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조회 : 143 추천 : 0 글자수 : 4,383 자 2026-02-13
1화
내가 웹소설을 알게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때였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냥 읽는게 재미있었다.
평범한 가정형편에 평범한 초딩이었던 나는
그냥 읽는게 재미있었다.
부모님께 잔소리를 들었을때는
그저 읽었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도 웹소설 덕분이었다.
심심할때면 그저 읽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직집 웹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대 웹소설 사이트인 ‘문피아’의 자유연재란에
올려보았다.
당시는 학기중이었기에
일단 일반연재로 승급만 해두고
다시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초등학교 1학년때
나, 유시우의 이야기다.
**
초등학교1학년이 끝나고
나는 방학을 맞이했다.
나는 학기 중에 생각했던
소설을 쓰기 위해 내 방에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켜지는데만 10분이 넘게 걸렸다.
‘이놈의 똥컴.돈 만 있으면 바꿔야지.’
라고 생각하며 한글 파일을 열어
생각했던 소설의 제목을 쓴다.
[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
1년동안 어느정도 틀은 잡아놓았다.
대략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초딩이 작은 동네 알바부터 시작해서 큰 사업체를 이뤄내는 내용이다.
(현대판타지가 인기라는 소리를 들어서 대략 이렇게 잡았다.)
아무튼 나는 1시간…2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이라 날씨는 쌀쌀했지만,
집안은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주셔서 따뜻했다.
(어머니.감사합니다.)
재밌었다.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였다.
4시간이나 지나서
12시가 되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꿈에 그리던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설령 유료화를 못해도 좋다.
그렇다면
그저 취미로 할 생각이니까.
**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춥지만,상관없다.
집에서 할게 한 가득이니까.
방학의 좋은 점은 아침에 등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제 새벽까지 집필한 결과
5화분량까지 원고를 집필했다.
이제 퇴고를 해야한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검토는 해야하니까.
나는 내가 쓴 5화분을 열심히 퇴고하기 시작했다. 제미나이에 물어보기도하고 재미있는지 읽어보기도 하며 생각해보니 깨달은게 있다.
‘재밌다.’
그래. 재밌었다.
퇴고할 것도 별로 없었다.
내 소설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대로 15화분이 쌓이면
연재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
3일이 지났다.
월요일이다.월요병이 생길뻔 했으나
지금은 방학이다. 월요일이 싫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시원했다.(원고작업을 어느정도해놨기에)
겨울방학이었기에
날씨는 매우 쌀쌀했지만,
나에겐 상관이 없었다.
3일동안 집에서 집필과 퇴고만
반복했었으니까.
힘든 작업이었지만
행복했다.
엄마가 중간에 밥먹으라고
했을때 빼고는 계속 그랬으니
아마 남들이 보기엔 정말 광기였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결과물이 뭐냐고?
바로바로!
30화분량을 만들었다.
나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문피아 사이트에 들어갔다.
“제목은..[초딩이 돈을 쓸어담음]..”
제목을 적고.
‘소개글은 [초딩도 돈을 벌 수있다…]..’
소개글을 적고.
[작품등록]버튼을 누르고.
1화와2화를 동시에 업로드했다.
‘이제 결과만 보면 된단 말이지..’
딱히 기대는 되지 않는다.
첫 작품이니까.
하며 나는 굳게 닫혀있던 현관문을 열었다.
**
집을 나왔다.
춥다.패딩을 입었는데도 춥다.
역시 영하10도의 혹한은 버티기힘든가보다.
그것보다도 3일동안 앉아서 작업만 했더니
허리가 뻐근하다.
어머니의 조언(?)대로 산책나오기 잘한것 같다.
아니 취소.
바람이 불었다.
“어휴.추워.”
나는 오들오들 떨었다.
바람 부니까 겁나 춥네.
자. 아무튼 잡썰 그만하고
산책을 하자.
걸었다.
걸었다.
걷다보니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적응됬나보다.
초딩이었지만,
그래도 이 경험은 정말 나쁘지 않았다.
**
1시간..2시간..쯤 걷었을까?
다시 집에 돌아왔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일러의 온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역시 집이 최고다.
"다녀왔습니다—."
대충 대답하고는 내 방으로 직행했다. 젖은 양말을 대충 벗어 던지고, 다시 그 녀석 앞에 앉았다. 10분 동안의 고요한 명상 끝에 화면이 떴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 아무리 기대를 안 한다고 했지만, 나도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작고 소중한 초등학교 2학년.
익숙한 파란색 로고의 문피아 창을 켰다.
'어?'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안경도 안 썼는데 세상이 일그러져 보였다. 내 서재의 알림 숫자가 심상치 않았다.
[조회수: 3,000] [추천수: 98] [댓글: 17]
올린 지 겨우 두 시간 남짓이었다. 그것도 신규 작가가, 홍보 하나 없이 달랑 2화만 올렸을 뿐인데.
"이게... 된다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댓글창을 클릭했다.
[댓글]
-아니, 제목 보고 들어왔는데 필력이 왜 이래요? 초딩이 쓴 거 맞음?
- 전개가 미쳤네요. 알바 구하는 과정이 너무 디테일해서 현직자인 줄 알았습니다. 다음 화 빨리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 묘하게 힐링 되네. 요즘 유행하는 회귀물인가요?
**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이 글을 쓴 작가가 방금 전까지 밖에서 영하 10도의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산책하고 돌아와, 젖은 양말을 벗어 던진 진짜 '초딩' 유시우라는 사실을.
입꼬리가 자꾸 위로 올라갔다. 현대 판타지가 대세라더니, 내 감이 틀리지 않았나 보다.
'유료화... 할 수 있을지도?'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던 마음에 작은 불꽃이 튀었다. 돈을 쓸어 담는 건 소설 속 주인공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허리의 뻐근함은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
비축분 30화. 이건 내게 총알이나 다름없었다.
"자, 그럼... 3화도 올려볼까?"
마우스를 딸깍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방안을 울렸다. 초등학생 유시우의 '진짜' 방학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3화 업로드 버튼을 누르고 나서도 나는 한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F5(새로고침) 키를 누를 때마다 조회수가 수십 회씩 뻥튀기되고 있었다.
"시우야! 밥 먹어!"
거실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얼른 브라우저 창을 최소화했다. 아직 내 정체를 들킬 수는 없다.
초등학교 2학년이 방구석에서 1종 대형 면허 소지자처럼 능숙하게 사회생활을 묘사하는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머니는 대견해하시기보다 내 정신 건강을 먼저 걱정하실 테니까.
"네, 나가요!"
식탁 앞에 앉았지만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머릿속에서는 벌써 10화 이후의 전개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주인공이 전단지 돌리기 알바로 모은 초기 자본을 어떻게 굴려야 독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까? 주식? 아니, 초딩답게 문구점 앞 가챠 머신 독점은 어떨까?
"얘가 왜 이래? 밖에서 찬바람을 너무 맞았나? 얼굴이 왜 이렇게 벌게?" "아니에요. 그냥... 국이 맛있어서요."
대충 둘러대고 밥을 들이켰다. 설거지를 돕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문피아 접속.
[조회수: 12,000] [추천수: 400]
"헉!"
나도 모르게 괴성이 터져 나왔다.
불과 한 시간 만에 수치가 네 배로 뛰었다. 베스트 탭을 확인하니 내 소설 제목인 [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이 신베 5위에 당당히 박혀 있었으니까.
(참고로 내 필명은 [유짱]이다.내 성을 이용해서 지었다.자세한 건 묻지마라.
막지은거다.)
신규베스트
1위[…]
2위[…]
3위[…]
4위[…]
5위[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3화/유짱]
6위[…]
*
신규 베스트 5위.
모니터에 박힌 그 숫자가 마치 황금처럼 빛났다.
초등학교 2학년, 남들은 받아쓰기 100점에 목숨 걸 나이에 나는 대한민국 웹소설 시장의 심장부에 폭탄을 투척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6위에 걸려 있는 내 소설의 1화와 2화가 나란히 순위를 점령하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필명 유짱이라니... 과거의 나, 반성해라. 하지만 이름이 대수냐,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나는 6위에 안착한 1화의 댓글창을 다시 한번 열었다. 독자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였다.
[댓글]
-1화 보고 소름 돋았습니다. 초딩이 폐지를 주워서 시세 차익을 노린다고요? 이거 작가 최소 경제학 전공자 아님?
-ㅋㅋㅋㅋㅋ 주인공 말빨이 장난 아니네. 전단지 돌리는 아주머니랑 협상하는 장면에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래, 이거다. 현대 판타지의 핵심은 '대리 만족'과 '기발함'. 독자들은 평범한 초딩인 주인공이 어른들의 세계인 '자본'을 주물러 터뜨리는 모습에 열광하고 있었다.
"좋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거야."
나는 3화에 이어 바로 4화 업로드 준비를 시작했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춤추기 시작한다.
타닥, 타타닥—!
10분이 넘게 걸리던 똥컴의 로딩 속도도, 내 손가락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 소설 속 주인공은 돈을 쓸어 담고, 나는 독자들의 마음을 쓸어 담는다."
나는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오늘 밤, 문피아의 밤은 나 '유짱', 아니 유시우에 의해 다시 쓰여질 것이다.
내가 웹소설을 알게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때였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냥 읽는게 재미있었다.
평범한 가정형편에 평범한 초딩이었던 나는
그냥 읽는게 재미있었다.
부모님께 잔소리를 들었을때는
그저 읽었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도 웹소설 덕분이었다.
심심할때면 그저 읽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직집 웹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대 웹소설 사이트인 ‘문피아’의 자유연재란에
올려보았다.
당시는 학기중이었기에
일단 일반연재로 승급만 해두고
다시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초등학교 1학년때
나, 유시우의 이야기다.
**
초등학교1학년이 끝나고
나는 방학을 맞이했다.
나는 학기 중에 생각했던
소설을 쓰기 위해 내 방에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켜지는데만 10분이 넘게 걸렸다.
‘이놈의 똥컴.돈 만 있으면 바꿔야지.’
라고 생각하며 한글 파일을 열어
생각했던 소설의 제목을 쓴다.
[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
1년동안 어느정도 틀은 잡아놓았다.
대략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초딩이 작은 동네 알바부터 시작해서 큰 사업체를 이뤄내는 내용이다.
(현대판타지가 인기라는 소리를 들어서 대략 이렇게 잡았다.)
아무튼 나는 1시간…2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이라 날씨는 쌀쌀했지만,
집안은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주셔서 따뜻했다.
(어머니.감사합니다.)
재밌었다.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였다.
4시간이나 지나서
12시가 되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꿈에 그리던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설령 유료화를 못해도 좋다.
그렇다면
그저 취미로 할 생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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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춥지만,상관없다.
집에서 할게 한 가득이니까.
방학의 좋은 점은 아침에 등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제 새벽까지 집필한 결과
5화분량까지 원고를 집필했다.
이제 퇴고를 해야한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검토는 해야하니까.
나는 내가 쓴 5화분을 열심히 퇴고하기 시작했다. 제미나이에 물어보기도하고 재미있는지 읽어보기도 하며 생각해보니 깨달은게 있다.
‘재밌다.’
그래. 재밌었다.
퇴고할 것도 별로 없었다.
내 소설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대로 15화분이 쌓이면
연재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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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 지났다.
월요일이다.월요병이 생길뻔 했으나
지금은 방학이다. 월요일이 싫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시원했다.(원고작업을 어느정도해놨기에)
겨울방학이었기에
날씨는 매우 쌀쌀했지만,
나에겐 상관이 없었다.
3일동안 집에서 집필과 퇴고만
반복했었으니까.
힘든 작업이었지만
행복했다.
엄마가 중간에 밥먹으라고
했을때 빼고는 계속 그랬으니
아마 남들이 보기엔 정말 광기였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결과물이 뭐냐고?
바로바로!
30화분량을 만들었다.
나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문피아 사이트에 들어갔다.
“제목은..[초딩이 돈을 쓸어담음]..”
제목을 적고.
‘소개글은 [초딩도 돈을 벌 수있다…]..’
소개글을 적고.
[작품등록]버튼을 누르고.
1화와2화를 동시에 업로드했다.
‘이제 결과만 보면 된단 말이지..’
딱히 기대는 되지 않는다.
첫 작품이니까.
하며 나는 굳게 닫혀있던 현관문을 열었다.
**
집을 나왔다.
춥다.패딩을 입었는데도 춥다.
역시 영하10도의 혹한은 버티기힘든가보다.
그것보다도 3일동안 앉아서 작업만 했더니
허리가 뻐근하다.
어머니의 조언(?)대로 산책나오기 잘한것 같다.
아니 취소.
바람이 불었다.
“어휴.추워.”
나는 오들오들 떨었다.
바람 부니까 겁나 춥네.
자. 아무튼 잡썰 그만하고
산책을 하자.
걸었다.
걸었다.
걷다보니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적응됬나보다.
초딩이었지만,
그래도 이 경험은 정말 나쁘지 않았다.
**
1시간..2시간..쯤 걷었을까?
다시 집에 돌아왔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일러의 온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역시 집이 최고다.
"다녀왔습니다—."
대충 대답하고는 내 방으로 직행했다. 젖은 양말을 대충 벗어 던지고, 다시 그 녀석 앞에 앉았다. 10분 동안의 고요한 명상 끝에 화면이 떴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 아무리 기대를 안 한다고 했지만, 나도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작고 소중한 초등학교 2학년.
익숙한 파란색 로고의 문피아 창을 켰다.
'어?'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안경도 안 썼는데 세상이 일그러져 보였다. 내 서재의 알림 숫자가 심상치 않았다.
[조회수: 3,000] [추천수: 98] [댓글: 17]
올린 지 겨우 두 시간 남짓이었다. 그것도 신규 작가가, 홍보 하나 없이 달랑 2화만 올렸을 뿐인데.
"이게... 된다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댓글창을 클릭했다.
[댓글]
-아니, 제목 보고 들어왔는데 필력이 왜 이래요? 초딩이 쓴 거 맞음?
- 전개가 미쳤네요. 알바 구하는 과정이 너무 디테일해서 현직자인 줄 알았습니다. 다음 화 빨리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 묘하게 힐링 되네. 요즘 유행하는 회귀물인가요?
**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이 글을 쓴 작가가 방금 전까지 밖에서 영하 10도의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산책하고 돌아와, 젖은 양말을 벗어 던진 진짜 '초딩' 유시우라는 사실을.
입꼬리가 자꾸 위로 올라갔다. 현대 판타지가 대세라더니, 내 감이 틀리지 않았나 보다.
'유료화... 할 수 있을지도?'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던 마음에 작은 불꽃이 튀었다. 돈을 쓸어 담는 건 소설 속 주인공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허리의 뻐근함은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
비축분 30화. 이건 내게 총알이나 다름없었다.
"자, 그럼... 3화도 올려볼까?"
마우스를 딸깍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방안을 울렸다. 초등학생 유시우의 '진짜' 방학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3화 업로드 버튼을 누르고 나서도 나는 한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F5(새로고침) 키를 누를 때마다 조회수가 수십 회씩 뻥튀기되고 있었다.
"시우야! 밥 먹어!"
거실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얼른 브라우저 창을 최소화했다. 아직 내 정체를 들킬 수는 없다.
초등학교 2학년이 방구석에서 1종 대형 면허 소지자처럼 능숙하게 사회생활을 묘사하는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머니는 대견해하시기보다 내 정신 건강을 먼저 걱정하실 테니까.
"네, 나가요!"
식탁 앞에 앉았지만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머릿속에서는 벌써 10화 이후의 전개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주인공이 전단지 돌리기 알바로 모은 초기 자본을 어떻게 굴려야 독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까? 주식? 아니, 초딩답게 문구점 앞 가챠 머신 독점은 어떨까?
"얘가 왜 이래? 밖에서 찬바람을 너무 맞았나? 얼굴이 왜 이렇게 벌게?" "아니에요. 그냥... 국이 맛있어서요."
대충 둘러대고 밥을 들이켰다. 설거지를 돕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문피아 접속.
[조회수: 12,000] [추천수: 400]
"헉!"
나도 모르게 괴성이 터져 나왔다.
불과 한 시간 만에 수치가 네 배로 뛰었다. 베스트 탭을 확인하니 내 소설 제목인 [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이 신베 5위에 당당히 박혀 있었으니까.
(참고로 내 필명은 [유짱]이다.내 성을 이용해서 지었다.자세한 건 묻지마라.
막지은거다.)
신규베스트
1위[…]
2위[…]
3위[…]
4위[…]
5위[초딩이 돈을 쓸어 담음/3화/유짱]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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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베스트 5위.
모니터에 박힌 그 숫자가 마치 황금처럼 빛났다.
초등학교 2학년, 남들은 받아쓰기 100점에 목숨 걸 나이에 나는 대한민국 웹소설 시장의 심장부에 폭탄을 투척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6위에 걸려 있는 내 소설의 1화와 2화가 나란히 순위를 점령하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필명 유짱이라니... 과거의 나, 반성해라. 하지만 이름이 대수냐,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나는 6위에 안착한 1화의 댓글창을 다시 한번 열었다. 독자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였다.
[댓글]
-1화 보고 소름 돋았습니다. 초딩이 폐지를 주워서 시세 차익을 노린다고요? 이거 작가 최소 경제학 전공자 아님?
-ㅋㅋㅋㅋㅋ 주인공 말빨이 장난 아니네. 전단지 돌리는 아주머니랑 협상하는 장면에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래, 이거다. 현대 판타지의 핵심은 '대리 만족'과 '기발함'. 독자들은 평범한 초딩인 주인공이 어른들의 세계인 '자본'을 주물러 터뜨리는 모습에 열광하고 있었다.
"좋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거야."
나는 3화에 이어 바로 4화 업로드 준비를 시작했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춤추기 시작한다.
타닥, 타타닥—!
10분이 넘게 걸리던 똥컴의 로딩 속도도, 내 손가락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 소설 속 주인공은 돈을 쓸어 담고, 나는 독자들의 마음을 쓸어 담는다."
나는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오늘 밤, 문피아의 밤은 나 '유짱', 아니 유시우에 의해 다시 쓰여질 것이다.
작가의 말
등록된 작가의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