날 바라보고 있는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 얘에게 살며시 미소 지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미안해."
고백했던 여자 얘는 순간 실망한 얼굴로 창피하다는 듯이 갑자기 뒤로 돌아 빠르게 걸어가자, 옆에 있던 친구들도 같이 되돌아갔다.
"이야~, 크리스. 또 고백 받았냐? 인기가 아주 끝내주는데."
애디가 내게 다가와 어깨를 한번 똑 치며 부럽다는 듯이 손 편지를 바라봤다. 재미있다는 듯이 피식 거리고 있던 애디가 손을 흔들며 환하게 미소 지었어, 내가 고갤 뒤로 돌렸다.
"라라, 제이시."
라라 옆에 있는 제이시의 얼굴이 조금 굳어진 채 약간 화가나 보였다. 애디는 라라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투표결과 나왔어?"
"응, 방금 나왔어. 올해 킹카 퀸카는, 두구두구두구. 크리스랑 제이시야."
애디는 신난다는 얼굴로 나와 제이시를 바라보며, 한쪽 눈썹을 올려다 내려다를 반복했다.
"역시, 미들스쿨 3년 내내 킹카 퀸카를 독식하더니. 하이스쿨로 올라오자마자, 또 킹카 퀸카를 접수하는 너희 둘. 정말로 대단들 하다."
애디의 말과 행동이 웃겼어 옆에 있는 제이시를 보니, 방금 전과는 다르게 굳어진 얼굴이 풀려 웃고 있었다. 라라가 조금 가까이 다가와 핸드폰으로 나와 제이시의 사진을 찍으려 했다.
"새해가 됐으니, 학교 홈피에 올해 킹카 퀸카 사진을 메인으로 올려야 해. 너희 둘다 기분 좋은 얼굴로 환하게 웃어봐."
내가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자, 제이시 역시 화사하게 미소 지었다.
"서로 쳐다만 보고 있지 말고 이쪽을 봐야지. 좋아, 찍는다. 하나, 둘, 셋."
사진을 찍은 라라가 핸드폰에 찍힌 나와 제이시의 사진을 애디에게 보여줬다. 신난다는 듯이 찍힌 사진을 구경하고 있던 애디와 라라를 바라보며 피식 웃고있는 제이시 뺨에 내가 기습적으로 뽀뽀했다. 제이시가 순간적으로 놀랬는지 눈이 커지자, 내가 해맑게 미소지으며 복도에 모여있는 애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모두 똑똑히 잘들어! 지금부터 나, 크리스 볼던과 제이시 하밍턴은 서로 사귀고 있다는 것을 공표한다! 따라서 제이시는 내 여자니깐, 치근덕 거리거나 집적거리면! 가만히 안둘거야, 알았어!"
"뭐, 뭐라고? 야, 크리스! 너와 내가 사귀지도 않는데, 왜 사귀고 있다고 니 멋대로 말해!?"
인상이 찡그러진 제이시가 따지듯이 내게 화를 내자, 옆에 있던 애디가 신난다는 얼굴로 환호하며 근처에 있던 애들에게 소리쳐 말했다.
"오오~! 멋있다 크리스, 넌 진짜 남자다. 자~, 모두 들었지! 제이시는 크리스의 여자야! 그리고 라라는 내 여자다! 라라 크로포터는 애디 벤트닝의 여자다!"
황당한 얼굴로 웃고있던 라라가 눈살을 찌푸리며 애디의 가슴을 톡톡 가볍게 몇번 쳤다. 애디는 살며시 눈치를 보며 라라의 허리를 왼손으로 감싼 뒤, 은근슬쩍 허벅지를 만졌다.
"야, 애디! 너 지금 은근슬쩍 어디에다 손을 되고 있는 거야!"
서로 티격태격하는 라라와 애디의 모습을 미소지은 채 얼핏 보고있던 내가, 여전히 화가난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제이시 입술에 뽀뽀했다.
"그리고 내가 왜, 너의 여자야? 무슨 근거로 내가, 웁!"
갑작스런 내 기습 뽀뽀에 제이시는 순간 많이 놀랐는지, 눈이 둥글게 커진 상태로 가만히 서있었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제이시를 바라보고 있던 내가, 갑자기 풋볼 연습장으로 갈수 있는 학교 뒷편 복도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좋아해, 제이시. 아니, 사랑해 제이시!"
놀라서 가만히 서있던 제이시는 자신의 입술을 한번 만져본 뒤, 살며시 얼굴에 미소가 어려지며 나를 뒷쫓아 갔다.
"야~! 거기 안서! 크리스 볼던! 너 잡히면 죽어~!"
"나, 크리스 볼던은! 제이시 하밍턴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제이시!"
행복한 얼굴로 복도를 달리며 사랑한다고 소리치는 나와 그 뒤를 쫒아가는 제이시는, 눈썹이 찌푸려져 있지만 입가엔 미소가 어려져 있었다. 모여있던 애들 중 렌과 슈가 나와 제이시를 번갈아 바라보며 신나다는 듯이 환호했다.
"오호호~! 드디어, 킹카 퀸카 커플 탄생이구나!"
"아주 잘 어울린다! 부럽다 크리스, 제이시!"
내가 학교 뒷편 건물 문을 열고 풋볼 연습장 필드로 달려가자, 제이시는 계속 소리치며 뒷쫓아 왔다.
"크리스! 지금 멈추면 안 때릴게! 계속 도망치다 잡히면, 진짜로 가만히 안둘거야! 그러니깐, 좋은 말로 할때 당장 멈춰!"
필드 위를 달리고 있던 내가 천천히 중간 지점에 멈춰서자, 제이시는 걸려들어 다는 장난끼 넘치는 얼굴로 손을 들고 달려왔다. 진지한 얼굴로 돌아선 내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하자, 손을 들어 날 때리려 달려오던 제이시는 서서히 멈춰섰다.
"제이시, 나는 너를 정말로 좋아해. 그러니 우리 사귀자."
"뭐? 장난 치지마, 크리스."
내가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자, 제이시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며 들었던 손이 점점 내려갔다. 앞으로 다가갈수록 제이시의 눈동자가 더 심하게 흔들리며 손이 완전히 내려갔다.
"장난으로 말하는게 아니야, 제이시. 나는 진심으로 너와 사귀고 싶어."
"진, 진심이라고?"
"응, 진심으로 고백하는 거야. 난 항상 너에게 사귀자고 고백하고 싶었는데, 네가 거절할까봐 말하지 못했어. 그래서 너와 더 가깝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장난만 쳤어, 정말로 미안해."
내 진심에 제이시의 눈가가 조금 촉촉해지며 기쁘다는 얼굴로 환하게 미소지었다.
"네가 날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걸, 매일같이 내 빰에 뽀뽀하는 장난을 칠때부터 알고 있었어. 이 바보 곰탱이야, 여자들은 맘에도 없는 놈이 빰에 뽀뽀하게 두지 않아."
제이시의 진심에 내가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머리결을 귀옆으로 쓸어 넘겼다.
"미안해, 제이시. 용기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리고 이런 날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고백해 오기를 기다리다 지쳐 쓰러지는 줄 알았어.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고백해 줬으니깐, 용서해줄게."
촉촉히 젖은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던 제이시는, 머리결을 한번더 귀 옆으로 쓸어넘기는 내 손을 살포시 포개 잡아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되었다.
"이제부터 너는 진짜로 내 남친이야. 그러니깐, 내가 너의 여친이라는 증거를 여기에 남겨."
제이시는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들겼다. 내가 떨리는 시선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점점 갈수록 자신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자, 제이시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나와 제이시는 첫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하늘 아래서 수줍게 뽀뽀했다. 뽀뽀를 한 내가 천천히 입술을 띠고 스르륵 눈을 뜨자, 제이시도 살포시 눈을 떠 그윽하게 바라봤다.
"정말로 좋아해, 제이시. 아니, 사랑해."
"나도, 정말로 좋아해. 아니, 사랑해 크리스."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날 그윽하게 바라보는 제이시를 내가 와락 안았다.
"내 여친이 되어 줬어 고마워. 잘하는 건 풋볼 밖에 없지만, 멋진 남친이 되기 위해 노력할께."
"나도, 예쁜 여친이 되기 위해 노력할께."
자신을 안고있던 손을 내가 살며시 놓고 그윽하게 바라보자, 제이시가 먼저 뽀뽀했다. 수줍게 뽀뽀하고 있던 나와 제이시가 바람결에 흩어지듯 사라자자, 풋볼 연습장에서 갑자기 극장 안으로 공간이 변했다. 영화가 끝났는지, 닫혀있던 C 상영관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나왔다. 골반을 살짝 덮는 가벼운 코트에 치마를 입은 16살이 된 제이시와 앝은 점퍼 입고있는 내가 사람들과 같이 상영관에서 나와 카운터를 지나가는데, 서로 팔짱을 낀 채 꼭 붙어있는 웨스커와 그레이스가 극장 안으로 들어왔다.
"음? 제이시, 크리스."
미소를 머금은 채 손붙잡고 있는 나와 제이시에게, 형과 그레이스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레이스 누나, 형."
"제이시, 이젠 완전히 숙녀가 됐네. 주말이라서 남친인 크리스랑 데이트야?"
"응, 그레이스 언니도 웨스커 오빠랑 데이트?"
"응. 웨스커는 슬픈 멜로 영화는 재미 없고 지루해서 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같이 볼려고 내가 강제로 끌고왔지. 제이시 너도, 멜로 영화를 싫어하는 크리스를 강제로 끌고왔어 같이 본거야?"
제이시가 그렇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떡이자, 그레이스가 형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서로를 그윽하게 보고있는 그레이스와 형을 미소지은 채 바라보던 내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만... 형, 내 저금통 내놔. 아까전에 내 저금통 가지고 날랐잖아, 빨리 저금통 내놔!"
"앗! 미안하다 크리스, 그레이스 선물사는데 모두 썼어."
"뭐!? 왜? 내 피같은 돈을 형 맘대로 써. 내가 주말마다 옥수수 가공 공장에서 3시간 동안, 죽어라 포대를 나르며 모은 돈인데!"
내가 따지듯이 묻자, 형은 난감하다는 얼굴로 그레이시를 쳐다봤다. 그레이스가 어이 없다는 얼굴이자, 제이시는 눈살을 찌푸리며 웃고 있었다.
"그, 그게 크리스. 우선 미안해, 형이 몇달 안으로 갚을게. 그러니깐, 그레이스가 옆에 있는데."
"창피한 건 알고 있는 거야? 어쩐지 갑자기 무슨 돈이 생겨서, 사귄지 2년된 기념으로 비싼 목걸이를 나에게 선물해 주나 했어."
"그레이스, 나는 너에게 예쁘고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됐어, 짜증나게 변명하지마."
그레이스가 기분이 상했는지 삐친 얼굴로 갑자기 획하고 돌아서서 화장실로 향하자, 제이시가 뒤따라 갔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던 그레이스는 미소를 머금은 채, 제이시와 함께 화장실을 나왔다. 형과 내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웃고있자, 그레이스와 제이시가 이해할수 없다는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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