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콰콰콰콰콰콰콰!
지반이 울린다.
주변의 썩어서 백골이 된 시체가 가득하다.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모든걸 파괴하는 존재.
그 존재에 맞서 싸우는 이가 있었다.
온몸에는 피칠갑이 되어있었고 상상을 초월하는 분노와 슬픔이 느껴졌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말을 토해내뜻이 뱉어낸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분노에 몸에 잠식되었다. 미친것 처럼 아니, 이미 미친 것이다.
그 남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응어리. 원망을, 분노를, 슬픔을, 이 검에 담아서.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또 베었다.
하지만 베인 존재는 마물들의 왕. 마왕이었다.
인간이 힘을 쌓아도 넘을 수 없는 격의 차이가 있었다.
이 남자는 왜 이토록 마왕에게 검을 휘두른것 일까?
바로 마왕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동료이자, 친형제는 아니었지만 친형제 만큼 가까운 사이인 검성, 척한결.
그 남자는 생각했다.
넌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선 안될 사람인데 나 때문에.......
전설의 창성이리고 불리우는 이하늘. 그녀도 죽었다.
마법에 능한 대마법사도, 활을 귀신처럼 잘 쏘는궁귀도 모두 평등하게 마왕에게 죽었다.
만약에.
내가 더 강했더라면.
너희들을 지킬 수 있을까?
너희들을 구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마왕을 죽일수나 있었을까?
모르겠다.
강력한 힘을 가져더라도 너희들을 지킬 수 있느지.
생각을 끝마쳤다.
더이상 살 필요가 없다고.
이 세상의 생존자는 나 하나뿐.
날 기다려주는 동료들도 없다.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도 지쳤고.
죽자.
참 지긋지긋하게 살아남았네.
후회는 있을지언정, 나는 이 후회를 가지고 살아갈 용기가 없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만히 서서 마왕이 날 공격하길 기다렸다.
마왕의 핏빛서린 어둠의 검기가 날아온다.
써걱!
새빨간 피를 펴지며 반토막이 났다. 반토막난 몸은 썩어갔다.
썩어간 곳은 끔직한 고통이 몰아친다.
점점 흐릿해지는 눈을 통해보이는 마왕의 모습.
얼굴은 안보지만, 표정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런 나를 한심한 눈으로 보겠지.
분명 그렇다. 이런 나를 한심한 눈으로 처다보지않다면 뭘로 보겠는가?
마왕과 나의 치열한 사투. 그 전투는 누구하나의죽음으로 끝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나는 싸우는걸 포기했다. 전투의 명예를더렵히고 짓밟았기 때문이다.
죽기전에 먼저 떠난 동료들을 생각했다.
이젠 너희들을 만날 수 있어.
미안하다. 복수를 해주지 못해서.
그래도 용서해주지 않을래?
이정도면 충분히 잘벗텄잖아.
지나간 추억들을 떠울리며 미소를 짓고, 해결하지 못한 회한들을 가슴속에 간직한다.
그 순간!
시스템의 청아한 방울 소리와 함께 메세지가 보인다.
띠링.
[당신에게 회귀를 할 수 권리를 주어집니다.]
[회귀하시겠습니까?]
[Yes, No]
보이지도 않는 눈을 크게 뜨며 시스템 창을 보았다.
몇 번을 다시보아도 내가 본게 틀린게 아니었다.
회귀.
이 한 마디가 희망이 가슴 속에서 피어났다. 피어난 희망은 이내 확신으로 바뀌었다.
과거로 돌아갈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몸이 썩은 고통을 잊게 만든다.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미래의 정보를 이용해 죽어버린 사람을 살리고이 끔직한 지옥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죽기전에 보는 환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반드시 바꿀 것이다.
멸망이라는 배드엔딩에서 그 누구도 죽지않은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의지를 굳게 다진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Yes.'
부디 회귀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길 바라며 눈을 감았다.
시스템의 메세지가 다시 울린다.
[회귀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 * *
나는 멸망이전의 세계로 회귀했다.
그것을 깨닫는건 그리 오랜시간 걸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창밖을 통해 보이는 멀쩡한 형태의 건물, 그리고밖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
상태창도, 상점창도, 인벤토리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과거로 돌아왔다는것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정말.....
돌아왔어.....
아직 아무도 죽지 않았던 때로.
멸망이 시작되지도, 빌어먹을 성좌들의 메세지도, 시작되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때로.
눈물이 한 방울씩 바닥에 떨어진다.
멈추려고 노력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진정시키고 1분1초가 아까운 이때 준비해야한다.
하지만ㆍㆍㆍ.
조금, 아주 조금은 즐겨도 되지않을까?
멸망이 시작됨으로 많은 사람이 죽을것이다.
세상은 개판이되겠지.
힘센 녀석이 최강인 양육강식의 세상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나는 즐기고 싶다.
아직 죽지않은 친구들과 놀고, 웃고 떠들고.
괴물에게 칼질하는 삶이 아닌 소소하게 돈벌며,가끔은 친구들과 술마시는 삶.
애초에 멸망이 시작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를 알아도 그짓거리을 다시하고 싶진않다.
그냥...평범하고 행복한 일생을 보내며 죽고싶다.
나는 그저 이런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다.
왠지 모른 무력감이 몸의 힘을 없게만든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삐걱.
침대에 누었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푸는것 처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멸망을 막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쉬고싶은 마음도 존재한다.
이 두 가지를 전부 할 순 없다.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해야한다.
멸망을 막겠다고 준비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펼저질수도 있다.
이 과거를 즐기면 당장은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하게된다.
당연히 후자보다 전자를 선택하는게 옳다.
지금 당장의 행복을 위해 사람들의 죽음을 나몰라라하는 것이니까.
''하아.....''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쉰다.
해야겠지, 하기 싫어도 해야하니까.
몸을 이르킨다. 움직이지 않으면 계속 생각한 할것 같아서 뭐라도 하기위해 움직인다.
산책이라도 할겸 밖을 나간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는 바람이 나를 맞이한다.
하늘을 올려보니 해가 뉘엿뉘엿지고 있었다.
노을을 배경삼아 목적없는 걸음을 이어간다.
저벅. 저벅.
잠시 걸으며 고민을 해보았다.
고민을 해도 쉽게 답이 정해지지 않는다. 아니 답이 정해져 있는데 안하는 것이 정확하리라.
두려운 것이다.
다시 하기엔 너무나도 끔직한 지옥이어서.
동료들의 죽음은 나의 의지를 꺽으며, 성좌들의 재미를 위해 인격마저 모욕당하고, 마왕의 어마무시한 힘은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래도 해야한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이 지옥도을 없애기 위해.
회귀를 시작할 때의 각오을 생각한다.
해피엔딩을 위해 어떤 수라장도 이라도 맞어 싸우며 이겨낸다.
그 때의 통곡을 재현하지 않도록.
이겨내고, 승리를 쟁치하며,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간다.
마음을 다잡았다.
이 회귀라는 기회를 결코 쓸모없게 하지 않겠다.
회귀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기연을 싹쓸이하고, 재능있는 자들을 포섭하며, 악인이 될 싹을 밟는다.
이젠 전과 다른 새로운 삶. 새로운 다짐. 새로운 엔딩으로 모든 것을 바꾼다.
이 날, 운명을 바꿀 새로운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