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톱니바퀴(2)
조회 : 277 추천 : 0 글자수 : 5,651 자 2026-01-25
"아빠! 당장, 엄마에게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용서를 비세요!"
"뭐? 내가 왜? 내가 왜! 남편 알기를 개엿으로 생각하는 저년에게 빌어야 되는데!?"
"엿까지는 소리하지 말고, 당장가서 엄마에게 빌으라고~!"
"뭐, 엿까!? 이 새끼가 버르장머리 없이! 아버지에게 엿까라고 욕하며 소리를 지르는 거야!"
형의 분기어린 소리침에 인상이 극심히 일그러진 아빠가, 손에 들고있던 술병을 웨스커에게 집어 던지며 욕했다. 아빠가 던진 술병이 형의 이마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이 깨졌다. 형의 이마가 조금 찢어져 피가 나자 현관문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엄마와 내가 놀랬어, 소리치며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웨스커!"
"형!"
나와 엄마가 다급히 형에게 다가가고 있는데, 웨스커가 갑자기 한맺인 사람처럼 절규어리게 소리치며 앞에 있는 작은 탁자를 그대로 엎어 버렸다.
"10~! 8~!!"
갑작스런 형의 광적인 행동에 모두들 놀라서 가만히 서있었다. 형은 참고있던 분노가 폭발해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계속해서 탁자를 발로 차고 장식장에 물건들을 집어 던졌다.
"당신이 아빠야! 저 개같은 썅년이랑, 바람피는 것도 모자라서! 가족들에게 욕하고, 손찌검하는 당신이 아빠냐고~!"
극심히 흥분하여 씩씩거리며 소리치는 형을 바라보고 계시던 엄마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는 얼굴로 눈물을 쏟아내셨다.
"당신이 진짜로 우릴 가족이라고 여기고, 일말에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엄마에게 무릎꿇고!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빌며 사죄해! 어서, 사죄하라고~!"
집이 떠나갈듯 목놓아 소리치는 형을 잠시동안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아빠가, 인상이 일그러진 화가난 얼굴로 소리치며 욕했다.
"이 배은망덕한 새끼가 감히! 아버지를 당신이라 부르고, 욕하면서 물건을 집어던져!"
"당신도 매일같이 엄마에게 욕하고, 물건을 집어 던졌잖아~! 왜! 나도 엄마랑 크리스처럼 때리려고? 해봐~! 그럼 당신 팔다리를 분질러 버릴꺼야~!"
아빠 또한 화가나 극심히 흥분했는지 주먹을 꽉쥐고 형에게 조금 다가가려 하자, 옆에있던 내연녀가 팔을 잡고 말렸다.
"이! 엿같은 개새끼가~!"
"브래드!"
내연녀의 제재로 아빠가 더이상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죽일듯이 노려보자, 형은 쓰러진 장식장을 집어들고 바닥으로 계속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
"18~!!!"
미친사람 처럼 장식장을 바닥으로 내리쳐 산산이 부수고 있는 형의 모습에, 아빠와 내연녀는 겁먹은 얼굴로 눈동자가 떨렸다. 점점 갈수록 진짜 미쳐가고 있는 형을 엄마와 내가 소리치며 다가가 등과 팔을 잡고 말렸다.
"웨스커! 하지마! 웨스커~!"
"형! 그만해! 제발 그만하라고, 형~!"
장식장을 완전히 부셔버린 형이 나와 엄마의 소리침에 이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는지, 쇠소리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아빠에게 말했다.
"나가세요. 당장, 저년을 집에서 데리고 나가라고!"
끓어오르는 분기를 애써 참고 있는 것같아 보이는 형을 무섭다는 얼굴로 보고있던 내연녀가, 인상이 일그러진 아빠를 달래며 거실에 있는 여행용 가방을 집어들었다.
"어서 나가자, 브래드."
내연녀와 같이 짐가방을 들고 현관문으로 걸어가는 아빠를 매섭게 노려보던 형이, 분노가 어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다시는 집에 돌아올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정말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에요."
현관 앞에 선 아빠가 고갤 돌려 자신을 날카롭게 바라보자, 형은 내연녀를 죽일듯이 쏘아봤다.
"남의 가정을 파탄낸 당신, 지금부터 내말 명심해서 잘들어! 한번만 더 내눈에 띠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어떻게 할지 나도 몰라. 그러니깐, 다시는! 다시는 내눈에 띠지마."
형의 강력한 경고에 아빠와 내연녀는 아무런 말없이 짐가방을 들고 집을 나가, 마당에 있는 흰색 픽업을 타고 떠났다. 현관문 앞에 서서 푸르른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초봄에 들판같은 농장지대를 떠나는 픽업을 바라보고 있던 형에게, 엄마가 자신의 옷 소매로 이마에 피를 닦아줬다. 형은 자신의 피를 닦아주는 엄마가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리시고 계시자, 꼭 껴안으며 머리를 쓰담았다.
"울지마 엄마, 괜찮아... 괜찮아 울지마."
슬픔과 착잡함이 뒤섞인 흔들리는 눈빛으로 괜찮다는 듯이 내 머리를 한번 쓰담은 형이, 눈을 지그시 감으며 서러움이 묻어나는 깊은 한숨을 내 뱉었다. 내가 촉촉해진 눈동자로 엄마를 안고있는 형을 껴안자, 갑자기 나무와 들판에 잎이 무성하게 자라나며 농장에는 푸르른 옥수수들이 생겨나자, 순식간에 풋볼 연습장으로 변했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있는 내가 침울한 얼굴로 아무도 없는 학교 뒤편 풋볼 경기장 앞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는데, 세련된 붉은 순면티를 입고있는 17살에 제이시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
“크리스. 다음주 월요일부터 3개월 동안 방학인데, 집에 안가고 청승맞게 여기서 뭐해?”
“그냥... 그냥 혼자서 생각 할게 있어서.”
“혹시 부모님 때문에 그래?”
“아니, 아니야. 머리가 좀 복잡해서.”
제이시는 힘없어 보이는 나와 팔짱을 꼈다.
“크리스, 금방 다시 건강해 져서 풋볼을 할수 있을 거야.“
“제이시, 너는 나랑 사귀고 있는 게 안 창피해? 다른 애들이 날 찌질한 병신이라 놀리며 조롱하는데, 정말로 창피하지 않아?”
갑자기 제이시가 눈살을 찌푸리며 내게 물었다.
"철없는 애들이 네가 부러워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니깐, 괜히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약해지지 마. 알았지?“
내가 말없이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자, 제이시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내게 키스했다. 살며시 눈을 뜬 제이시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이건 힘내라고 주는 선물이야."
"알았어, 제이시. 널 위해서라도 다시는 약해지지 안을께."
"그래, 다시는 절대로 이상한 맘 먹지마. 그리고 우리가 성인인 18살이 되면, 맹세한 그날에 서로.“
제이시가 부끄럽다는 듯이 붉어진 얼굴로 날 그윽하게 바라보며 내 어깨 살며시 툭 쳤다.
“말 안 해도 알지? 내 매래에 남편님."
내가 미소지으며 제이시를 바라보고 있는데, 치어리더 유니폼을 입고있는 렌과 슈가 멀리서 소리쳤다.
"제이시! 오늘 졸업반 언니 오빠들 송별회인데 거기서 뭐해? 가을 학기인 9월부터 치어리더들의 리더는 제이시 넌데, 늦으면 코치님께서 엄청 화내실 거야. 빨리와, 정통대로 리더였던 리나 언니의 유니폼을 되물림 받아야지!"
"알았어, 지금 갈께! 크리스, 나 먼저 갈께."
빨리 오라는 슈와 렌의 손짓에 화사한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난 제이시는 내게 윙크하며, 풋볼팀과 치어리더가 모여있는 필드 앞으로 달려갔다. 상큼하게 달려가는 제이시의 뒷모습을 환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던 내 얼굴이서서히 너무나 슬퍼 보이는 얼굴로 변했단. 슬픈 얼굴을 한 내가, 메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무더운 여름 비를 맞으며 제이시 집앞에 홀로 서있다. 집에서 달려 나오는 제이시는 키가 조금 더 크고 가슴과 엉덩이가 약간 더 커졌어, 이제는 몸에 볼륨이 매혹적인 숙녀 였다. 눈처럼 화사하게 예쁜 미소로 머금은 제이시가, 나에게 와락 안기며 기분 좋다는 어투로 말했다.
“크리스. 네가 요즘 들어서 학교에도 잘 안나오고, 갑자기 나랑 말도 잘 안하면서 계속 피하 길래. 마이클이 내게 대쉬 한 것 때문에 화가 난 줄 알았어. 나는 마이클에게 관심 없어, 내겐 오직 너뿐이야.“
내가 품에 안긴 자신의 어깨를 잡고 살며 밀어내자, 제이시는 조금 당황한 듯 애써 미소 지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보자고 했어? 그동안 나에게 미안해서 특별 이벤트나, 선물이라도 준비한 거야?”
그런데 내 눈가가 서서히 촉촉해 지며 눈동자가 흔들리자, 제이시는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며 내게 물었다.
“크리스,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크리스?”
내가 말없이 호주머니에서 맹세의 증표인 싸구려 커플 반지를 꺼내 보여주자, 제이시는 갑자기 피씩 미소 지었다.
“뭐야, 크리스. 괜히 분위기 잡아서 사람 놀래 키고. 렉시 아줌마가 사이즈 늘리고 다시 세공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벌써 나왔네. 그런데 왜 하나뿐이야, 크리스? 니껀 어딨어?“
제이시는 눈썹을 약간 찌푸리며, 반지를 집어들고 왼손 약찌에 껴보았다. 반지가 약지에 꼭맞자, 제이시는 환하게 미소지었다.
“와~, 완전 딱맞네. 크리스, 이게 때문에 날 보자고 했어? 음~, 특별 이벤트나 선물치고는 좀 약하지만, 그래도 네가 날보러 일주일 만에 집에 찾아 왔으니깐.“
내가 자신이 끼고있는 맹세의 반지를 빼내고 손바닥 위에 올려 놓자, 제이시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크리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왜, 내 반지를 빼내는 건데?”
“제이시. 우리… 헤, 헤어지자.”
헤어지자는 말에 제이시는 갑자기 눈동자가 떨리며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크, 크리스. 장난치지 마. 나는 이런 장난 싫어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던 제이시는 내가 말없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계속 자신을 바라보자, 고여있는 눈물이 스르륵 떨어졌다.
“아, 아니지? 헤어지자는 거,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지 크리스?”
“진심이야, 미안해 제이시.”
“싫어.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 크리스. 너와 내가 왜 헤어져? 우린 서로 운명의 실로 묶여 있잖아. 설마 마이클이 나에게 사귀자고 계속 대쉬해서, 그것 때문에 화나서 이러는 거야?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마이클에게 관심 없어. 내겐 오직 운명의 남자인 크리스 너 뿐이야, 너뿐이라고. 그러니깐, 그런 말… 헤어지자는 말 하지 마."
제이시의 진심어린 말에 나도 눈가가 촉촉해 지며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제이시, 나는 항상 생각했어. 과연 내가 너의 옆에 있어도 될까? 내가 너의 남자가 될 자격이 있을까? 매일 같이 생각하고, 내 영혼에 자문했어. 그런데 말이야, 1년 전부터 답을 나와 있었던 것 같아.“
제이시는 촉촉히 젖어 반짝거리는 눈망울이 극심히 흔들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제발! 제발 그만해, 크리스. 더이상 이상한 소리 하지마. 애들이 널 찌질한 병신이라 놀리고 조롱해서 이러는 거지? 아니면, 병이 영영 안 낫을 것 같아서 이러는 거야? 우리 엄마와 외삼촌들이 계속 치료법을 찾고 있으니깐, 꼭 낫을 거야. 그러니깐, 약한 마음 먹고 이러지마. 나랑 약속했잖아, 누가 뭐라 그래도 항상 내 옆에 있기로. 이오 완카님 앞에서 서로 하나라고 맹세했잖아, 크리스. 그러니깐, 흑흑... 내게 이러지마.“
“그래. 솔직히 의사들 초차 원인을 알수 없다는 이 엿같은 병이 영영 안 낫을 것 같아서, 두렵고 불안해. 그리고 너의 남친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애들이 날 놀리고 조롱하고 괴롭히는 게 싫어. 아니,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지금 나는 몸도 점점 더 많이 아파오고 기억을 계속 잃어버리고 있는데, 부모님은 서로 매일같이 싸우다 끝내 이혼해서 모두 날 버리듯이 곁을 떠났어. 그래서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그런데 애들까지 날 못 살게 괴롭히니깐. 정말로 죽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제이시.“
제이시가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안기려 다가온다. 하지만 내가 뒷걸음치자, 제이시는 충격을 먹은 듯 멈춰 서서 떨리는 시선으로 계속 눈물을 쏟아냈다.
"뭐? 내가 왜? 내가 왜! 남편 알기를 개엿으로 생각하는 저년에게 빌어야 되는데!?"
"엿까지는 소리하지 말고, 당장가서 엄마에게 빌으라고~!"
"뭐, 엿까!? 이 새끼가 버르장머리 없이! 아버지에게 엿까라고 욕하며 소리를 지르는 거야!"
형의 분기어린 소리침에 인상이 극심히 일그러진 아빠가, 손에 들고있던 술병을 웨스커에게 집어 던지며 욕했다. 아빠가 던진 술병이 형의 이마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이 깨졌다. 형의 이마가 조금 찢어져 피가 나자 현관문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엄마와 내가 놀랬어, 소리치며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웨스커!"
"형!"
나와 엄마가 다급히 형에게 다가가고 있는데, 웨스커가 갑자기 한맺인 사람처럼 절규어리게 소리치며 앞에 있는 작은 탁자를 그대로 엎어 버렸다.
"10~! 8~!!"
갑작스런 형의 광적인 행동에 모두들 놀라서 가만히 서있었다. 형은 참고있던 분노가 폭발해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계속해서 탁자를 발로 차고 장식장에 물건들을 집어 던졌다.
"당신이 아빠야! 저 개같은 썅년이랑, 바람피는 것도 모자라서! 가족들에게 욕하고, 손찌검하는 당신이 아빠냐고~!"
극심히 흥분하여 씩씩거리며 소리치는 형을 바라보고 계시던 엄마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는 얼굴로 눈물을 쏟아내셨다.
"당신이 진짜로 우릴 가족이라고 여기고, 일말에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엄마에게 무릎꿇고!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빌며 사죄해! 어서, 사죄하라고~!"
집이 떠나갈듯 목놓아 소리치는 형을 잠시동안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아빠가, 인상이 일그러진 화가난 얼굴로 소리치며 욕했다.
"이 배은망덕한 새끼가 감히! 아버지를 당신이라 부르고, 욕하면서 물건을 집어던져!"
"당신도 매일같이 엄마에게 욕하고, 물건을 집어 던졌잖아~! 왜! 나도 엄마랑 크리스처럼 때리려고? 해봐~! 그럼 당신 팔다리를 분질러 버릴꺼야~!"
아빠 또한 화가나 극심히 흥분했는지 주먹을 꽉쥐고 형에게 조금 다가가려 하자, 옆에있던 내연녀가 팔을 잡고 말렸다.
"이! 엿같은 개새끼가~!"
"브래드!"
내연녀의 제재로 아빠가 더이상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죽일듯이 노려보자, 형은 쓰러진 장식장을 집어들고 바닥으로 계속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
"18~!!!"
미친사람 처럼 장식장을 바닥으로 내리쳐 산산이 부수고 있는 형의 모습에, 아빠와 내연녀는 겁먹은 얼굴로 눈동자가 떨렸다. 점점 갈수록 진짜 미쳐가고 있는 형을 엄마와 내가 소리치며 다가가 등과 팔을 잡고 말렸다.
"웨스커! 하지마! 웨스커~!"
"형! 그만해! 제발 그만하라고, 형~!"
장식장을 완전히 부셔버린 형이 나와 엄마의 소리침에 이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는지, 쇠소리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아빠에게 말했다.
"나가세요. 당장, 저년을 집에서 데리고 나가라고!"
끓어오르는 분기를 애써 참고 있는 것같아 보이는 형을 무섭다는 얼굴로 보고있던 내연녀가, 인상이 일그러진 아빠를 달래며 거실에 있는 여행용 가방을 집어들었다.
"어서 나가자, 브래드."
내연녀와 같이 짐가방을 들고 현관문으로 걸어가는 아빠를 매섭게 노려보던 형이, 분노가 어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다시는 집에 돌아올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정말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에요."
현관 앞에 선 아빠가 고갤 돌려 자신을 날카롭게 바라보자, 형은 내연녀를 죽일듯이 쏘아봤다.
"남의 가정을 파탄낸 당신, 지금부터 내말 명심해서 잘들어! 한번만 더 내눈에 띠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어떻게 할지 나도 몰라. 그러니깐, 다시는! 다시는 내눈에 띠지마."
형의 강력한 경고에 아빠와 내연녀는 아무런 말없이 짐가방을 들고 집을 나가, 마당에 있는 흰색 픽업을 타고 떠났다. 현관문 앞에 서서 푸르른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초봄에 들판같은 농장지대를 떠나는 픽업을 바라보고 있던 형에게, 엄마가 자신의 옷 소매로 이마에 피를 닦아줬다. 형은 자신의 피를 닦아주는 엄마가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리시고 계시자, 꼭 껴안으며 머리를 쓰담았다.
"울지마 엄마, 괜찮아... 괜찮아 울지마."
슬픔과 착잡함이 뒤섞인 흔들리는 눈빛으로 괜찮다는 듯이 내 머리를 한번 쓰담은 형이, 눈을 지그시 감으며 서러움이 묻어나는 깊은 한숨을 내 뱉었다. 내가 촉촉해진 눈동자로 엄마를 안고있는 형을 껴안자, 갑자기 나무와 들판에 잎이 무성하게 자라나며 농장에는 푸르른 옥수수들이 생겨나자, 순식간에 풋볼 연습장으로 변했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있는 내가 침울한 얼굴로 아무도 없는 학교 뒤편 풋볼 경기장 앞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는데, 세련된 붉은 순면티를 입고있는 17살에 제이시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
“크리스. 다음주 월요일부터 3개월 동안 방학인데, 집에 안가고 청승맞게 여기서 뭐해?”
“그냥... 그냥 혼자서 생각 할게 있어서.”
“혹시 부모님 때문에 그래?”
“아니, 아니야. 머리가 좀 복잡해서.”
제이시는 힘없어 보이는 나와 팔짱을 꼈다.
“크리스, 금방 다시 건강해 져서 풋볼을 할수 있을 거야.“
“제이시, 너는 나랑 사귀고 있는 게 안 창피해? 다른 애들이 날 찌질한 병신이라 놀리며 조롱하는데, 정말로 창피하지 않아?”
갑자기 제이시가 눈살을 찌푸리며 내게 물었다.
"철없는 애들이 네가 부러워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니깐, 괜히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약해지지 마. 알았지?“
내가 말없이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자, 제이시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내게 키스했다. 살며시 눈을 뜬 제이시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이건 힘내라고 주는 선물이야."
"알았어, 제이시. 널 위해서라도 다시는 약해지지 안을께."
"그래, 다시는 절대로 이상한 맘 먹지마. 그리고 우리가 성인인 18살이 되면, 맹세한 그날에 서로.“
제이시가 부끄럽다는 듯이 붉어진 얼굴로 날 그윽하게 바라보며 내 어깨 살며시 툭 쳤다.
“말 안 해도 알지? 내 매래에 남편님."
내가 미소지으며 제이시를 바라보고 있는데, 치어리더 유니폼을 입고있는 렌과 슈가 멀리서 소리쳤다.
"제이시! 오늘 졸업반 언니 오빠들 송별회인데 거기서 뭐해? 가을 학기인 9월부터 치어리더들의 리더는 제이시 넌데, 늦으면 코치님께서 엄청 화내실 거야. 빨리와, 정통대로 리더였던 리나 언니의 유니폼을 되물림 받아야지!"
"알았어, 지금 갈께! 크리스, 나 먼저 갈께."
빨리 오라는 슈와 렌의 손짓에 화사한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난 제이시는 내게 윙크하며, 풋볼팀과 치어리더가 모여있는 필드 앞으로 달려갔다. 상큼하게 달려가는 제이시의 뒷모습을 환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던 내 얼굴이서서히 너무나 슬퍼 보이는 얼굴로 변했단. 슬픈 얼굴을 한 내가, 메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무더운 여름 비를 맞으며 제이시 집앞에 홀로 서있다. 집에서 달려 나오는 제이시는 키가 조금 더 크고 가슴과 엉덩이가 약간 더 커졌어, 이제는 몸에 볼륨이 매혹적인 숙녀 였다. 눈처럼 화사하게 예쁜 미소로 머금은 제이시가, 나에게 와락 안기며 기분 좋다는 어투로 말했다.
“크리스. 네가 요즘 들어서 학교에도 잘 안나오고, 갑자기 나랑 말도 잘 안하면서 계속 피하 길래. 마이클이 내게 대쉬 한 것 때문에 화가 난 줄 알았어. 나는 마이클에게 관심 없어, 내겐 오직 너뿐이야.“
내가 품에 안긴 자신의 어깨를 잡고 살며 밀어내자, 제이시는 조금 당황한 듯 애써 미소 지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보자고 했어? 그동안 나에게 미안해서 특별 이벤트나, 선물이라도 준비한 거야?”
그런데 내 눈가가 서서히 촉촉해 지며 눈동자가 흔들리자, 제이시는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며 내게 물었다.
“크리스,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크리스?”
내가 말없이 호주머니에서 맹세의 증표인 싸구려 커플 반지를 꺼내 보여주자, 제이시는 갑자기 피씩 미소 지었다.
“뭐야, 크리스. 괜히 분위기 잡아서 사람 놀래 키고. 렉시 아줌마가 사이즈 늘리고 다시 세공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벌써 나왔네. 그런데 왜 하나뿐이야, 크리스? 니껀 어딨어?“
제이시는 눈썹을 약간 찌푸리며, 반지를 집어들고 왼손 약찌에 껴보았다. 반지가 약지에 꼭맞자, 제이시는 환하게 미소지었다.
“와~, 완전 딱맞네. 크리스, 이게 때문에 날 보자고 했어? 음~, 특별 이벤트나 선물치고는 좀 약하지만, 그래도 네가 날보러 일주일 만에 집에 찾아 왔으니깐.“
내가 자신이 끼고있는 맹세의 반지를 빼내고 손바닥 위에 올려 놓자, 제이시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크리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왜, 내 반지를 빼내는 건데?”
“제이시. 우리… 헤, 헤어지자.”
헤어지자는 말에 제이시는 갑자기 눈동자가 떨리며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크, 크리스. 장난치지 마. 나는 이런 장난 싫어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던 제이시는 내가 말없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계속 자신을 바라보자, 고여있는 눈물이 스르륵 떨어졌다.
“아, 아니지? 헤어지자는 거,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지 크리스?”
“진심이야, 미안해 제이시.”
“싫어.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 크리스. 너와 내가 왜 헤어져? 우린 서로 운명의 실로 묶여 있잖아. 설마 마이클이 나에게 사귀자고 계속 대쉬해서, 그것 때문에 화나서 이러는 거야?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마이클에게 관심 없어. 내겐 오직 운명의 남자인 크리스 너 뿐이야, 너뿐이라고. 그러니깐, 그런 말… 헤어지자는 말 하지 마."
제이시의 진심어린 말에 나도 눈가가 촉촉해 지며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제이시, 나는 항상 생각했어. 과연 내가 너의 옆에 있어도 될까? 내가 너의 남자가 될 자격이 있을까? 매일 같이 생각하고, 내 영혼에 자문했어. 그런데 말이야, 1년 전부터 답을 나와 있었던 것 같아.“
제이시는 촉촉히 젖어 반짝거리는 눈망울이 극심히 흔들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제발! 제발 그만해, 크리스. 더이상 이상한 소리 하지마. 애들이 널 찌질한 병신이라 놀리고 조롱해서 이러는 거지? 아니면, 병이 영영 안 낫을 것 같아서 이러는 거야? 우리 엄마와 외삼촌들이 계속 치료법을 찾고 있으니깐, 꼭 낫을 거야. 그러니깐, 약한 마음 먹고 이러지마. 나랑 약속했잖아, 누가 뭐라 그래도 항상 내 옆에 있기로. 이오 완카님 앞에서 서로 하나라고 맹세했잖아, 크리스. 그러니깐, 흑흑... 내게 이러지마.“
“그래. 솔직히 의사들 초차 원인을 알수 없다는 이 엿같은 병이 영영 안 낫을 것 같아서, 두렵고 불안해. 그리고 너의 남친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애들이 날 놀리고 조롱하고 괴롭히는 게 싫어. 아니,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지금 나는 몸도 점점 더 많이 아파오고 기억을 계속 잃어버리고 있는데, 부모님은 서로 매일같이 싸우다 끝내 이혼해서 모두 날 버리듯이 곁을 떠났어. 그래서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그런데 애들까지 날 못 살게 괴롭히니깐. 정말로 죽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제이시.“
제이시가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안기려 다가온다. 하지만 내가 뒷걸음치자, 제이시는 충격을 먹은 듯 멈춰 서서 떨리는 시선으로 계속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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