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의 무게(3)
조회 : 72 추천 : 0 글자수 : 6,937 자 2026-02-21
"개새끼야~! 내가, 개 헛소릴 또 지껄이면 뒈진다고 했지~! 미친 병신새끼가 끝까지 엿같은 소릴 씨부려 돼~!"
"완전 어이가 없네! 말도 안되는 개같은 꿈하고 환청 때문에 이런 생지랄을 한 거라니, 발작이 도진 병신새끼를 가만히 두면 안되겠어! 당장 신고해서 치워 버려야지!"
슈가 씩씩되며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 버튼을 누르고 있자, 제이시가 하지마 라는 듯이 손을 잡았다.
"신고 하지마 슈, 렌 너도 그만해."
"뭘 그만해! 크리스 이 미친 개새끼가 우릴 우롱하며 가지고 놀고 있는데!"
"제이시, 너 미쳤어!? 왜, 이런 미친 병신새끼를 감싸려 드는 건데!?
"감싸려 드는 게 아니라, 물어볼게 있으니깐 그만 좀 하라고!"
제이시가 화를 내자 렌이 당황한 얼굴로 잡고있던 내 옷깃을 놓아줬고, 슈도 다이얼 버튼을 지우고 휴대폰을 대기 모드로 전환 시켰다.
"제이시, 렌, 슈. 크리스가 너희들에게 뭐 잘못했어? 왜, 크리스에게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욕하고 있는 거야?"
웨스커가 다가와 묻자 나는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고, 제이시는 왠지 모르게 조금 불안해 보였다. 렌과 슈는 웨스커를 보자마자, 눈썹이 밑으로 쪄진 불쌍한 얼굴로 하소연 하듯이 목소리가 떨렸다.
"웨스커 오빠. 발작난 크리스가 커피숍에서 난동을 부렸어, 그래서 우리는 소개팅 완전히 망쳤어."
"뭐? 커피숍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응. 크리스가 갑자기 커피숍 안으로 들어와서 참사가 일어난다는 헛소리를 해대며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우리는 소개팅 망치고 사장님은 미친놈이 행패부린다고 영업 방해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어."
웨스커는 맞은편 길가에 있는 커피숍을 바라봤다. 여사장이 커피숍 입구 앞에서 나를 노려보며 핸드폰으로 통화하고 있자, 순간 웨스커의 인상이 일그러지고 눈빛이 매서워 졌다.
"크리스, 네가 커피숍에서 헛소릴 지껄이면서 난동을 부렸어!? 어서 솔직하게 말해, 난동 부렸냐고!?"
"그, 그게 형. 나는 참사를 막으려고."
"이런 미친 개병신 새끼가! 조용히 집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밖에 나와서 지랄이야!"
웨스커는 나를 때리려 하다가 잠시 멈추고 고갤돌려 제이시를 바라봤다. 제이시가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자,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한동안 발작이 잠잠하더니 밖에 나와서 사고를 쳐! 어떻게 온거야, 폭설때문에 도시 전체가 마비 상태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거냐고!?"
"사,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형 바이크 타고 왔어."
"와~, 이런 미친 병신 새끼가! 내가 위험하니깐 바이크 타지 말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내 말을 씹고 나와서 난동을 부려!"
웨스커는 자신의 바이크가 세워져 있는 게임기 매장 앞 길가로 나를 개처럼 끌고갔다. 제이시가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뒤 따라가려 하자, 렌과 슈가 팔을 잡고 가지마 라는 듯이 고갤 저었다.
"미친 병신 새끼야! 빨리 집으로 가!"
"하지만 형, 조금 있으면 참사가 일어날거야. 빨리 건설현장으로 가서 크레인 연결 작업을 중단 시켜야 돼."
"너 진짜 쳐 맞고 싶냐! 개소리 작작하고 당장 바이크 타고 집으로 꺼져!"
나를 바이크까지 끌고 온 웨스커가 뒷자석에 있는 헬멧을 집어들고 강제로 씨웠다.
"어서 바이크 타고 집으로 꺼지라고 새끼야!"
"형, 나는."
"내가 언제까지 발작만 나면 사고를 치는, 네놈 뒤치다꺼리는 해야하는데! 빨리 가! 어서 꺼지라고 새끼야~!"
어쩔수 없이 바이크 시동을 걸은 내가 잠시 머뭇거리자, 웨스커가 죽일듯이 날 노려보며 등을 세게 쳤다.
"뒈지고 싶지 않으면 꺼지라고~!"
내가 바이크를 타고 떠나자, 웨스커는 미치겠다는 얼굴로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쉰 뒤, 커피숍을 향해 무단횡단을 했다. 점점 갈수록 멀어지는 내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제이시는 서서히 눈동자가 촉촉해지며 조금씩 떨렸다. 슈와 렌은 미안다는 얼굴로 커피숍 입구 앞에서 여사장과 계속 이야기 중인 웨스커를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미친 병신새끼 때문에 도대체 몇사람이 피해를 본거야?"
"그냥 재수없게 낙벼락 맞은 거지 뭐. 그런데 발작이 무섭긴 무섭구나. 평상시에는 제이시가 먼저 인사를 해도 눈도 못마주치고 말도 못하던 크리스가, 제이시에게 소개팅 하지마 라고 한 것도 모자라서 손을 덥썩 잡고 커피숍 밖으로 끌고 나가다니, 완전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발작나서 눈에 뵈는게 없을 정도로 완전 맛이 가서 그래. 씨발 짜증나게 발작이 났으면 조용히 날 것이지, 겁나 어이 없게 프리즘 반딧불이 보여주는 꿈에서 참사가 일어났다고 이런 개생지랄을 한... 제이시, 너 왜 그래?"
슈와 렌은 눈이 촉촉히 젖어 고여있는 눈물을 말없이 떨어트리는 제이시를 보고 놀랬다.
"미안해 렌, 미안해 슈. 도저히 안 되겠어, 정말 미안해.”
제이시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주차되어 있는 뉴비틀로 달려가자, 렌과 슈가 다급히 뒤따라 갔다.
"제이시, 어딜가는 거야!? 제이시~!"
차에 탄 제이시는 슈와 렌이 가지마 라고 소리치며 유리창을 두드렸지만, 급가속하여 그곳을 떠났다. 렌과 슈는 점점 사라지는 제이시가 탄 뉴 비틀을 말없이 바라봤다.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뉴 비틀을 슈와 렌은 완전 짜증났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깊게 한숨을 내뱉는데, 갑자기 크레인 블록이 떨어져 커피숍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콰아아앙아앙~!!!-
"뭐, 뭐야~!?"
"커, 커피숍이 크레인 블록이 떨어졌어,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어~!?"
쌓여있던 눈이 녹아내리며 순식간에 보육원 놀이터 벤치로 변했다.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말라 버린 헐벗은 나무들 사이로 놓여져 있는 놀이터 벤치에 제이시가 홀로 앉아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내 사진을 보고 있었다.
왠지 모를 애틋한 속에 그리움이 느껴지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내 사진들을 보고있는 제이시에게, 10살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제이시 언니."
"음?... 베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제이시는 눈가를 살포시 닦아내고, 다가온 베키에게 애써 미소 지었다.
"다른 언니들은 모두 돌아갔는데, 혼자서 뭐해?"
"생각할게 있었어 잠시 앉아 있었던 거야. 저녁식사 시간 다 됐는데 왜 나왔어?"
"언니에게 줄게 있었어 잠시 나왔어."
베키는 호주머니 안에서 여러가지 색의 실로 엮어 만든 알록달록한 팔찌를 꺼내 제이시에게 건넸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고마워 베키. 와~, 너무 예쁘다. 네가 만드거야?"
"응, 소피티아가 많이 도와줬어."
"소피티아면? 6개월 전에 다른 보육원에서 이곳으로 온, 너와 동갑내기 여자애지. 얼굴에 왠지 모를 그늘이 있었어 항상 마음 쓰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많이 밝아지고 점점 활달해 졌어 다행이야."
"응, 처음엔 말수가 없고 사람들과 대화 하는 걸 많이 불편해 해서 친해지기가 어려웠는데. 내가 계속 말을 거니깐 차츰차츰 친해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완전 베프야."
"정말? 잘됐다. 소피티아가 밝고 활달해 진게 베키 덕분이었네, 정말 잘했어 베키."
제이시가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쓰담으며 칭찬하자, 베키는 좀 으쓱한 얼굴로 옆에 앉았다. 베키는 제이시 핸드폰에 보이는 내 사진을 보며 물었다.
"크리스 오빠 사진 보고 있었던 거야? 언제 찍은 사진이야? 작년 7월에 마지막으로 봤을 때 보다 더 말라 보여."
"3달 전에 찍은 사진인데, 증상이 악화되고 있는지 몸이 점점 갈수록 더 마르고 있어."
제이시가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내 사진을 보고있자, 베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제이시 언니. 크리스 오빠는 언니가 여자 친구였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지 못해?"
"응,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호전되지 않았어 기억 조차 못하고 있어."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제이시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며 서서히 촉촉해 지고 있었어, 베키는 애써 방긋 웃으며 해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사진 말고 건강했던 사진을 보여줘, 크리스 오빠는 진짜 겁나 잘생겼잖아."
"그럼, 같이 한번 볼까?"
조금 울적해 보였던 제이시가 피식 웃으며 묻자, 베키는 신난다는 듯이 고갤 그떡였다.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고르던 제이시는, 천년 소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을 터치했다. 흰색 반팔 와이셔츠와 옅은 색에 순면 바지를 입은 내가, 천년 소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었다.
"와~, 완전 대박. 겁나 잘생겼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로 잘생겼다니 핵충격."
"연예인들 보다 훨씬 더 잘생기고 넘 멋있지?"
"응, 잘생겼다는 연예인들을 오징어 만들어서 압살해 버릴 정도야."
내 사진을 보며 눈이 반짝거리는 베키의 모습에, 제이시도 덩달아 신나보였다. 제이시와 베키 얼굴에 웃음꽃이 피며 재미나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10살 처럼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손에 스케치북을 들고 벤치로 빠르게 걸어왔다.
"베키."
"경기복 차림에 크리스 오빠는 진짜 늠름해 보인다. 치어리더 유니폼을 입은 제이시 언니도 엄청 예쁘고 완전... 소피티아."
베키는 다가오는 소피티아를 보고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고, 제이시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소피티아에게 미소지었다.
"안녕하세요, 제이시 언니."
"안녕, 소피티아."
"베키 저녁식사 시간 다 됐는데, 여기서 뭐해?"
"제이시 언니에게 너와 같이 만든 무지개색 팔찌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건네주고 있었어, 그보다 빨리 와서 사진 좀 봐봐. 네가 말했던 겁나 잘생기고 엄청 멋있는 크리스 오빠 사진을 보여줄게."
빨리 와서 앉으라는 베키의 손짓에도 소피티아가 다가오지 않고 머뭇거리자, 제이시는 괜찮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고갤 끄떡였다. 소피티아가 다가오자 조금 옆으로 옮겨 앉은 베키가, 가운데 앉으라는 것처럼 벤치를 두둘렸다. 제이시가 자리에 앉은 소피티아에게 미소지으며 내 사진을 보여주자, 베키는 신나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소피티아, 그저께 말했던 제이시 언니의 남친인 크리스 오빠야. 진짜 장난 아니게 겁나 잘생기고 엄청 멋있지?"
"와~, 진짜 멋있고 넘 잘생겼다."
베키와 소피티아가 내 사진을 구경하고 있는데, 40대 후반에 여자인 부원장이 보육원 건물 앞에서 소리쳤다.
"베키, 소피티아! 저녁 식사 시간인데 밖에 나와 있으면 안돼, 빨리 들어가서 저녁 먹으렴! 제이시도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돌아 가야지!"
"네, 부원장님!"
부원장의 말에 베키, 소피티아, 제이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이시는 잘가라는 듯이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베키와 소피티아에게 고갤 끄떡이며 미소지었다.
"잘가 제이시 언니, 다음 달에 봐."
"그래 소피티아, 베키도 다음 달에 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내가 몸을 웅크리고 양팔로 머리를 감싼 채, 인상이 심각하게 일그러진 광기어린 웨스커에게 계속 발로 짓밟히며 매섭게 구타를 당하고 있다.
“엿같은 개새끼야! 내가 방 치워 놓으라고 했잖아! 너때문에 떡치려고, 일주일 동안 작업한 년이 그냥 되돌아갔어!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냐고!“
“미, 으악! 안해 형. 다음부터 잘 치워, 크악! 놓을게. 그러니깐, 그만 커억! 제발, 그만 때려!”
“엿까지마, 병신 새끼야! 내가 너 때문에 오늘 어떤 개같은 꼴을 당했는지 알아! 보안관 대장인 톰이, 내가 상습적으로 널 폭행한다고! 등교중인 날 강제로 끌고가서 조사 했어! 너지!? 네가 보안관에게 신고 한 거잖아!?“
“아니야, 형. 으악! 나는 신고하지 않았어. 크악~! 정말이야, 형!”
“그래, 너는 내가 무서워서 신고하지 않았겠지. 그래서 전 여친인 제이시에게 신고하라고 시킨 거잖아!“
“아니야, 형 제발 믿어줘! 으악~! 제발, 제발 살려줘!”
구타를 멈춴 웨스커는 몰아 쉬던 숨을 고르고 내게 소리쳤다.
“잘 들어! 다음부터 내가 시키는 일을 안해 놓거나 오늘 같이 신고 들어오면, 진짜로 죽여 버릴 거야. 알았어!”
내가 울면서 고갤 끄덕이자, 웨스커는 침을 바닥에 뺃으며 방을 나갔다.
"로열패밀리에 끝내주는 쭉빵 절세미녀인 제이시가, 지 여친이라는 것도 기억 못하는 병신 새끼! 크크크, 또 지랄맞은 병때문에 내가 이런 말한것도 잊어버렸어 기억조차 못하게지."
꿈틀거리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부어있고,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리는 동시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서럽게 눈물을 쏟아내며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던 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나둥굴기 시작했다.
"크아악! 물! 크아악! 물~! 크아아악악~!!"
갑작스럽게 몸에 열이 오르는지 나둥굴고 있던 내가, 겉옷을 벗고 식은땀을 흘리며 계속 비명을 질렀다.
"크아악~! 그, 그만! 크아아악! 그만 속삭여! 크아악! 물! 물~!"
"크아아악학~!! 그만~! 으아아악악~!!"
죽을 것 같다는 얼굴로 비명을 지르며 물을 찾던 내가 갑자기 전신에 핏대가 솓고 점점 몸이 붉어졌다. 붉어진 몸에서 불길이 솓아올라 불타자, 내가 미친듯이 고통어린 괴성을 지르다 끝내 정신을 잃고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완전히 정신을 잃자, 불타던 불길이 점점 작아지며 완전히 사라졌다.
붉게 물들었던 몸도 시간이 지나수록 없어지고 원래 상대로 되돌아오자, 내 방 창문 넘어로 보였던 가로수들에 쌓여있던 눈들이 녹아내렸다. 갑자기 세찬 바람에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자, 내 방에서 학교 뒷편 풋볼 연습장으로 공간이 변했다.
"완전 어이가 없네! 말도 안되는 개같은 꿈하고 환청 때문에 이런 생지랄을 한 거라니, 발작이 도진 병신새끼를 가만히 두면 안되겠어! 당장 신고해서 치워 버려야지!"
슈가 씩씩되며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 버튼을 누르고 있자, 제이시가 하지마 라는 듯이 손을 잡았다.
"신고 하지마 슈, 렌 너도 그만해."
"뭘 그만해! 크리스 이 미친 개새끼가 우릴 우롱하며 가지고 놀고 있는데!"
"제이시, 너 미쳤어!? 왜, 이런 미친 병신새끼를 감싸려 드는 건데!?
"감싸려 드는 게 아니라, 물어볼게 있으니깐 그만 좀 하라고!"
제이시가 화를 내자 렌이 당황한 얼굴로 잡고있던 내 옷깃을 놓아줬고, 슈도 다이얼 버튼을 지우고 휴대폰을 대기 모드로 전환 시켰다.
"제이시, 렌, 슈. 크리스가 너희들에게 뭐 잘못했어? 왜, 크리스에게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욕하고 있는 거야?"
웨스커가 다가와 묻자 나는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고, 제이시는 왠지 모르게 조금 불안해 보였다. 렌과 슈는 웨스커를 보자마자, 눈썹이 밑으로 쪄진 불쌍한 얼굴로 하소연 하듯이 목소리가 떨렸다.
"웨스커 오빠. 발작난 크리스가 커피숍에서 난동을 부렸어, 그래서 우리는 소개팅 완전히 망쳤어."
"뭐? 커피숍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응. 크리스가 갑자기 커피숍 안으로 들어와서 참사가 일어난다는 헛소리를 해대며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우리는 소개팅 망치고 사장님은 미친놈이 행패부린다고 영업 방해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어."
웨스커는 맞은편 길가에 있는 커피숍을 바라봤다. 여사장이 커피숍 입구 앞에서 나를 노려보며 핸드폰으로 통화하고 있자, 순간 웨스커의 인상이 일그러지고 눈빛이 매서워 졌다.
"크리스, 네가 커피숍에서 헛소릴 지껄이면서 난동을 부렸어!? 어서 솔직하게 말해, 난동 부렸냐고!?"
"그, 그게 형. 나는 참사를 막으려고."
"이런 미친 개병신 새끼가! 조용히 집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밖에 나와서 지랄이야!"
웨스커는 나를 때리려 하다가 잠시 멈추고 고갤돌려 제이시를 바라봤다. 제이시가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자,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한동안 발작이 잠잠하더니 밖에 나와서 사고를 쳐! 어떻게 온거야, 폭설때문에 도시 전체가 마비 상태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거냐고!?"
"사,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형 바이크 타고 왔어."
"와~, 이런 미친 병신 새끼가! 내가 위험하니깐 바이크 타지 말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내 말을 씹고 나와서 난동을 부려!"
웨스커는 자신의 바이크가 세워져 있는 게임기 매장 앞 길가로 나를 개처럼 끌고갔다. 제이시가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뒤 따라가려 하자, 렌과 슈가 팔을 잡고 가지마 라는 듯이 고갤 저었다.
"미친 병신 새끼야! 빨리 집으로 가!"
"하지만 형, 조금 있으면 참사가 일어날거야. 빨리 건설현장으로 가서 크레인 연결 작업을 중단 시켜야 돼."
"너 진짜 쳐 맞고 싶냐! 개소리 작작하고 당장 바이크 타고 집으로 꺼져!"
나를 바이크까지 끌고 온 웨스커가 뒷자석에 있는 헬멧을 집어들고 강제로 씨웠다.
"어서 바이크 타고 집으로 꺼지라고 새끼야!"
"형, 나는."
"내가 언제까지 발작만 나면 사고를 치는, 네놈 뒤치다꺼리는 해야하는데! 빨리 가! 어서 꺼지라고 새끼야~!"
어쩔수 없이 바이크 시동을 걸은 내가 잠시 머뭇거리자, 웨스커가 죽일듯이 날 노려보며 등을 세게 쳤다.
"뒈지고 싶지 않으면 꺼지라고~!"
내가 바이크를 타고 떠나자, 웨스커는 미치겠다는 얼굴로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쉰 뒤, 커피숍을 향해 무단횡단을 했다. 점점 갈수록 멀어지는 내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제이시는 서서히 눈동자가 촉촉해지며 조금씩 떨렸다. 슈와 렌은 미안다는 얼굴로 커피숍 입구 앞에서 여사장과 계속 이야기 중인 웨스커를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미친 병신새끼 때문에 도대체 몇사람이 피해를 본거야?"
"그냥 재수없게 낙벼락 맞은 거지 뭐. 그런데 발작이 무섭긴 무섭구나. 평상시에는 제이시가 먼저 인사를 해도 눈도 못마주치고 말도 못하던 크리스가, 제이시에게 소개팅 하지마 라고 한 것도 모자라서 손을 덥썩 잡고 커피숍 밖으로 끌고 나가다니, 완전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발작나서 눈에 뵈는게 없을 정도로 완전 맛이 가서 그래. 씨발 짜증나게 발작이 났으면 조용히 날 것이지, 겁나 어이 없게 프리즘 반딧불이 보여주는 꿈에서 참사가 일어났다고 이런 개생지랄을 한... 제이시, 너 왜 그래?"
슈와 렌은 눈이 촉촉히 젖어 고여있는 눈물을 말없이 떨어트리는 제이시를 보고 놀랬다.
"미안해 렌, 미안해 슈. 도저히 안 되겠어, 정말 미안해.”
제이시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주차되어 있는 뉴비틀로 달려가자, 렌과 슈가 다급히 뒤따라 갔다.
"제이시, 어딜가는 거야!? 제이시~!"
차에 탄 제이시는 슈와 렌이 가지마 라고 소리치며 유리창을 두드렸지만, 급가속하여 그곳을 떠났다. 렌과 슈는 점점 사라지는 제이시가 탄 뉴 비틀을 말없이 바라봤다.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뉴 비틀을 슈와 렌은 완전 짜증났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깊게 한숨을 내뱉는데, 갑자기 크레인 블록이 떨어져 커피숍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콰아아앙아앙~!!!-
"뭐, 뭐야~!?"
"커, 커피숍이 크레인 블록이 떨어졌어,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어~!?"
쌓여있던 눈이 녹아내리며 순식간에 보육원 놀이터 벤치로 변했다.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말라 버린 헐벗은 나무들 사이로 놓여져 있는 놀이터 벤치에 제이시가 홀로 앉아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내 사진을 보고 있었다.
왠지 모를 애틋한 속에 그리움이 느껴지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내 사진들을 보고있는 제이시에게, 10살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제이시 언니."
"음?... 베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제이시는 눈가를 살포시 닦아내고, 다가온 베키에게 애써 미소 지었다.
"다른 언니들은 모두 돌아갔는데, 혼자서 뭐해?"
"생각할게 있었어 잠시 앉아 있었던 거야. 저녁식사 시간 다 됐는데 왜 나왔어?"
"언니에게 줄게 있었어 잠시 나왔어."
베키는 호주머니 안에서 여러가지 색의 실로 엮어 만든 알록달록한 팔찌를 꺼내 제이시에게 건넸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고마워 베키. 와~, 너무 예쁘다. 네가 만드거야?"
"응, 소피티아가 많이 도와줬어."
"소피티아면? 6개월 전에 다른 보육원에서 이곳으로 온, 너와 동갑내기 여자애지. 얼굴에 왠지 모를 그늘이 있었어 항상 마음 쓰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많이 밝아지고 점점 활달해 졌어 다행이야."
"응, 처음엔 말수가 없고 사람들과 대화 하는 걸 많이 불편해 해서 친해지기가 어려웠는데. 내가 계속 말을 거니깐 차츰차츰 친해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완전 베프야."
"정말? 잘됐다. 소피티아가 밝고 활달해 진게 베키 덕분이었네, 정말 잘했어 베키."
제이시가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쓰담으며 칭찬하자, 베키는 좀 으쓱한 얼굴로 옆에 앉았다. 베키는 제이시 핸드폰에 보이는 내 사진을 보며 물었다.
"크리스 오빠 사진 보고 있었던 거야? 언제 찍은 사진이야? 작년 7월에 마지막으로 봤을 때 보다 더 말라 보여."
"3달 전에 찍은 사진인데, 증상이 악화되고 있는지 몸이 점점 갈수록 더 마르고 있어."
제이시가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내 사진을 보고있자, 베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제이시 언니. 크리스 오빠는 언니가 여자 친구였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지 못해?"
"응,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호전되지 않았어 기억 조차 못하고 있어."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제이시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며 서서히 촉촉해 지고 있었어, 베키는 애써 방긋 웃으며 해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사진 말고 건강했던 사진을 보여줘, 크리스 오빠는 진짜 겁나 잘생겼잖아."
"그럼, 같이 한번 볼까?"
조금 울적해 보였던 제이시가 피식 웃으며 묻자, 베키는 신난다는 듯이 고갤 그떡였다.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고르던 제이시는, 천년 소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을 터치했다. 흰색 반팔 와이셔츠와 옅은 색에 순면 바지를 입은 내가, 천년 소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었다.
"와~, 완전 대박. 겁나 잘생겼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로 잘생겼다니 핵충격."
"연예인들 보다 훨씬 더 잘생기고 넘 멋있지?"
"응, 잘생겼다는 연예인들을 오징어 만들어서 압살해 버릴 정도야."
내 사진을 보며 눈이 반짝거리는 베키의 모습에, 제이시도 덩달아 신나보였다. 제이시와 베키 얼굴에 웃음꽃이 피며 재미나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10살 처럼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손에 스케치북을 들고 벤치로 빠르게 걸어왔다.
"베키."
"경기복 차림에 크리스 오빠는 진짜 늠름해 보인다. 치어리더 유니폼을 입은 제이시 언니도 엄청 예쁘고 완전... 소피티아."
베키는 다가오는 소피티아를 보고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고, 제이시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소피티아에게 미소지었다.
"안녕하세요, 제이시 언니."
"안녕, 소피티아."
"베키 저녁식사 시간 다 됐는데, 여기서 뭐해?"
"제이시 언니에게 너와 같이 만든 무지개색 팔찌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건네주고 있었어, 그보다 빨리 와서 사진 좀 봐봐. 네가 말했던 겁나 잘생기고 엄청 멋있는 크리스 오빠 사진을 보여줄게."
빨리 와서 앉으라는 베키의 손짓에도 소피티아가 다가오지 않고 머뭇거리자, 제이시는 괜찮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고갤 끄떡였다. 소피티아가 다가오자 조금 옆으로 옮겨 앉은 베키가, 가운데 앉으라는 것처럼 벤치를 두둘렸다. 제이시가 자리에 앉은 소피티아에게 미소지으며 내 사진을 보여주자, 베키는 신나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소피티아, 그저께 말했던 제이시 언니의 남친인 크리스 오빠야. 진짜 장난 아니게 겁나 잘생기고 엄청 멋있지?"
"와~, 진짜 멋있고 넘 잘생겼다."
베키와 소피티아가 내 사진을 구경하고 있는데, 40대 후반에 여자인 부원장이 보육원 건물 앞에서 소리쳤다.
"베키, 소피티아! 저녁 식사 시간인데 밖에 나와 있으면 안돼, 빨리 들어가서 저녁 먹으렴! 제이시도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돌아 가야지!"
"네, 부원장님!"
부원장의 말에 베키, 소피티아, 제이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이시는 잘가라는 듯이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베키와 소피티아에게 고갤 끄떡이며 미소지었다.
"잘가 제이시 언니, 다음 달에 봐."
"그래 소피티아, 베키도 다음 달에 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내가 몸을 웅크리고 양팔로 머리를 감싼 채, 인상이 심각하게 일그러진 광기어린 웨스커에게 계속 발로 짓밟히며 매섭게 구타를 당하고 있다.
“엿같은 개새끼야! 내가 방 치워 놓으라고 했잖아! 너때문에 떡치려고, 일주일 동안 작업한 년이 그냥 되돌아갔어!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냐고!“
“미, 으악! 안해 형. 다음부터 잘 치워, 크악! 놓을게. 그러니깐, 그만 커억! 제발, 그만 때려!”
“엿까지마, 병신 새끼야! 내가 너 때문에 오늘 어떤 개같은 꼴을 당했는지 알아! 보안관 대장인 톰이, 내가 상습적으로 널 폭행한다고! 등교중인 날 강제로 끌고가서 조사 했어! 너지!? 네가 보안관에게 신고 한 거잖아!?“
“아니야, 형. 으악! 나는 신고하지 않았어. 크악~! 정말이야, 형!”
“그래, 너는 내가 무서워서 신고하지 않았겠지. 그래서 전 여친인 제이시에게 신고하라고 시킨 거잖아!“
“아니야, 형 제발 믿어줘! 으악~! 제발, 제발 살려줘!”
구타를 멈춴 웨스커는 몰아 쉬던 숨을 고르고 내게 소리쳤다.
“잘 들어! 다음부터 내가 시키는 일을 안해 놓거나 오늘 같이 신고 들어오면, 진짜로 죽여 버릴 거야. 알았어!”
내가 울면서 고갤 끄덕이자, 웨스커는 침을 바닥에 뺃으며 방을 나갔다.
"로열패밀리에 끝내주는 쭉빵 절세미녀인 제이시가, 지 여친이라는 것도 기억 못하는 병신 새끼! 크크크, 또 지랄맞은 병때문에 내가 이런 말한것도 잊어버렸어 기억조차 못하게지."
꿈틀거리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부어있고,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리는 동시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서럽게 눈물을 쏟아내며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던 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나둥굴기 시작했다.
"크아악! 물! 크아악! 물~! 크아아악악~!!"
갑작스럽게 몸에 열이 오르는지 나둥굴고 있던 내가, 겉옷을 벗고 식은땀을 흘리며 계속 비명을 질렀다.
"크아악~! 그, 그만! 크아아악! 그만 속삭여! 크아악! 물! 물~!"
"크아아악학~!! 그만~! 으아아악악~!!"
죽을 것 같다는 얼굴로 비명을 지르며 물을 찾던 내가 갑자기 전신에 핏대가 솓고 점점 몸이 붉어졌다. 붉어진 몸에서 불길이 솓아올라 불타자, 내가 미친듯이 고통어린 괴성을 지르다 끝내 정신을 잃고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완전히 정신을 잃자, 불타던 불길이 점점 작아지며 완전히 사라졌다.
붉게 물들었던 몸도 시간이 지나수록 없어지고 원래 상대로 되돌아오자, 내 방 창문 넘어로 보였던 가로수들에 쌓여있던 눈들이 녹아내렸다. 갑자기 세찬 바람에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자, 내 방에서 학교 뒷편 풋볼 연습장으로 공간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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