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파편(6)-개정-
조회 : 362 추천 : 0 글자수 : 5,737 자 2025-11-09
나와 제이시는 신난다는 듯이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앞으로 걸어가는 클레어와 6명의 여자들의 뒷모습을 그냥 멍하니 쳐다봤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서럽게 소리내 울던 클레어는 언제 울어냐는 듯이 활짝 웃고 있었어,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왠지 다행스러웠다. 가만히 여자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던 나는 여전히 필짱을 끼고 있는 제이시에게 웃으며 물었다.
"제이시, 이제 팔짱 풀어도 되지 않을까?"
"어? 어 그래."
내 물음에 제이시가 머쓱해 하며 팔짱을 풀었다. 나는 이런 제이시가 왠지 더 귀엽고 예뻐보였어, 바이크를 세워둔 길가로 향했다.
"그럼, 우리도 갈까?"
나와 같이 걷는 제이시는 방금전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좀 서먹서먹했다. 아무래도 내가 신경쓰이는 것같아서 먼저 말을 건넸다.
"제이시.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날 용서해 줬어 정말로 고마워. 이 은혜는 내가 평생 갚을게."
"평생 갚는다고?"
"응, 왜? 뭐가 좀 이상해?"
제이시는 나와 시선을 잘 못 마주치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저기 제이시, 아까전에는 정신이 없었어 못 물어봤는데, 왜 날 마이클 응징 계획에 다크호스 역활로 점찍은 거야?"
"아, 맞다. 너에게 설명해 준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어. 하지만 다 끝난 일인데 긍금해?"
내가 고개를 끄떡이자, 제이시는 조금 머쓱해하며 수줍게 말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점심시간에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와서, 짜증도 나고 시끄러웠어 전화를 받았는데 나나씨였어. 여자들을 가지고 노는 마이클 응징 계혹에 필요한, 멋지고 잘생긴 남자인 다크호스 역활에 대해서 나나씨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너에게 극장 앞으로 나오라고 연락한거야. 이제 완전 이해됐지?"
"응, 완전 이해했어. 그런데 왜 내가 딱이라고 생각한 거야?"
내 물음에 제이시가 부끄러워 하며 내 팔을 톡쳤다.
"모르는 척하면서 일부러 물어보는 거지? 너 머리자르고 수술해서 안경 벗으니깐, 진짜 멋있고 잘생겼어 딱이라고 생각한거야."
나와 길가를 걷던 제이시가, 갑자기 극장 앞에 세워둔 내 바이크로 달려가 뒷좌석에 올라탔다.
"자~, 노예. 벌써 8시 반이니깐, 내 집까지 고고씽."
"네, 공주님.“
나는 바이크 시동을 걸어 제이시의 집으로 출발했다. 어느정도 달리자, 어느덧 제이시 집에 도착했다.
제이시 집은 로열패밀리답게 다른 집들보다 5배 정도가 더 크고, 넓은 정원과 큰 풀장까지 있는 캐리지에서 절대 찾아 볼수 없는 고품격 3층 주택이다. 바이크에서 내린 제이시는 내게 명령 하듯이 말했다.
"잘 들어 노예. 넌 내일부터 졸업식 전까지 2주 동안 날, 학교 까지 태워주고 집까지 데려다 줘야 돼. 그러니깐, 7시 40분까지 날 데리러 집 앞으로 와. 만약 안 오면, 넌 무조건 감옥행이야! 또 늦으면, 분당 한대 씩이야.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공주님."
이젠 날 완전히 노예로 생각하는 군, 그래도 감옥 안 보낸 착한 제이시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제이시가 나에게 살며시 미소지은 뒤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제이시가 용서해 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어를 넣고 그곳을 떠났다. 해가 지고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아 달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한다.
바이크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나는 입가에 웃음이 끝이지 않았다. 엿같은 내 인생에서 이런 봄날이 오다니, 꼭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다.
꿈? 잠시 잊고있던 내 봉인된 기억을 꿈으로 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도대체 뭐가 뭐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나에게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내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것같다.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돌아온 나는 내 방으로가 제이시가 사준 정장 슈트를 벗으려 하는데, 전신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내가 봐도 끝내주게 멋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 나는 거울을 보면서 좀 멋진 자세를 취해 봤다.
음~, 겁나 멋있군.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전화 벨이 울렸다.
"디디딕딕~! 디디딕딕~!"
시끄럽게 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나는 거실로 내려갔다.
"여보세요?"
"나야, 제이시. 집에 잘 도착했어?"
"응, 아니. 네, 방금 들어왔습니다."
"그래, 그냥 잘들어 갔는지 확인차 전화해 봤어. 그리고 너의 형은?"
"형? 아직 안들어 왔는데요, 왜요?"
"왜긴 왜야? 새벽에 많이 맞았다며, 형이 또 너에게 해꼬지 할까봐 걱정되어. 그래서 물어본 거야."
"걱정해 줘어 고마워 제이시, 그런데 이제 예전에 내가 아니야. 만약 웨스커가 또 때리려 하면 신고하겠다고 겁박할 거야, 그러니깐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예전엔 웨스커에게 감히 반항하거나 대적할 생각조차 못했는데, 오늘을 웬지 당당하게 맞설수 있을 것같다.
"잘 생각했어. 그런데 때리려 하면, 괜히 싸워서 얻어 터지지 말고 무조건 도망가. 또 얼굴에 피멍들어서, 주인인 나를 속상하게 만들지마 알았지?"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슈트 잘 입을 게요."
"뭔소리야? 그거 잠시 빌린 거라, 내일 반납해야 돼. 그러니깐 더워지지 않도록 잘보관했다가, 내일 가지와."
사준 건지 알았는데 빌린 거였어? 참 나란 놈은 좀 모자르고 역시 답이 없다. 아무리 제이시가 부잣집 영애라고 해도, 이런 고가에 슈트를 구입해서 내게 줬을 리가 없다.
그것도 남친 연기를 위해 불러낸 나에게 슈트를 사준다고? 그건 애당초 가능하지 않을 일이다. 정말 내 자신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무식하다.
"뭐야? 설마, 내가 사준 건지 알았어? 그거 1000달러 짜리 슈트야, 내가 미쳤다고 그걸 돈을 주고 사."
"하하, 그래. 저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요. 슈트 잘보관 했다가 반납하러 가져 갈게요."
참 머쓱해서, 나는 가겹게 웃으며 얘서 태연한 척 제이시와 통화했다.
"그럼, 내일 6시에 극장 앞에서 만날까?"
"내일?"
"왜? 싫어? 너 주인인 나에게 불복하는 거야?"
"아니요, 좋아요."
"그럼, 내일 6시에 극장 앞에서 봐."
"네, 공주님."
통화를 끝내 나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어려지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제이시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나는 2층으로 올라가 슈트를 벗고, 옷커버에 넣어두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쪽팔리다. 어떻게 슈트를 선물받았다는 생각을 한 건지. 자꾸 쪽팔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 나는 고개를 흔들며 옷가게에서 갈아입었던 내옷을 쇼핑백에서 꺼내 입었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웨스커와 이름모를 여자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진한 화장에 여자는 전체적인 곡선이 예뻐서 몸매가 상당히 매혹적인 섹시한 미인이었다.
"형.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
인상이 일그러진 채, 잠시 나를 보던 웨스커가 계단을 오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왜? 내가 어디서 굴러먹던, 너랑은 상관없잖아."
"그래. 형이 뭘 하던 나랑은 상관없는데, 이 여자는 뭐야? 짜증나게 매일같이 여자를 집에 데려오는 건데?"
"그렇게 짜증나면 네가 나가! 아니, 내가 나가 줄 테니깐, 그만 씨부려!"
"뭐라고!? 그래, 나가! 당장 나가라고! 그리고 다시는 들어오지 마!"
웨스커는 내말에 더더욱 화가 나는지 인상이 일그러지며 자신의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저 구제불능 같은 인간! 나는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씩씩 대고 있는데, 이름모를 여자가 내 앞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형제라 그런가? 너도 끝내주게 잘생겼다. 아니 가만히 보니, 연예인 보다 더 잘생겼네."
뭐지, 이 여자는? 지금 나와 웨스커가 찬바람이 쌩쌩 부는데 눈치 없이 미소 지으며 관심을 끌려하다니, 순간 어이가 없어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는 덴버시 125 블록에 있는 섹시 & 섹스 클럽에 다니는 플로니야, 원래는 나와 반나절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1천 달러지만, 너는 끝내주게 잘 생겼으니깐, 특별히 서비스로 100 달러에 해줄게."
도대체 이 여자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은 걸까? 오늘 처음 본 남자인 내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호객행위를 한다. 또한 농후하게 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끈적거리게 바라보며,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노브라로 탱크톱을 입고 있었어, 살며시 보일 것같은 가슴을 출렁거리며 나를 유혹하듯이 모델 워킹으로 점점 다가왔다. 완전 쫙 붙는 핫팬츠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향하는 그때, 웨스커가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플로니라는 여자는 웨스커가 내려오자, 갑자기 몸을 획 돌리고 다가가 돈을 받으며, 좋아라했다.
"나는 특별히 30% DC라 했지. 자, 700."
"고마워, 웨스커. 다음에 또 오면, 50% DC 해줄게."
"가자, 클럽까지 데려다 줄께."
돈을 받은 플로니는 한번 세어 보더니 활짝 웃으며, 웨스커의 팔이 가슴에 파묻히게 팔짱을 끼고 집을 나서려 했다. 순간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서 가만히 서있던 나는 웨스커에게 소리치며 다가가 팔을 잡았다.
"형, 지금 그 돈 생활비지?"
내게 팔을 잡힌 웨스커가 손을 강하게 뿌리치며 소리쳐 화를 냈다.
"그래서 뭐! 아빠, 엄마에게 고자질이라고 할 거냐!? 네 마음대로 해! 그리고 내가 무얼 하던 신경 쓰지 마!"
플로니는 분을 삭이지 못하겠다는 듯이 씩씩거리는 웨스커의 얼굴을 한번 쓰담고 나를 바라봤다.
"괜히 동생 때문에 열 내지 말고, 클럽 가서 나랑 한번 더 찐하게 즐기자. 응? 웨스커."
웨스커는 씩씩되던 숨을 고른 뒤, 플로니의 엉덩이를 꽉 움켜잡고 주무르며 같이 집을 나섰다. 웨스커는 서둘러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나는 웨스커가 급가속해 집을 떠났다. 서서히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차량만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웨스커는 오늘 새벽, 나에게 했던 일에 대한 반성과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같다.
나는 멀리서 붉은 빛을 뿜어내며 사라지는 웨스커의 차를 바라보면서 소리쳐 욕했다.
"그래, 웨스커! 이제 다시는 집에 들어오지 마! 쓰레기 같은 새끼야!"
화가 나서 집에 들어간 나는 끌어 오르는 분기를 주체 못하고 맥주를 꺼내 마신 뒤, 거실을 서성이며 계속해서 웨스커를 욕했다.
"지가 나에게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도 모자를 판에! 되레 나에게 소리 지르면서 화를 내! 쓰레기 같은 새끼! 매일같이 나를 노예처럼 부리고! 개처럼 때린 염병할 호로 새끼!"
미친 듯이 웨스커를 욕하자, 이상하게 왠지 모를 불안함이 엄습해 오며 짜증이 밀려왔다. 욕을 하면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왜? 더 불안해 지는지 이유는 알 수는 없지만, 이게 바로 형제애인 것같다.
오묘한 마음에 풀이 죽은 나는 거실에 앉아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눈이 아프고 졸음이 쏟아졌어,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몸이 땅속으로 빨려가는 것같다. 이 느낌은 내가 종종 가위에 눌릴 때 느껴지던 느낌인데, 눈을 감자마자 느껴지며 의식이 점점 흐릿해 졌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서럽게 소리내 울던 클레어는 언제 울어냐는 듯이 활짝 웃고 있었어,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왠지 다행스러웠다. 가만히 여자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던 나는 여전히 필짱을 끼고 있는 제이시에게 웃으며 물었다.
"제이시, 이제 팔짱 풀어도 되지 않을까?"
"어? 어 그래."
내 물음에 제이시가 머쓱해 하며 팔짱을 풀었다. 나는 이런 제이시가 왠지 더 귀엽고 예뻐보였어, 바이크를 세워둔 길가로 향했다.
"그럼, 우리도 갈까?"
나와 같이 걷는 제이시는 방금전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좀 서먹서먹했다. 아무래도 내가 신경쓰이는 것같아서 먼저 말을 건넸다.
"제이시.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날 용서해 줬어 정말로 고마워. 이 은혜는 내가 평생 갚을게."
"평생 갚는다고?"
"응, 왜? 뭐가 좀 이상해?"
제이시는 나와 시선을 잘 못 마주치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저기 제이시, 아까전에는 정신이 없었어 못 물어봤는데, 왜 날 마이클 응징 계획에 다크호스 역활로 점찍은 거야?"
"아, 맞다. 너에게 설명해 준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어. 하지만 다 끝난 일인데 긍금해?"
내가 고개를 끄떡이자, 제이시는 조금 머쓱해하며 수줍게 말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점심시간에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와서, 짜증도 나고 시끄러웠어 전화를 받았는데 나나씨였어. 여자들을 가지고 노는 마이클 응징 계혹에 필요한, 멋지고 잘생긴 남자인 다크호스 역활에 대해서 나나씨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너에게 극장 앞으로 나오라고 연락한거야. 이제 완전 이해됐지?"
"응, 완전 이해했어. 그런데 왜 내가 딱이라고 생각한 거야?"
내 물음에 제이시가 부끄러워 하며 내 팔을 톡쳤다.
"모르는 척하면서 일부러 물어보는 거지? 너 머리자르고 수술해서 안경 벗으니깐, 진짜 멋있고 잘생겼어 딱이라고 생각한거야."
나와 길가를 걷던 제이시가, 갑자기 극장 앞에 세워둔 내 바이크로 달려가 뒷좌석에 올라탔다.
"자~, 노예. 벌써 8시 반이니깐, 내 집까지 고고씽."
"네, 공주님.“
나는 바이크 시동을 걸어 제이시의 집으로 출발했다. 어느정도 달리자, 어느덧 제이시 집에 도착했다.
제이시 집은 로열패밀리답게 다른 집들보다 5배 정도가 더 크고, 넓은 정원과 큰 풀장까지 있는 캐리지에서 절대 찾아 볼수 없는 고품격 3층 주택이다. 바이크에서 내린 제이시는 내게 명령 하듯이 말했다.
"잘 들어 노예. 넌 내일부터 졸업식 전까지 2주 동안 날, 학교 까지 태워주고 집까지 데려다 줘야 돼. 그러니깐, 7시 40분까지 날 데리러 집 앞으로 와. 만약 안 오면, 넌 무조건 감옥행이야! 또 늦으면, 분당 한대 씩이야.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공주님."
이젠 날 완전히 노예로 생각하는 군, 그래도 감옥 안 보낸 착한 제이시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제이시가 나에게 살며시 미소지은 뒤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제이시가 용서해 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어를 넣고 그곳을 떠났다. 해가 지고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아 달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한다.
바이크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나는 입가에 웃음이 끝이지 않았다. 엿같은 내 인생에서 이런 봄날이 오다니, 꼭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다.
꿈? 잠시 잊고있던 내 봉인된 기억을 꿈으로 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도대체 뭐가 뭐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나에게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내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것같다.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돌아온 나는 내 방으로가 제이시가 사준 정장 슈트를 벗으려 하는데, 전신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내가 봐도 끝내주게 멋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 나는 거울을 보면서 좀 멋진 자세를 취해 봤다.
음~, 겁나 멋있군.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전화 벨이 울렸다.
"디디딕딕~! 디디딕딕~!"
시끄럽게 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나는 거실로 내려갔다.
"여보세요?"
"나야, 제이시. 집에 잘 도착했어?"
"응, 아니. 네, 방금 들어왔습니다."
"그래, 그냥 잘들어 갔는지 확인차 전화해 봤어. 그리고 너의 형은?"
"형? 아직 안들어 왔는데요, 왜요?"
"왜긴 왜야? 새벽에 많이 맞았다며, 형이 또 너에게 해꼬지 할까봐 걱정되어. 그래서 물어본 거야."
"걱정해 줘어 고마워 제이시, 그런데 이제 예전에 내가 아니야. 만약 웨스커가 또 때리려 하면 신고하겠다고 겁박할 거야, 그러니깐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예전엔 웨스커에게 감히 반항하거나 대적할 생각조차 못했는데, 오늘을 웬지 당당하게 맞설수 있을 것같다.
"잘 생각했어. 그런데 때리려 하면, 괜히 싸워서 얻어 터지지 말고 무조건 도망가. 또 얼굴에 피멍들어서, 주인인 나를 속상하게 만들지마 알았지?"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슈트 잘 입을 게요."
"뭔소리야? 그거 잠시 빌린 거라, 내일 반납해야 돼. 그러니깐 더워지지 않도록 잘보관했다가, 내일 가지와."
사준 건지 알았는데 빌린 거였어? 참 나란 놈은 좀 모자르고 역시 답이 없다. 아무리 제이시가 부잣집 영애라고 해도, 이런 고가에 슈트를 구입해서 내게 줬을 리가 없다.
그것도 남친 연기를 위해 불러낸 나에게 슈트를 사준다고? 그건 애당초 가능하지 않을 일이다. 정말 내 자신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무식하다.
"뭐야? 설마, 내가 사준 건지 알았어? 그거 1000달러 짜리 슈트야, 내가 미쳤다고 그걸 돈을 주고 사."
"하하, 그래. 저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요. 슈트 잘보관 했다가 반납하러 가져 갈게요."
참 머쓱해서, 나는 가겹게 웃으며 얘서 태연한 척 제이시와 통화했다.
"그럼, 내일 6시에 극장 앞에서 만날까?"
"내일?"
"왜? 싫어? 너 주인인 나에게 불복하는 거야?"
"아니요, 좋아요."
"그럼, 내일 6시에 극장 앞에서 봐."
"네, 공주님."
통화를 끝내 나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어려지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제이시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나는 2층으로 올라가 슈트를 벗고, 옷커버에 넣어두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쪽팔리다. 어떻게 슈트를 선물받았다는 생각을 한 건지. 자꾸 쪽팔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 나는 고개를 흔들며 옷가게에서 갈아입었던 내옷을 쇼핑백에서 꺼내 입었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웨스커와 이름모를 여자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진한 화장에 여자는 전체적인 곡선이 예뻐서 몸매가 상당히 매혹적인 섹시한 미인이었다.
"형.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
인상이 일그러진 채, 잠시 나를 보던 웨스커가 계단을 오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왜? 내가 어디서 굴러먹던, 너랑은 상관없잖아."
"그래. 형이 뭘 하던 나랑은 상관없는데, 이 여자는 뭐야? 짜증나게 매일같이 여자를 집에 데려오는 건데?"
"그렇게 짜증나면 네가 나가! 아니, 내가 나가 줄 테니깐, 그만 씨부려!"
"뭐라고!? 그래, 나가! 당장 나가라고! 그리고 다시는 들어오지 마!"
웨스커는 내말에 더더욱 화가 나는지 인상이 일그러지며 자신의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저 구제불능 같은 인간! 나는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씩씩 대고 있는데, 이름모를 여자가 내 앞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형제라 그런가? 너도 끝내주게 잘생겼다. 아니 가만히 보니, 연예인 보다 더 잘생겼네."
뭐지, 이 여자는? 지금 나와 웨스커가 찬바람이 쌩쌩 부는데 눈치 없이 미소 지으며 관심을 끌려하다니, 순간 어이가 없어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는 덴버시 125 블록에 있는 섹시 & 섹스 클럽에 다니는 플로니야, 원래는 나와 반나절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1천 달러지만, 너는 끝내주게 잘 생겼으니깐, 특별히 서비스로 100 달러에 해줄게."
도대체 이 여자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은 걸까? 오늘 처음 본 남자인 내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호객행위를 한다. 또한 농후하게 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끈적거리게 바라보며,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노브라로 탱크톱을 입고 있었어, 살며시 보일 것같은 가슴을 출렁거리며 나를 유혹하듯이 모델 워킹으로 점점 다가왔다. 완전 쫙 붙는 핫팬츠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향하는 그때, 웨스커가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플로니라는 여자는 웨스커가 내려오자, 갑자기 몸을 획 돌리고 다가가 돈을 받으며, 좋아라했다.
"나는 특별히 30% DC라 했지. 자, 700."
"고마워, 웨스커. 다음에 또 오면, 50% DC 해줄게."
"가자, 클럽까지 데려다 줄께."
돈을 받은 플로니는 한번 세어 보더니 활짝 웃으며, 웨스커의 팔이 가슴에 파묻히게 팔짱을 끼고 집을 나서려 했다. 순간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서 가만히 서있던 나는 웨스커에게 소리치며 다가가 팔을 잡았다.
"형, 지금 그 돈 생활비지?"
내게 팔을 잡힌 웨스커가 손을 강하게 뿌리치며 소리쳐 화를 냈다.
"그래서 뭐! 아빠, 엄마에게 고자질이라고 할 거냐!? 네 마음대로 해! 그리고 내가 무얼 하던 신경 쓰지 마!"
플로니는 분을 삭이지 못하겠다는 듯이 씩씩거리는 웨스커의 얼굴을 한번 쓰담고 나를 바라봤다.
"괜히 동생 때문에 열 내지 말고, 클럽 가서 나랑 한번 더 찐하게 즐기자. 응? 웨스커."
웨스커는 씩씩되던 숨을 고른 뒤, 플로니의 엉덩이를 꽉 움켜잡고 주무르며 같이 집을 나섰다. 웨스커는 서둘러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나는 웨스커가 급가속해 집을 떠났다. 서서히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차량만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웨스커는 오늘 새벽, 나에게 했던 일에 대한 반성과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같다.
나는 멀리서 붉은 빛을 뿜어내며 사라지는 웨스커의 차를 바라보면서 소리쳐 욕했다.
"그래, 웨스커! 이제 다시는 집에 들어오지 마! 쓰레기 같은 새끼야!"
화가 나서 집에 들어간 나는 끌어 오르는 분기를 주체 못하고 맥주를 꺼내 마신 뒤, 거실을 서성이며 계속해서 웨스커를 욕했다.
"지가 나에게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도 모자를 판에! 되레 나에게 소리 지르면서 화를 내! 쓰레기 같은 새끼! 매일같이 나를 노예처럼 부리고! 개처럼 때린 염병할 호로 새끼!"
미친 듯이 웨스커를 욕하자, 이상하게 왠지 모를 불안함이 엄습해 오며 짜증이 밀려왔다. 욕을 하면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왜? 더 불안해 지는지 이유는 알 수는 없지만, 이게 바로 형제애인 것같다.
오묘한 마음에 풀이 죽은 나는 거실에 앉아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눈이 아프고 졸음이 쏟아졌어,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몸이 땅속으로 빨려가는 것같다. 이 느낌은 내가 종종 가위에 눌릴 때 느껴지던 느낌인데, 눈을 감자마자 느껴지며 의식이 점점 흐릿해 졌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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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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